‘블루오션(Blue Ocean)’은 본래 ‘고기가 많이 잡히는 깊고 푸른 바다’를 의미한다. 하지만 본래의 뜻보다는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을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로 더 유명하다. 반대로 이미 시장 경쟁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치킨 게임이 벌어지는 시장은 ‘레드오션’이라 부른다. 직업의 세계에도 블루오션이 있을까?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이전에는 없는 새로운 직업·직종을 만드는 ‘창직(創職)’이 바로 직업의 블루오션이다.
내 직업은 내가 만든다 ‘청년 창직 인턴’의 모든 것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지식정보화 사회.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꿀 획기적인 변화들은 곧 이와 관련한 새로운 직업과 직종을 낳게 마련이다. 이른바 지식정보 서비스 산업의 등장도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사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만으로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창조기업이 늘면서 제2의 ‘IT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식정보를 바탕으로 한 창조기업의 성장은 일자리 창출 및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유력한 방안이기도 하다. 고용노동부가 지원하고 운영하는 여러 창업 프로그램 가운데 ‘청년 창직 인턴제’는 이러한 청년 창업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 2010년 500명 규모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3000명의 인원에게 프로그램의 혜택을 제공했다.

창직 인턴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창직과 창업을 구분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창업은 IT 업체, 서비스 업체 등 기존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유사 업종의 기업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반면 창직은 문화콘텐츠 등의 산업 분야에서 스스로 독립적인 형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존에 없는 새로운 직종이나 직업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기존에 없는 ‘직업의 블루오션’

유럽발 금융위기와 전 세계적 경기 침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청년실업률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 중 하나. 이런 배경에서 청년들의 패러다임이 ‘구직’에서 ‘창직’으로 전환된다면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산업 구조 역시 기존의 전통적 기업 위주에서 개인의 창조 능력이 강조되는 ‘창조경제’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핵심 업무를 제외한 분야의 아웃소싱이 일반화되면서 기업의 분화와 소형화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웹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IT 환경이 발달하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간극이 사라지는 등 이른바 지식경제로 패러다임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창직을 통한 청년창업이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창업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복잡한 행정 절차는 창업을 지레 포기하게 만들기 일쑤다. 또 업계·업종에 대한 정보 부족, 정보 수집·교류 인맥의 부재 등도 창직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다. 여기에 보험·세금 같은 경제적 부담, 세무 등 기초 지식의 부족, 아이디어 상품화 및 홍보 노하우 부재, 지속적인 운영자금 부담 등 창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청년 창직 인턴제’는 지식정보사회를 이끌어갈 창직 희망자들의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인턴이라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창직·창업 교육과 연계해 이미 시장에서 활동 중인 선배 창업인에게 경험과 지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실제 기업체에서 실무 중심의 교육과 업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비 창직·창업자들에게 그만이다.

창직 인턴제 참여를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의 인턴 지원 홈페이지(www.work.go.kr/intern)나 각 운영기관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온라인으로 ‘창직인턴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창직 인턴제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인턴 6개월간 약정 임금의 50%를 지원(월 80만 원 한도)하고, 연수에 참여하는 인턴사원에게는 창직·창업에 성공한 선배와 함께 일하면서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직접 습득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 창직 인턴제 참여 대상

- 만 15세 이상 39세 이하의 창직·창업 희망자

- 창직 분야 전공자, 교육훈련 이수자, 자격증 소지자,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소유자, 창직계획서 제출자 및 이러한 요건에 준하는 자

■ 고교·대학 재학생도 다음의 경우 참여 가능

휴학 후 실업 상태이거나 인턴십 근무에 지장이 없는 대학생, 방송·통신·방송통신·사이버· 야간 학교에 재학 중인 자
내 직업은 내가 만든다 ‘청년 창직 인턴’의 모든 것
Mini Interview 김성욱 디오테크 대표
“창직 인턴제로 창업 리스크 줄이세요”

김성욱 디오테크 대표는 부산 동아대에서 창직 인턴제를 통해 창직에 성공했다. 디오테크는 종합 IT 솔루션 업체로, 기업이나 학교에 전산 솔루션과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이번 2012 예비창업자 육성사업에서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고지향성 스피커 개발이란 과제가 선정돼 창업하게 됐다.


창직 계기가 궁금한데, 특히 음향기기와 기계 설계에 주력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전자공학과를 전공했고, 20대 시절 1년 남짓 밴드 생활을 하면서 음향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IT 업계에 재직하면서 강의실 구축 시 음향 부문에 아쉬움이 컸죠. 평소의 관심이 창직의 계기가 됐습니다.



외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제품이라 들었는데,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원하는 위치에만 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지향성 스피커를 응용한 기술입니다. 학교나 어학원 등의 교실·강의실에 필요한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앉는 자리에 따라 음성 명료에 차이가 있었고, 강사가 마이크로폰을 사용하면 하울링도 나타났죠. 다른 교실 수업 방해 요소 최소화 등 기존 스피커의 단점을 없애고, 여기에 외국어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개발 목적입니다.



창직 인턴제를 통해 얻은 수확은 어떤 것이 있나요.

가장 큰 수확은 아무래도 창업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에 창업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퇴사 이후 다양한 청년창업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창직 인턴제가 창업을 준비하는 제게 구체적인 창업 방안을 알려주리란 판단이 섰습니다. 6개월간 창업 교육 등 여러 지원은 물론, 창업 이후에는 성공 장려금까지 받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창직을 꿈꾸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창직·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도 이제 갓 창업을 했기에 누구에게 조언을 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이들 가운데 넘쳐오르는 열정으로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아요. 조금만 고개를 돌려 창직 인턴제 같은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창직·창업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그만큼 실패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죠.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제공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