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불편한 진실’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뻔한 장면’이 나온다. 결말이 훤히 보이는 상황과 틀에 박힌 대사로 헛웃음을 나게 만드는 것이 개그 포인트. 자소서에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다. 흔하디 흔한 내용과 표현으로 식상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경우가 그렇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긴급출동 SOS 서류전형 구조대] 하품 나오는 자소서를 구하라!
뻔한 제목·표현 ‘안 하느니만 못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뻔할 뻔자 자소서는 여기에 ‘알맹이도 없고’가 하나 더 붙는다. 누구나 해보았을 법한 경험을 맥락도 없이 늘어놓은 자소서에 눈길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개성 없이 평이하기만 한 자소서는 읽는 사람에게 하품만 유발할 뿐이다.

자소서 항목은 ‘필요’에 따라 만든 것이라는 점부터 이해하자. 예컨대 ‘성장과정’이라는 항목은 지원자의 개인 경험과 지원 기업·직무의 연관성을 보기 위한 공간이다. 무턱대고 자신이 자란 과정을 쓰는 곳이 아닌 셈.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연관성을 어필하겠다는 생각으로 써야 한다.

하품 나는 자소서가 아니라 주목도를 높이는 자소서를 쓰고 싶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할 것. 첫째, 구체적인 경험과 지원한 직무·산업 분야를 연결시키자. 위 사례는 기획 분야 지원자의 자소서다. 누구에게나 있는 흔한 경험인 여행을 기획이라는 직무로 연결시켰더니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흘려버릴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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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는 “평범한 경험이라도 그 속에서 키워드를 뽑아 직무와 연결시키면 한결 매력적인 자소서가 된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라는 항목에 문제 발생 원인, 해결 방법에 대한 분석까지 곁들이면 시각이 넓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이왕 쓰는 것, 개성을 보여주자. 눈길을 끄는 자소서는 구성부터가 다르다. 위 사례처럼 중간 제목을 넣고 주제별로 정리하면 이해도 쉽고 보기도 좋다. 단 식상한 표현으로 중간 제목을 달거나 속담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감점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인재’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등은 이용자가 아주 많은 자소서 단골손님. 자소서 무료 샘플이 돌면서 ‘Experience is the best teacher(경험이 최고의 스승)’ 같은 영문 속담도 자주 등장한다. 다시 말해 이런 표현은 식상함은 물론 베낀 티가 난다는 것.

셋째, 하나마나한 말은 하지 말자. ‘신입사원이 되면 열심히 하겠다’ ‘○○업계 발전에 이바지하겠다’ 등의 표현은 지루함을 배가시킨다. 결심을 드러내고 싶다면 두루뭉술한 의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글 박수진 기자 sj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