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성별, 학력 등을 중요시하지 않고 오직 실력을 최우선에 두는 열린 채용 제도.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앞장서면서 올 상반기 공채 시즌에선 오디션 방식 등 과감한 시도를 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착각은 금물. 열린 채용이 확산 추세라고 해서 취업문이 확 넓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고졸 채용 확대 정책과 맞물려 대졸 이상 취업준비생의 취업 환경이 더 만만치 않아진 측면도 있다. 열린 채용 시대,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까.
[스펙 파괴] 열린 채용 시대 돌파법 “취업문이 넓어진 것 같니? 천·만·에!”
아직 안 늦었다! ‘스토리’ 만들러 출발!

더 이상 면접 현장에서 자격증이 몇 개냐, 대외활동은 몇 개나 경험했나, 토익은 몇 점이냐 같은 질문은 하지 않는다. 횟수나 숫자적 스펙이 아니라 지원자가 경험한 일, 그것을 통해 얻은 게 무엇인지에 더 관심을 쏟는다. 면접관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지원자가 직무나 해당 기업과 관련해 어떤 도전과 경험을 했는지, 남과 다른 활동을 했는지 여부다. 바로 ‘차별적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이다. 또 하나, 신입사원을 뽑는 자리에서 고도의 직무 관련 전문성을 기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누구나 다 하는, 그래서 가장 하기 쉬운 스펙 쌓기로 취업 준비를 할 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스토리로 만들어 보거나 무언가에 새롭게 도전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영어 점수 올리기나 한자 자격증 따기 같은 맹목적 스펙 쌓기에서 스스로를 과감하게 해방시키는 게 급선무.
[스펙 파괴] 열린 채용 시대 돌파법 “취업문이 넓어진 것 같니? 천·만·에!”
너를 보여주는 ‘최적의 키워드’를 찾아라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보여줄 만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가. 예컨대 운동선수를 보자.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코리안 특급’ 박찬호 등은 그만의 정체성과 특징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별명을 가졌다. 인사담당자 또는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하려면 강렬하면서도 명료한 키워드를 하나 만드는 게 좋다.

면접장에서 구직자들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의상, 말투, 심지어 답변 내용까지도 약속이나 한 듯 비슷하다. 개별 인터뷰, 집단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 면접 형태가 달라져도 비슷한 모범 답안의 반복이다. 이런 상황에서 합격자를 선택해야 하는 면접관에게 확신을 주어야 비로소 신입사원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왜 해당 직무의 적임자인지, 회사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왜 뽑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키워드를 통해 전함으로써 반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취업에는 ‘절반의 합격’이 없다. 합격 아니면 불합격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 것.
[스펙 파괴] 열린 채용 시대 돌파법 “취업문이 넓어진 것 같니? 천·만·에!”
꿈보다 해몽! ‘사전 준비’가 성패의 열쇠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해외 어학연수와 여기저기 인턴십 하느라 몇 년을 보냈다고 치자. 경쟁자보다 3~4세 많은 자신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스스로에게는 의미가 있는 시간이겠지만, 성과 측면에서는 건질 것 없는 공백을 난감해하는 이가 많다. 게다가 면접관은 빈틈을 찾는 데 선수들이다. 잘못 걸리면(?) 뼈도 못 추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점을 가졌다면 이를 자신만의 기회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설득력 있는 그림을 미리 그려보는 것. 때로는 꿈보다 해몽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자신의 과거 경험과 현재 하고 있는 노력이 입사 후에 어떤 긍정적 에너지가 될지 설득하는 스토리 보드를 만들어 반복 연습해볼 것.


글 박수진 기자│도움말 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황선길 사람인HR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