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에게는 스펙을 뛰어넘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인사담당자에게는 지원자의 속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 바로 ‘자기소개서’다. 그러나 개성을 담아 썼다는 자소서도 이름만 바꾸면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같은 말만 되풀이돼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
‘어학연수’나 ‘해외봉사’가 아니더라도 빛날 수 있는 스토리는 무엇일까. 자신만의 스토리를 120% 어필할 수 있는 자소서 작성 노하우를 공개한다.
[이 죽일 놈의 스토리] 이야기가 들리는 ‘나만의 자소서’ 결론보다 과정을 써라
‘직무 파악’이 우선과제
지원자들의 스펙은 ‘대단한 인재’라고 보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경험이라도 지원 분야와 맞지 않으면 숫자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선택과 집중’. 아무리 많은 경험이 있더라도 직무에 적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열정’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 찾는 인재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예쁘게 포장해 내놓는다. 그러나 그 많은 이야기들이 ‘직무’와 연관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누가 봐도 ‘인재’지만, 막상 ‘필요한 인재’는 아니라는 것. 내가 지원하는 부서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곳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에 맞는 스토리를 선택해 들려줘야 의미 있는 스토리로 다가갈 수 있다.

‘What’보다 중요한 것은 ‘How’
자기소개서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이유가 얼마나 타당하느냐’이다. 주장과 논거가 맞지 않으면 ‘취직하려고 이만큼 노력했으니, 그냥 합격시켜줘!’라며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무엇’을 했다고 나열하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해냈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튼튼한 논거가 될 수 있다. 어학연수나 총회에 참여해서 경력을 쌓고 수상을 한 이야기도 좋지만, MT에 가서 갈등을 해결했다는 이야기가 ‘리더십’을 표현하기에 더 적합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소소한 이야기라도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씀. 그리고 그 경험에서 배운 것을 지원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포부를 밝히면 나무랄 데 없는 ‘스토리’가 될 수 있다.

돋보기로 바라보고 표현하라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기획력을 키웠다’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얻었다’ 등 누구나 가진 경험으로 똑같이 풀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과정을 밟는 대학생들의 생활은 유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특이한 경험을 서술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라도 그 경험에서 배운 바를 앞으로 맡게 될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합격으로 가는 길은 수월해진다. 경험을 말할 때는 ‘돋보기’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설득력이 배가 된다. 예를 들어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가한 이야기를 참가 이유부터 마지막 결론까지 다 쓴 자기소개서보다는 그 과정 속의 어떤 순간을 포착해 당시 느꼈던 것을 부각시켜 쓰는 것이다.

자신만의 ‘인재상’을 만들어라
자기소개서 작성을 시작한 10명의 지원자 중 8명은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비전’과 ‘인재상’을 찾는다. 인재상이 ‘A’라고 하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에는 ‘A’가 난무한다. 그러나 기업의 인재상은 구체적이기보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재상과 맞물려 쓸 때는 본인만의 정의를 내려 재해석하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인간 중심’이라는 인재상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대인관계가 좋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인간’은 구체적으로 누구일지 생각해보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서술하면 된다.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5가지 방법
1필요한 역량에 맞는 경험을 찾아라.

정보 수집을 통해 필요한 자질을 2~3개 뽑아 관련 경험을 찾을 것. 기업 커뮤니티나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면 직무 파악이 수월하다.

2‘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작성하라.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인재상에 맞춰 이야기를 고치는 것은 탈락의 지름길이다.

3두괄식으로 시작하라.
‘~을 얻었다’ ‘~을 익혔다’로 첫 문장을 시작하면 임팩트가 있다. 연관성이 조금 떨어질지라도 임팩트가 있는 글이라면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4감정이입이 될 수 있도록 이미지화해라.
고유명사를 사용해 사진을 보듯 표현하면 읽는 사람이 이야기에 빠져들어 집중하게 된다.

5의미를 부여하라.
장황한 경험을 쭉 늘어뜨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외국에 다녀와서 ‘글로벌 마인드’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경험을 통해 ‘내가 OO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와 같은 자기반성과 개선사항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스토리 자소서다!이것이 스토리 자소서다!
인턴십, 봉사활동, 공모전 경험 無. 서울 중위권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강영식 씨는 ‘스펙’에서 한참을 뒤처졌다. 그러나 전공 수업이나 아르바이트 등 소소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어필해 두 곳에서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있다. 윈스펙 취업아카데미의 홍기찬 컨설턴트가 스토리로 합격의 기쁨을 누린 강 씨의 자소서를 꼼꼼하게 짚었다.



지원동기
도전과 개척 정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기 때문에 지원하였습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는 문화가 저와 공통분모이기 때문에 지원하였습니다. 업무 환경을 개척하여 실적을 거둔 경험이 있습니다.

사례 - 업무 환경을 적극 개선하여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군 시절, 간부에게 전투복을 판매하는 매장 관리병이었습니다. 전입 당시 매장과 창고는 비효율적 재고관리와 불친절한 서비스 때문에 매출이 저조하고 대대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인 곳이었습니다. 실적과 성취감을 얻고 싶어 기본 업무를 익힌 후 몇 가지 변화를 주었습니다.

첫째, 엑셀로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재고관리를 시스템화하였습니다. 일·주·월별로 판매 실적과 재고현황 보고서를 작성하여 반장님께 변동사항을 수시로 보고하였습니다.

둘째, 최근 5년간 판매 자료를 가공하여 시기별 적정보유재고를 산출한 후 그 수량만큼의 보유량 유지에 힘썼습니다. 재고가 소진되어 고객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방지하였습니다.

셋째, 장교를 응대하는 사병으로서 항상 낮은 위치에서 친절하게 서비스하였습니다. 친절한 이미지 제고를 통해 가고 싶은 매장, 사고 싶은 매장이 되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변화를 준 뒤 1년 만에 기존의 10배인 1000만 원의 하루 매출을 기록하였습니다. 눈에 띄는 실적으로 보급대대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입사 후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노력과 적극적인 환경 개선의 의지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매출 신장 및 지속 발전에 앞장서겠습니다.



지원 직무를 잘할 수 있는 이유
무역의 이해, 고객 응대 실무, PT 능력 계발
해외영업 사원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첫째, 무역과 거시경제의 이해입니다. 경제학도로서 무역과 거시경제 전공을 집중 수강하여 무역 프로세스 기본 지식과 파생상품을 이용한 외환관리 기법을 배웠습니다. 현재 무역 지식을 심화하기 위하여 국제무역사와 무역영어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둘째, 실무 능력의 배양입니다. 직접 고객을 경험하기 위하여 신발 매장에서 대면판매를 하였습니다. 20대에서 60, 70대까지 다양한 고객을 만나 응대하고, 때로는 무리한 요구에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항상 웃으며 친절하게 서비스하여 순간대처 능력과 고객 중심적 사고를 배웠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고객에게 추가 오더를 지속적으로 따내고 발전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적용하겠습니다.

셋째, 직선 세 개만을 이용한 명료한 의사전달 능력입니다. 전공 수업 중 후배들에게 무역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습니다.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직선 세 개만으로 무역 효과를 설명하여 청중의 이해도가 가장 높았고 A+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 능력을 상품 정보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제안PT 능력으로 발전시켜 신규 사업 확장에 앞장서겠습니다.



Expert’s Comments
●한 가지 항목에 한 가지 스토리를 작성할 때는 일정 흐름을 주어야 ‘일기’의 형식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어떻게 대응했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이 경험이 지원 기업에 어떻게 발휘될 것인지에 대해 순서대로 작성하면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스토리가 구체적일수록 읽는 사람이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000만 원’이나 ‘1년’ 등 숫자와 고유명사를 이용하면 효과적인 표현방법이 됩니다.

●‘스토리’를 작성하는 이유는 ‘입사 후에도 경험을 살려 역량을 발휘하겠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스토리 중 성실, 근면 등의 인성적인 역량보다는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를 선택해야 합니다. 지원하는 직무인 ‘영업’에 필요한 역량인 수치분석 능력을 ‘엑셀 프로그램 이용 경험’,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필요한 창의성을 ‘직선 세 개를 이용한 프로젝트 진행 경험’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경험이라도 실무와 관련된 경험이라면 충분히 믿음을 줄 수 있습니다. 해외봉사나 대외활동 경험은 없지만, 신발 가게에서 했던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대인관계 능력에 필요한 ‘친밀도’를 어필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무엇’을 했느냐보다는 ‘어떻게’ 했느냐가 스토리의 핵심입니다. 스토리를 시작할 때 상황설명은 최대한 간단히 작성하고 ‘내가 어떻게 행동했느냐’와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를 강조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경험에서 배운 바를 앞으로 맡게 될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스토리는 완성됩니다.


글 김은진 인턴 기자│도움말 이베이코리아·아모레퍼시픽·신길자(언니네 취업가게 대표)·이시한(에듀홀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