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문가 총출동

8대 스펙, 통섭형 인재, 이색 채용… 지난 한 해 채용시장을 들썩거리게 했던 키워드다. 올해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매번 달라지는 채용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은 성공 취업의 지름길일 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곁에서 진로 개척을 도와주는 내로라하는 취업전문가 18명에게 올해 채용 트렌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눈도장 찍고, 머릿속에 기억해두자. 이 속에 열쇠가 있다.
[COVER STORY] 올해 합격 키워드 다섯 가지는?
KEY WORD 1
수시·비공개 채용 확대

‘공채 시즌’ 기다리다 큰 코 다칠라
상·하반기 공개채용이 진행되는 3월과 9월은 취업 ‘시즌’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시즌’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1년 내내 취업시장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추천 채용이나 인재검색 채용 등 대부분 비공개로 이루어지는 채용이기 때문에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숙제가 주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의 조사 결과, 지난해 신입직원을 채용한 기업 10곳 중 4곳이 추천이나 인재검색 등을 활용해 비공개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절반이 넘는 기업이 비공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이 공개 채용이 아닌 비공개로 채용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채용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검증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 비율을 줄이고,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 없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것.

박정혁 업클래스 대표는 “다양한 채용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가족, 교수님, 선후배 등의 주변 인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대학 때 인턴십을 꾸준히 하면서 실무 능력을 키우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pert’s Comment
“지금까지 진행했던 서류?면접?PT?토론 등의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 대규모 채용방식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개 오디션, 길거리 캐스팅 등 붐을 일으켰던 채용방법이 아닌 독창적인 채용방식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 김상연 로열진로컨설팅 소장


“한 가지 기준으로 모든 인재를 선발했던 과거와 달리, 채용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방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업의 인턴이라도 채용방법에 따라 개개인이 유리한 채용 트랙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자신의 경험들이 인정될 수 있는 채용공고에 맞춰 지원하면 유리할 것이다.”

-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기업은 공부 잘하고 머리 좋은 인재가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다양한 구성원을 조직하기 위해 기업이 선택한 방법이 추천 채용 등의 비공개 채용이다. 평소 꾸준히 지원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신길자 언니네 취업가게 운영자
[COVER STORY] 올해 합격 키워드 다섯 가지는?
KEY WORD 2
더 세지는 압박 면접

‘뚝심 가진 신입’을 찾아서

너도나도 이력서에 적어 넣는 스펙은 채용시장에서 변별력을 잃은 지 오래다. 기업에서는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한 수단으로 스펙 대신 ‘스토리’를 강조했고, ‘자기소개서’가 취업 성공의 핵심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능력조차 하나의 스킬이 되어 버렸고,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기업에서는 또 다른 수단을 마련해야 했다. 바로 ‘면접’이다. 지난 하반기 오디션 방식이나 협상 방식 등 다양한 면접 방식이 봇물 터지듯 등장한 이유다.

올해는 특히 압박 면접이 더 세질 전망이다. ‘일단 되고 보자’는 식으로 지원해 입사한 지원자들이 조기 퇴사하는 일이 증가하자 압박 면접을 통해 우직하게 업무를 수행할 지원자를 선발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기업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 외부채용전문가 또는 직무 전문가를 섭외하거나 인사담당자 교육에 힘쓰고 있다.

황은희 커리어넷 수석연구원은 “올해 채용면접은 ‘실무자 → (임원 면접이 아닌) 스토리텔링 → 역량테스트 → 실무자 면접 → 팀 프로젝트 → 임원면접’ 등 여러 절차에 걸쳐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가 주를 이룬다”며 “오디션 면접, 팀 프로젝트 면접 등 지원자 역량 평가를 위해 면접이 다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pert’s Comment
“‘사례 경험에서 역량을 발휘했는가’의 여부를 판단하는 행동사건면접(BEI)이나 ‘압박받는 상황에서 의견을 제대로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면접 방식이 두루 쓰일 것으로 보인다.”

- 이태환 에이프로잡솔루션 대표 컨설턴트


“지난해 하반기를 기준으로 많은 기업에서 압박 면접을 일제히 부활시켰다. 이는 채용 규모가 줄어 소수의 인원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이탈률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다양한 면접상황에 대비해야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
[COVER STORY] 올해 합격 키워드 다섯 가지는?
KEY WORD 3
‘직무 능력’이 갑(甲)

실전 투입 가능한 인재 가려낸다

채용시장이 모진 풍파를 겪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직무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높은 점수라도 직무에 맞는 스펙이 아니라면 무용지물이다. ‘직무에 맞는 스펙’이 쓸모 있는 알짜 스펙. 따라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은 대학교 4학년이 수행해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동시에 적성검사의 중요성도 두드러지고 있다. 2014년은 ‘적성검사의 해’라고 부를 정도다. 기존에 적성검사를 시행하던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올해도 변함없이 적성검사를 하고, 스펙초월이나 열린 채용을 표방하고 나선 공기업, 공사, 공단도 적성검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시한 에듀홀릭 대표는 “스펙 초월 전형의 핵심인 자기소개서에서는 직무 관련 경험을 어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인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적성검사도 따로 공부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pert’s Comment
“지난해까지 직무에 맞는 전공과 지식수준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면, 올해는 직무 성과를 낼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둔 평가를 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단순히 직무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직무에서 지원자가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 이효상 꿈앤창조 대표


“학벌, 점수, 성별을 보고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옛말이다. 아무리 많은 스펙, 좋은 스펙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직무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실무가 중요한 기업에는 의미가 없다. 자신이 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세미나, 콘퍼런스, 자격증 취득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표형종 한국커리어개발원 대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듯, 일도 경험해본 사람이 더 잘한다. 인턴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 김동우 이루다 컨설팅 대표
[COVER STORY] 올해 합격 키워드 다섯 가지는?
KEY WORD 4
탈스펙·스펙 초월

시대 본격 개막 표준이력서 대신 포트폴리오 평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산하기관 신입사원 선발 시 직무와 무관한 항목을 뺀 ‘표준이력서’를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말뿐이었던 ‘스펙 타파’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스펙 타파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빨라지는 기업 환경 변화 속도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구성원을 선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드러난 수치가 무의미할 뿐 직무별로 이력서 항목이 달라서 직무 경험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장의 표준 이력서 대신 포트폴리오로 지원자를 평가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원자의 모든 경험이 담겨 있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원자에 대해 더 깊게 파악하고 신중하게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대성 브라운잡 대표 헤드헌터는 “이력서 항목의 변화는 스펙 타파와 동시에 대학생활이 아닌 직무 경험, 복수전공과 지원 직무와의 관계, 전공 자격증이 아닌 직무 자격증 요구 등 직무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pert’s Comment
“능력을 중시했던 과거와 달리, 가치를 중심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인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있어서 기업은 정량적인 기준이 아닌 정성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 김홍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주임교수


“최근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차별 없이 인재를 채용해 사회적 갈등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이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기존 채용방식의 제약으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한 지원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신득용 인터퍼슨 대표



KEY WORD 5
멀티 플레이어· 융합형 인재 각광

하나로는 부족해, 더 많은 걸 보여줘!

‘꼭 하고 싶습니다!’를 외치는 지원자의 열정을 높게 샀던 과거. 그러나 이제 관심과 열정만으로는 취업의 좁은 문을 뚫을 수 없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놓여 있는 기업들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창의적인 대안과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다.

한 가지 프로젝트를 성취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지식을 갖춘 다전공자를 선호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포스코의 문리 통합 채용, 삼성의 인문학-소프트웨어 아카데미 등 기업들이 융합형 인재 채용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각기 다른 분야의 융합형 사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서다.

오규덕 오쌤커리어연구소 소장은 “영어와 학점으로 기본 성실성을 입증하고 목표 직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준비해야 한다”며 “창의성, 적극성, 유연성 등의 내적 역량과 감수성, 협력과 소통 등의 관계형성 능력이 있음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pert’s Comment
“기업은 비용 손실을 막기 위해 곧바로 투입해도 일을 해낼 수 있는 경험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홍보팀 업무를 수행하고 싶다면 자신이 집 주변에 있는 가게를 홍보해보는 등의 경험을 통해 실무 능력을 키워야 한다.”

- 박장호 청년취업협동조합 대표


“최소 인원으로 최대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은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해 창의적인 대안,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 윤호상 인사PR연구소 소장



이것도 기억해!
도움말 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
이태환 에이프로잡솔루션 대표 컨설턴트
황선길 사람인 HR헤드헌팅사업본부 본부장


창직·창업 도전, 절호의 기회
청년들의 창직·창업을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창업·창직을 통한 스타트업 기업들도 주목할 것.


합격 열쇠는 인문학
삼성그룹, LG전자 등 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는 전형을 강화하고 있다. 얕은 상식을 쌓기보다는 한 가지라도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는 것이 최고의 준비 방법.


내용 중심의 1분 자기소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표현들의 경쟁이었던 1분 자기소개가 내용 중심, 표현의 깊이 중심으로 평가 기준이 바뀌고 있다. 탄탄한 구성 필수.


전공지식 중요성 강조
전공은 성실함은 물론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전공과목 수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수단. 전공 지식에 대해 확인하는 면접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다.


조사·글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