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민 삼성생명 광화문 유니브지점 SFP, 입사 9개월 만에 ‘최우수’ 휩쓸어

[스페셜 리포트_보험사 대졸 인턴 대해부] “새벽 퇴근은 내 철칙! 고객이 원하는 곳 어디든 간다”
취업 시즌이 되면 많은 기업들이 학교에 찾아와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최근 적극적으로 대졸 인턴 모집에 나서고 있는 보험사들도 캠퍼스를 자주 찾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입사한 삼성생명 SFP 황세민(29) 씨도 학교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이 분야를 처음 알게 되었다. ‘완전 성과제’라는 영업직의 특성에 두려움도 컸지만 자신의 적성과 능력을 믿고 도전, 입사 9개월 만에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황 씨가 속해 있는 서울 광화문 유니브(Univ) 지점은 유니버시티(University)를 뜻하는 명칭에서 보듯, 젊은 도전자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전원이 대졸 보험설계사인 SFP다. 황 씨는 또래 경쟁자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거둬 매달 최우수 사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적, 리쿠르팅 등의 분야에서 챔피언을 차지해 9개월 동안 받은 상이 10여 개에 이른다. 이에따라 보수는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 수준을 훨씬 웃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채용정보 얻으러 매일 학교 취업지원센터를 들락거렸던 그는 어떻게 ‘최우수 영업맨’이 되었을까. 숨은 노하우를 들어봤다.


3주 인턴십 후 ‘프로의 세계’에 입문
누구나 그렇지만, 그 역시 처음부터 영업에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기본 급여가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정규직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SFP로 활동하고 있던 친구에게 ‘단점만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진짜 보험 영업의 세계에 대해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마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였어요.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영업하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쉽지 않다는 뜻이었죠.”

어려운 일이라는 솔직한 이야기까지 들었지만 그의 머릿속엔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강해졌다.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는 확신이 들자 곧장 입사 지원서를 제출했다. 서류전형 후 팀장 면접, 지점장 면접, 단장 면접 등 면접만 세 차례나 이어졌다. 진입 장벽이 낮다고는 하지만 결코 만만한 과정은 아니었다. 면접에서 나온 질문은 대부분 지원 동기나 앞으로의 각오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두 달 뒤 황 씨는 1차 합격 통보를 받았다.
[스페셜 리포트_보험사 대졸 인턴 대해부] “새벽 퇴근은 내 철칙! 고객이 원하는 곳 어디든 간다”
6월엔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2주 동안 보험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른 금융사의 상품들도 공부했다. 영업직 출신 지점장, 팀장들과의 대화 시간도 이어졌다. 이후엔 일주일간 영업 현장에 배치됐다. 지점장과 CM(센터 매니저), 팀장들과 동행하며 실무를 배웠다. 이렇게 3주에 걸친 인턴십을 마치자 또 한 번의 전형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업에 투입되기 전 한 차례의 다대다 면접을 거친 것. 이 과정까지 마치고 비로소 황 씨는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프로 보험설계사로 입문하는 순간이었다.


“영업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야”
새내기 SFP의 하루는 어떨까. 흔히 영업직은 하루 종일 발로 뛰며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일 것이라 짐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IT 기기와 정보 가공에 능숙한 젊은 보험설계사들은 스마트하게 일한다. 황 씨는 “SFP의 특징은 업무가 체계적이라는 것”이라며 “대부분 전자기기를 활용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효율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남보다 돋보이기 위해서는 자기희생이 필수인 것처럼, 황 씨도 개인 시간을 고객을 위해 기꺼이 내놓고 있다. 그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 30분. 출근 후 금융사들의 이슈나 정보를 공유하는 회의를 한다. 오전 11시부터는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한다. 근처 회사에 찾아가거나 지인들과 약속을 잡고 식사를 하면서 다양한 얘기를 나눈다.

저녁 6시가 되면 다음날 활용할 자료를 정리한 뒤 퇴근하는 게 보통이지만, 황 씨는 좀 더 머물며 스스로를 정비한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집에는 자정 이후에 들어가자’는 나름의 철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새벽 2~3시에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만난다. 완벽한 재무 상담을 위해 ‘고객과의 만남에서 절대 술을 마시지 말자’는 것 역시 스스로 세운 원칙이다.

황 씨가 주로 활용하는 방법은 ‘지인 영업’이다. 단순히 가족이나 친구가 아니라 ‘지인의 지인’ 형태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무조건 ‘들이대는’ 구시대적 영업 방식은 그에게 의미가 없다. 고객과 직접 만나 개별 재무 상황에 대한 진단을 하고, 투자 방향이나 리스크 관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물론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일은 없다. 제시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가입하라고 ‘쿨하게’ 권유하는 편이다.

보험 영업 경력이 쌓이면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의리 때문에 가입한다’며 큰소리를 쳤던 친구가 있었어요. 평소 무척 건강했는데, 가입 한 달 뒤 허리 디스크 때문에 갑자기 큰 수술을 하게 됐지요. ‘목돈이 나갈 뻔했는데 보험 덕분에 걱정 없게 됐다’며 고마워했어요. 덩달아 기분이 좋았죠.”

하지만 영업 특유의 어려움도 늘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그는 “홍보 책자를 배포하다 보면 좋지 않은 말도 듣고 상처도 받는다”면서 “심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정신과 잦은 외근을 견딜 수 있도록 체력 관리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영업이 두렵다고 뒤로 물러나지 말고, 조금이라도 일찍 사회와 부딪혀 보는 거죠. 취업난 때문에 잃어버렸던 20대의 패기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겁니다!”


글 이도희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