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 년 사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뮤지컬. 그 실력을 인정받아 아시아는 물론 뮤지컬의 본토까지 진출하는 엄청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공연 문화가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에서 ‘고품격 공연’을 만들어낸 뮤지컬 기획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당연지사.

수많은 스태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뮤지컬 기획자의 세계로 가보자.
[연예계 취업 완벽 가이드] 현장 경험 쌓으면서 지휘·소통능력 키워라, 뮤지컬 기획자
시장 규모만 3000억 원. 한국 뮤지컬의 성장판이 활짝 열렸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후 고성장을 보이며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전체 공연 시장 중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급속도로 성장한 탓에 산업적 시스템의 한계도 발생하고 있다. 최민영 우란문화재단 문화사업팀 PD는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산업화 초기의 상태이기 때문에 작업환경·채용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의 뮤지컬 기획사는 설앤컴퍼니, 이앰케이뮤지컬 컴퍼니 등을 포함해 20여 개 안팎이다. ‘뮤지컬 기획자’로 일하는 사람은 대부분 기획사 소속. 뮤지컬의 특성상 하나의 콘텐츠를 운영할 때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므로 프리랜서로 일하는 기획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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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는 뮤지컬을 균형 있게 운영하는 사람
한 편의 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업무는 크게 제작, 홍보·마케팅, 기획 등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제작, 홍보·마케팅은 외주 업체를 쓰는 경우가 많아 기획사마다 다른 구조를 갖추고 있다.

기획사에서는 1년에 평균 3~4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기획사 대표의 제안이나 기획자의 창작 뮤지컬 제안이 있을 때 실무진 회의를 거쳐 올릴 작품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기획자가 작품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획 개발’ 업무. 라이센스 뮤지컬의 경우 외국에서 이미 한 번의 검증을 거친 콘텐츠이므로 공연을 소위 ‘한국화’ 하는 개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획 개발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제작팀과 홍보·마케팅팀의 업무가 시작된다. 제작팀이 무대를 세우고 내리기까지 제반 사항을 갖추는 동안 홍보·마케팅팀은 마케팅 콘셉트를 정하고 관객들에게 작품을 알리는 것. 기획자는 모든 업무가 동시에 잘 이뤄지도록 총괄해야 하는 업무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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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부터 시작해 경험 키워야
현재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기획자 중에는 관련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많다. 전공 지식보다는 현장 경험이 중요하므로 전공의 장벽이 없는 것이다. 채용은 각 기획사에서 수시로 이루어진다. 해당 기획사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리기 때문에 뮤지컬 분야의 취업을 희망한다면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채용하는 분야는 ‘기획자’가 아닌 실무를 담당하는 파트의 일부분이다. 뮤지컬 기획자는 현장 경험을 쌓고 모든 부서의 업무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입으로는 도전하기 어려운 탓이다. 제작, 홍보·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며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기획자의 첫걸음. ‘기획자’ 채용 기회가 아니더라도 관련 실무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업계의 일은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분야다. 최민영 프로듀서는 “제작, 홍보·마케팅을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활히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소통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단순히 말을 잘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의도를 잘 잡아내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