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솔루션 I-인문계 취업난 뚫기

박은영MD가 말하는 ‘인문계 여대생’ 입사 노하우
너만의 ‘BLUE’ 오션을 창출하라


Brand ‘나’를 베스트 브랜드로 상품화하라
Leadership 책임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라
Unique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닌,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라
Emotional 감성 리더십 실천으로 타인과 소통 및 신뢰를 쌓아라
[스페셜리포트] ‘최하층민’ 인문계 여대생들아! 너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어라
올 초, <캠퍼스 잡앤조이>의 자매 사이트 한경잡앤스토리(jobnstory.com)에 새로운 연재물이 선을 보였다. ‘명랑취업도전기(명취도)’ 3기의 출범과 함께 5명의 멤버가 첫인사를 한 것. 그런데 모이고 보니 모두 여대생이었다. 전공도 100% 인문계. 취업시장의 ‘신(新)카스트’ 중 가장 아랫단계라는 ‘인문계 출신 여자’인 셈이다. 게다가 이 중 2명은 자신의 진로 설계조차 뚜렷하지 않은 상태. 그저 ‘유통 영업 쪽에 넣을 계획’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아니나 다를까, 상반기 채용 시즌 성적표를 보니 승률은 0%. 제대로 쓴 맛을 본 이들에게 특급 멘토가 찾아왔다. 인문계(중문과) 출신으로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박은영 MD다.


PART1 선배는 어떻게 합격했을까
효니 최근 취업 분위기가 인문계 출신들에게 너무 안 좋게 돌아가는 듯해요. 제가 영업 쪽에 지원하는 것도 그냥 ‘많이 뽑아서’일 뿐 특별한 이유가 없죠. 영업관리는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요?

박은영 영업은 외향적인 성격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에게 맞는 것 같아요. 다만 무조건 강한 것이 아닌 ‘외유내강’을 말합니다. 부드러운 가운데 자기주장을 뚜렷하게 내세우는 거죠. 어떤 상황에서도 참을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저는 브랜드 직원 500명까지도 관리해본 경험이 있어요. 입사 면접 때 ‘면접스터디를 했나, 스터디엔 몇 명이 있었고 그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엔 의도를 전혀 몰랐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매장 직원들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보고자 하셨던 것 같아요.

효니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박은영 가장 최근에 취업한 선배를 찾아가서 첨삭을 받았어요. 그때 들은 이야기가 ‘3줄 안에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게 확실히 드러나게끔 쓰라’는 것이었죠. 구체적인 숫자를 활용하는 법도 배웠어요.

효니 면접 노하우가 있을까요?

박은영 롯데백화점의 면접은 토론면접, PT면접, 인성면접, 인성검사로 이뤄져요. 개인적으로는 토론면접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토론면접 때는 주장을 강하게 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말한 것도 일리가 있지만 내 의견은 이렇다’는 식으로 돌려 말하는 게 좋죠. 저희 팀에 유독 강경하게 말하던 팀원이 있었어요. ‘그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라는 식으로요. 결과는 불합격이었죠. 대신 발언권을 한 번 이상은 가져와야 해요.

효니 여학생이 영업에 지원할 때는 강한 이미지를 어필하라는 조언이 많아요. 헤어스타일도 남성스럽게 하라는 이야기가 있죠. 정말 그럴까요?

박은영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성격이나 이미지를 억지로 만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거예요. 대신 말을 노련하게 하는 법은 꼭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한 티가 나더라도 말을 못해서 쭈뼛거리는 것보다는 200%를 준비해서 100%를 보여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키키 학교생활은 어떠셨나요?

박은영 전 4년간 학교 홍보대사인 ‘앰배서더’로 활동했어요. 이 경험이 영업직에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스피치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덕에 실제 면접도 수월했어요. 면접관마다 ‘이목이 집중되게끔 말을 잘 한다’고 좋은 평가를 해주셨을 정도였죠.

효니 전 영문과인데 전공인 영어를 좀 더 완벽히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박은영 이런 친구들이 주변에 꽤 많더라고요. 수학을 전공해 면접 때 남들이 갖지 않은 수학지식을 영업에 접목하겠다는 식으로요. 사실 영업에 중요한 건 친화력 같아요. 전공지식이 탄탄한 것도 좋지만 다양한 경험을 해서 대인관계 기술을 배웠다는 점을 어필하는 게 좋죠. 동기 중에 주말에 팔찌를 만들어서 하루에 30만 원을 벌었다는 친구가 있었어요. 이런 독창적인 경험이 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즉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팔아보고 피드백도 받아본 경험이 영업에 적합하다는 이야기죠.

효니 하지만 경험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박은영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들 많이 하시죠? 이때 ‘일을 했다, 끝’이 아니라 ‘여름철이 돼서 손님을 모으기 위해 사장님에게 마케팅 방안을 제안했고 실제로 시행한 뒤 매출이 올랐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해요. 물론 이때 매출이 어느 정도나 올랐는지 구체적인 수치도 필요하고요. 무용과를 졸업한 한 동기는 본인이 직접 채소를 팔아본 경험을 면접 때 어필했다고 해요. 무용이라고 하면 다소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직무에 맞는 경험을 보충한 거죠.

키키 백화점은 외모를 많이 본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박은영 흔히들 백화점은 예뻐야 뽑아준다고 오해를 하는데 그보다는 깔끔해 보이는 인상이 중요해요. 전 면접 당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2시간 동안 메이크업을 했죠. 직접 하는 게 자신이 없다면 전문 숍이라도 다녀오세요. 요즘 중국어 면접을 직접 보고 있는데 의외로 단정치 않은 지원자들이 많더라고요.



PART2 선배에게 듣는 ‘유통영업’

효니 롯데백화점에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박은영 우선 각 영업점에 흩어져 매장 영업관리를 하게 돼요. 그 후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부서에 배치되기도 하죠. 저처럼 MD가 돼 본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고요. 입사 후 화장품 서포터로 일하다 1년 6개월 뒤 아동유아 파트리더로 발령받았어요. 8개월 전부터는 화장품 MD로 근무하고 있죠.

키키 영업직무 동기들의 공통적 성향이 궁금합니다.

박은영 정말 다양해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게 신기할 정도죠. 학교도 전공도 각양각색입니다. 어문계열이 조금 많은 편이긴 하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백화점은 어문계열에게 좋은 직장일 수도 있겠네요.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자신감에 넘치고 말을 잘한다는 점입니다. MD팀 동기들은 모두 인내심이 강합니다. 항상 업체와 협상을 하다 보니 말도 잘 하고요. 기획력도 좋습니다. MD의 기획력이 회사의 매출을 결정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센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융통성이 필요합니다.

키키 영업과 MD의 구체적인 업무가 궁금합니다.

박은영 크게 보면 영업과 MD의 업무가 비슷해요. 주로 매출과 매장을 관리하죠. 다만 영업은 각 브랜드 직원의 근무환경이나 매장의 청결상태, 제품까지 좀 더 세부적인 부분도 담당합니다. 특히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영업관리자가 직접 처리하고 해피콜이라는 사후관리까지 해야 하죠. 현재 제가 맡고 있는 MD 중 광고 분야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화장품 관련 DM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메시지를 발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 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업무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선정해 흥미로운 행사를 기획하는 것도 제 역할입니다.

키키‘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은 어떻게 선정하나요?

박은영 우선 직접 시장조사를 다니면서 트렌드를 몸으로 느끼는 게 기본이에요. 요즘 가장 즐겨 찾는 곳은 가로수 길이에요. 거리를 다니다 보면 예쁜 아이템이 정말 많죠. 편집숍에 들러 직접 테스트를 해보기도 합니다.

브랜드 담당자에게 도움 받는 경우도 많아요. 이슈가 되거나 새로 나온 제품이 있으면 늘 소개해주거든요. 또 업체에서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론칭 행사에 초청을 하는데 이때 제품을 보고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면 적극적으로 들여와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것까지 합니다.

뷰티 관련 잡지나 방송도 꼭 챙겨봅니다. 일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일이죠. 이렇게 생활 속에서 일을 하다 보니 커피를 마시다가도 ‘커피와 행사를 접목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일도 부지기수예요.

효니 영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박은영 백화점 영업만의 장점은 전 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단점이라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몸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이겠죠. 처음 신입으로 인사하면 정말 박스 옮기는 것부터 시작해요. 데드포인트(Dead point)를 잘 넘는 게 중요합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발굴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지만 재미있습니다. 내가 아니면 찾아낼 수 없으니까요. 그런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멘토
박은영(26세)
2012년 1월 롯데백화점 입사 청량리점 화장품 매장 서포터
2013년 8월 아동유아 파트리더
2013년 10월 화장품 MD
수도권 19개 점포 관리
2012년 2월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멘티
키키(25세)
안양대 경영 4
학점 3.8점, 어학성적 없음

효니(25세)
숙명여대 영어영문 4
학점 3.5점, 토익 900점 초반,
인턴 경험 및 2년간 학교 동아리 활동


글 이도희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