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LG전자 MC사업본부 선행상품연구소 연구원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든 모델이 있다. LG전자의 G시리즈가 그 주인공. 이 덕분에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올해 2분기에 최대 실적을 내며 날개를 달고 순항 중이다.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MC사업본부에서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다”는 정현 연구원을 만났다.
[Meet LG, Apply LG] 연구원에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와 기본 지식
아동가족학을 전공하고 제천국제음악제 아티스트로 활약한 독특한 이력. 게다가 학부 재학 중 관련 사업을 3년이나 경험했다니,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입사지원자다. 남다른 경력이 있음에도 ‘배울 것이 많다’며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정현 씨의 이야기다. 누구보다 절실했기에 문과생에게는 외계어로 취급되는 미적분을 혼자 힘으로 공부해냈고,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욕심내 달려들었단다. 일 얘기를 할 때마다 웃음을 짓는 그에게서 ‘워커홀릭’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인문계열 전공자인데, MC사업부에 지원한 이유가 궁금해요.
소비자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관련 전공에 지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요.(웃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컴퓨터가 눈에 들어왔어요. 엔지니어이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기도 했고요. 그래서 네트워크 엔지니어 공부를 할 심산으로 자격증을 따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운 좋게도 군대에서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해 볼 기회가 생겨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전역 후 소프트웨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코딩하다 보니 제 적성에 잘 맞는 것 같아 진로를 정했어요. 학부생일 때 모바일, 웹 관련 프리랜서로 3년간 일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 임베디드 시스템 연구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해온 경험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고려해봤을 때 MC사업본부가 딱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LG전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많은 사람이 ‘사업을 통해 성공할 수 있을 텐데, 굳이 신입으로 지원하는 이유’를 물었어요. 하지만 제 능력만으로는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LG 입사를 희망했죠. 배울 게 많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막상 들어오니 선배들과의 소통도 원활하고 기업 문화도 딱딱하지 않아서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에 아끼지 않고 지원을 해줘서 좋아요.


일과 관련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기존에 안 되던 기능이나 기술을 가능하게 만들고 싶어요. 새로운 기종에 제가 만든 기술이 탑재돼서 사용자들이 만족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우선은 지금 하는 일을 빨리 습득하는 것이 목표예요.


어떤 준비가 연구직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저는 실무를 경험하고 입사한 경우라 조금 다르지만, 대부분의 지원자는 막 학부를 마친 상태일 거예요. 그렇다면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위치잖아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무슨 일이든 잘해낼 자신 있다’는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단, 자신이 지원하는 부서에 대한 기본 역량을 갖춘 뒤에 말이죠. 자신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하고 싶다면, C언어와 같은 기본 전공 지식은 갖추는 것이 좋아요. 기본만 있다면 어떤 것을 하더라도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공 수업은 실무와 거리가 멀다고 등한시하는 경우도 많아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업무를 수행하며 느낀 것은 전공 지식을 탄탄하게 갖춰놓지 않으면 일이 버거울 것 같다는 거예요. 저는 관련 사업을 진행하며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실무를 먼저 해보고 이론을 나중에 배운 셈인데, 느껴지더라고요. 실무와 이론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더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요. 기본 전공 지식은 일을 하면서 새로운 시야로 바라볼 수 있는 툴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선행상품연구’라면, 트렌드를 읽는 능력도 중요할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뉴스나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고 노력해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도 많이 하고요. 모바일과 관련없는 기술이라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떠돌아다니는 ‘취업 족보’를 보고 준비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어떤 질문이 나오든 자기 뜻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죠. 최대한 유연하게 임할 수 있도록 비전과 목표를 바로 세우세요. ‘왜 여기에서 일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보여줄 수 있다’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따라서 자기분석은 꼭 필요한 과정이죠. 한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을 찾는 방법을 추천해요.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매치가 안 됐을 때, 그것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취업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아가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고요. 저는 하고 싶었던 일이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이었고, 지금은 해야 하는 일이자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어요. 덕분에 일을 즐기고 만족하며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세 가지 항목 리스트를 만들어 일치되도록 노력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예요.


글 김은진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