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페어에서 쏟아진 ‘고급 정보’

채용 시즌과 함께 기업의 채용 설명회, 이른바 ‘잡페어’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잡페어에서는 인사담당자에게 일대일로 구체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어 경쟁자들은 알지 못하는 나만의 팁을 얻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지방에 살아서’, ‘수업이 겹쳐서’ 등등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된 잡페어 한 번 못 가봤다며 한탄하는 구직자도 속출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 그래서 준비했다. 전국의 취준생들이 인기 만점 기업들의 잡페어에서 얻은 팁을 공개했다. 인사담당자가 몰래 귀띔했다는 필승 입사 노하우도 들어 있으니 주목할 것!


현대백화점그룹
“정규직 전환 열쇠는 현장 근무 및 업무 이해력에 있다”
현대백화점은 20여 개 대학에서 현장면접을 실시한 후 여기에서 합격한 경우에만 서류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채용 절차는 현장면접 → 서류전형 → 팀장면접 및 인적성 검사 → 인턴 실습 순이다. 인턴십 후의 정직원 전환율은 해마다 다르지만 통상 70~80% 수준이다. 인턴십은 총 9주간 진행되며 전환 대상자 선발 기준은 입문교육(10%), 현장 근무(70%), PT평가(20%)다. 특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현장 근무에서는 업무 이해력과 적극성, 친화력, 문서작성능력 등을 평가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한자시험 난이도는 3급 자격증 시험 수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채용 전형은 서류전형 → 인적성 검사 → 1차 면접 → 2차 면접 순이다. 특히 인적성 검사에서 한자시험을 함께 출제하는데 시험 난이도는 한자 자격증 3급 정도 수준이다.

1차 면접은 다시 3인 1조의 역량면접(50분)과 6인 1조의 토론면접(25분)으로 구성된다. 최종 관문은 임원면접이다. 임원면접 역시 지원자 여러 명이 다대일로 한 조가 되며 약 30분간 인성과 관련된 문답을 주고받게 된다.


세아상역
“자소서 1번 ‘재미있는 경험’은 만나서 물어보고 싶게 적어라”
세아상역의 채용 전형은 서류전형 → 1차 면접 → 적성검사 및 2차 면접 순이다. 서류전형의 자소서 중 ‘재미있는 경험’에 대해 쓰라는 항목은 최대한 남다른 경험에 주력해 쓰는 게 좋다. 면접관의 입장에서 ‘만나보고 싶고 물어보고 싶게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아상역은 아이티에도 생산 공장이 있어 크레올어를 할 줄 알면 입사에 유리하다.

크레올어 외에도 외국어 우수자를 우대한다. 최근에는 외국어 면접을 통해 토익 등 정량화된 점수보다 회화 실력을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 신입 초봉은 4300만 원 수준인데, 이는 군필 기준으로 여직원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OCI
“인재상 ‘차차차’에 맞춰 과장 없이 어필하라”
OCI의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및 인성검사 → 1차 면접 → 2차 면접 순이다. 자소서는 OCI의 인재상인 ‘차차차(Chance, Challenge, Chance)’에 맞춰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면접 때는 ‘면접관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걱정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줘야 한다. 본모습을 과장해 표현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영어면접도 실시한다. 직무에 따라 문제 난이도는 다르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현이 주로 출제된다.


한국타이어
“PT면접 전 타이어 시장 공부는 필수”
한국타이어의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 1차 면접 → 2차 면접 순이다. 면접은 1차 역량면접, 프리젠테이션면접과 2차 토론면접으로 구성된다. 특히 1차의 PT면접에서는 지원 직무나 자동차, 타이어 시장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며 5분 발표, 15분 질의응답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현재 한국타이어의 주력 제품인 ~에는 보완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음의 그래프에서 보듯 타이어와 관련된 세계 공통 이슈는 ~이며 따라서 이를 참고해야 한다’는 식으로 답하는 형태다. 2차 토론면접은 사회 이슈를 주제로 조원끼리 30분간 토론하는 방식이다. 이 면접이 끝나면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우리은행
“프리젠테이션면접 문제는 경제신문에서 발췌”
우리은행의 면접은 1차와 2차로 나뉜다. 1차 면접은 다시 심층인성면접과 프리젠테이션면접, 세일즈면접, 토론면접으로 구성된다. 심층인성면접은 약 10분간 치러지며 창구에서 고객을 잘 대할 수 있을지를 위주로 평가한다. 프리젠테이션면접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근 2년간 진행된 형식은 ‘무한경쟁 PT’였다. 경제신문에서 같은 주제의 기사 5~6개를 발췌하여 응시자 모두에게 제공하고 한 명씩 선착순으로 약 3분간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역량에 따라 1개에서 많게는 모든 주제를 다 설명할 수도 있다. 세일즈면접은 상품 설명을 들은 후 모든 면접관 앞에서 직접 판매해보는 시험이다. 토론면접은 경제금융과 시사상식 관련 주제 중 한 개를 골라 찬반을 결정해 토론하는 방식이다. 2차 면접은 임원급 3~4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인성면접이다.


이베이코리아
“고객이 아닌 판매자의 입장으로 접근하라”
이베이코리아의 면접은 PT면접과 인성면접, 영어면접으로 구성된다. PT면접은 직무 및 회사와 관련된 주제를 5~10분간 발표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오픈마켓이 소셜커머스에 대응하는 방안과 오픈마켓의 모바일 시장 진출 전략’ 등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2차 면접은 임원면접으로 자소서를 바탕으로 한 인성면접이 주를 이룬다. 3차 면접은 영어면접이다. 원어민과 대화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하자. 또 판매자의 입장에서 물건을 효과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부그룹
“회사 및 직무에 따라 영어회화면접 출제할 수도”
동부그룹의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 인적성 검사 → 1차 면접 → 2차 면접 순이다. 순서는 계열사별로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1차 면접은 PT면접으로 직무 관련 상황을 해결하는 문제가 제시된다. 30분의 준비 시간과 5분의 발표 시간이 주어진다. 2차 면접은 다대다 임원면접이다. 2차 면접 때 영어회화면접이 출제될 수도 있다.

글 이도희 기자｜사진 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