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대기업 공채-인적성 검사 돌파법

올 2월 서울 성균관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김 모 씨는 지난 상반기 대기업 입사 서류전형 합격률이 80%에 달했다. 하지만 아직도 구직 중이다.

이유는 인적성 검사에서 번번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벌써 몇몇 기업에서 서류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당장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인적성 검사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김 씨는 “인적성 검사만 통과하면 좋겠는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아직도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COVER STORY] 고득점 올리는 5가지 전략
지난달 26일 삼성그룹이 입사지원서를 마감하면서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 원서를 속속 마감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 면접 등의 입사전형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서류전형을 통해 많게는 최종 선발 인원의 10배수가 인적성 검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인적성 검사를 통해 1차 실무면접은 4~5배수, 2차 임원면접은 2~3배수로 압축되고 있다. 다만, 삼성은 일정 수준의 학점과 어학성적 보유자 모두에게 인적성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10월은 국내 기업들의 인적성 검사의 계절이다.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와 인적성 강사 그리고 신입사원들을 통해 인적성 합격 노하우를 들어봤다.
[COVER STORY] 고득점 올리는 5가지 전략
1. 인성검사는 꾸미지 말고 솔직하게 답하라
최근 기업들이 직무역량에 적합한 인재를 선호하면서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 등의 직무에 맞는 인재를 뽑기 위해 인성검사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팀장은 “과거에는 인성검사 탈락자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에는 인재상에 맞는 자체 인성검사 개발로 최대 30%까지 탈락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인성검사를 두 차례 실시한다. 응답 신뢰도가 낮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서류전형 제출 때 기업의 인재상에 맞춘 바이오데이터 조사를 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두산은 ‘두산바이오데이터 서베이(DBS)’을, SK는 지난해부터 ‘SK바이오데이터’를 인성검사와 별도로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이랜드는 올 하반기부터 자체 개발한 인재유형검사를 실시한다. 인성검사는 적게는 112문항(현대차)에서 많게는 450문항(대우건설)까지 많은 문항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을 파악하는 도구다. 정답은 없으나 솔직한 답변이 요구된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인성검사는 정답이 없기에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OVER STORY] 고득점 올리는 5가지 전략
2. 3단계 공부법으로 활용하라
기업의 직무적성검사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잠재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다. 인성검사와 달리 정답이 있다. 기업들은 언어, 수리, 추리, 자료해석, 공간지각 등 다양한 영역의 검사를 통해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성검사에서 고득점을 올리는 3단계 공부법을 제시한다. 인적성 분야 ‘1타강사’로 알려진 이완 아이진로 대표는 “공식보다는 직관으로 문제를 푸는 ‘적성검사식’ 공부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울러 “지원 기업의 문제유형을 익힌 후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실전 모의고사 연습을 많이 해 볼 것”을 당부했다. 적성검사는 시간 싸움인 만큼 시간 안배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삼성SSAT는 올 상반기 시각적 사고영역에서 펀칭문제(종이를 접은 후 펀칭했을 때 나오는 모양을 찾는 유형)와 블록 회전문제는 문제지에 펜 표시를 금지했다. 따라서 수리, 자료해석, 공간지각 등의 영역은 특히 시간이 부족하기에 많은 유형을 통해 감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틀리면 감점이 되기에 모르는 문제는 찍지 말아야 한다.


3. 회사 블로그, 홈페이지 동영상을 보라
기업들은 면접뿐 아니라 인적성 검사에서도 지원 회사가 만드는 제품, 브랜드, 트렌드를 묻고 있다. 상반기 SSAT를 치고 나온 박 모 씨는 ”삼성전자 블로그에서 본 삼성 갤럭시기어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읽은 덕분에 문제를 맞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블로그는 삼성이 출시하는 최신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뿐 아니라 최근 스마트기기에 대한 트렌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현대차 블로그도 최신 기업들의 다양한 활동부터 출시되는 자동차 사양 그리고 채용정보까지 올리고 있다. 안성만 잡멘토 대표는 “지원 기업의 홈페이지가 공식적인 홍보채널이라면 블로그는 부드러운 홍보채널로 활용되기에 입사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 작성 때나 인적성 검사 그리고 면접 전에는 꼭 읽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인사담당자도 “인적성 검사에 시사상식을 추가했다”면서 “회사 홍보동영상을 통해 회사 브랜드와 건축물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COVER STORY] 고득점 올리는 5가지 전략
4. 폭넓은 독서, 신문 읽기로 사고력 키워라
요즘 기업들이 찾는 인재는 사고의 틀을 깰 수 있는 ‘융합형 인재’다.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에 대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적성 검사에도 반영되고 있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단순히 외우기만 하면 풀 수 있는 단답형 문제보다는 폭넓은 독서와 논리적이고 종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지원자가 잘 풀 수 있도록 SSAT를 출제하겠다”고 올 초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SSAT를 본 지원자들은 이전의 SSAT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지원 직무에 대한 인턴이나 실무경험을 해 보면 잘 알 수 있는 상황판단 문항을 추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랜드, 대우건설, KT 등은 인적성 검사 이외 실제 업무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주고 지원자의 판단을 듣는 문제도 출제키로 했다.


5. 역사·한자…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라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HMAT에서 역사 에세이를 출제했다. ‘세종대왕이 과거시험에 출제한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구별법을 오늘날에 자신이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역사 속 발명품과 공학도의 자질’ 등 과거 역사와 현재를 연관시킨 종합적인 문제였다. 삼성도 올 상반기 SSAT 160문항 중 14개가 역사 문제였다. LG도 한자와 한국사를 각각 10문항씩 출제키로 했으며, SK는 이미 올 상반기부터 한국사 영역 10문항을 인적성에 추가했다. GS그룹은 한국사 시험을 전 계열사로 확대했으며 면접 때도 활용키로 했다. 현대중공업과 금호아시아나는 한자시험을 보고, 국민은행은 국어와 국사를 인적성 검사 때 본다. 현대차 관계자는 “단순히 역사적 지식을 아는 것보다 역사적 교훈을 통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역사관과 통찰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COVER STORY] 고득점 올리는 5가지 전략
글 공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