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하려면 인턴 경험은 필수’라는 ‘절대 진리’ 하에 아무 인턴이나 지원하고 닥치는 대로 경험하면 만사형통?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절대 아니오’라며 고개를 젓는다. 양보다 질, 질보다 ‘잘’이 중요하다는 인턴!

인턴 지원자들을 위해 인담들이 특별히 털어 놓는 서바이벌 가이드다.
[COVER STORY] 막무가내 인턴 지원은 금물 “기업 맞춤형 인턴 돼야”
이노션월드와이드 - 김기룡 인사팀 대리
“광고인다운 창의성을 보여라”

종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업 이노션월드와이드는 창의적이고, 팀원들과 잘 융화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을 원한다. 1년에 한 번 5~6월쯤 하계 인턴을 뽑는데 지난해에는 15명의 인턴을 채용했고 올해는 25명을 뽑았다. 합격한 이들은 2박 3일간의 워크숍을 포함 6주간(7~8월) 활동을 하게 된다. 신입 채용과 비슷하게 선발하지만 임원면접을 거치지 않고 서류전형, 인사이트테스트(인적성 검사), 실무진면접만 실시한다. 인턴 활동이 끝나면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우수 인턴’을 선발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추후 신규 공채에 지원하면 서류, 인적성 검사, 실무면접 전형이 면제된다. 김기룡 대리는 “인턴 기간 내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자신의 활동 사항과 배운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인턴이 있었다. 이처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주도적으로 임하는 사람을 이노션은 높이 평가한다”고 귀띔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 김재영 인사팀 대리
“번뜩이는 게임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김재영 대리는 인턴의 ‘발전 가능성’을 힘줘 말했다. “게임 회사이다 보니 재미있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중시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진 않는다. 그래서 인턴은 앞으로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정기적인 인턴 채용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전국의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졸 우수 인재 채용 프로그램인 ‘위메이드 주니어 스쿨’을 운영하며 게임 개발에 최적화된 커리큘럼으로 미래의 개발자들을 육성한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9월까지 1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고, 최종 8명이 인턴사원으로 채용됐다. 서류, 과제, 면접, 직무별 테스트, 프로젝트 전형 등을 통해 선발된 8명은 다양한 특강, 세미나 등 맞춤형 교육을 거치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내년 1월 정규직으로 채용될 예정.


안랩 - 박은민 인사팀 대리
“자신의 역량을 업무에 잘 연관지어 어필해야”

안랩은 아무래도 R&D 부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곳. 그래서 인턴을 선발할 때도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눈여겨본다. 박은민 대리는 “인턴이다 보니 특별한 경력을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분야에 대한 여러 경험, 관련 지식 등을 일관되게 어필한다면 충분히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문계 전공자들의 인턴 지원은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박 대리는 “이공계에 비해 인문계 지원자들은 회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충성심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공계와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미니스톱 - 심정환 인사교육팀 매니저
“실제 직무와 적성 안 맞는 경우 안타까워”

한국미니스톱은 인턴십을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지원자를 오랫동안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서다. 모든 인턴사원은 직영점 점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매장이야말로 유통업의 가장 기본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심정환 한국미니스톱 인사교육팀 매니저는 “매장은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곳이기 때문에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회사와 적합한지와 편의점 업태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위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심 매니저는 이어 “우수한 인턴들도 많지만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직무가 적성과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봐왔다”며 “지원하기 전에 우선 어떤 일을 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라”고 당부했다.
[COVER STORY] 막무가내 인턴 지원은 금물 “기업 맞춤형 인턴 돼야”
현대리바트 - 김숙경 지원팀 사원
“직무에 대한 관심과 지원 동기 뚜렷이 해야”

현재 영업·마케팅 등 분야에서 인턴사원을 채용하는 현대리바트는 인턴 실습이 끝난 뒤에 평가를 통해 이들 중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선발한다.

인턴 합격 비결에 대해 김숙경 현대리바트 지원팀 채용담당자는 “신입 채용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서를 특히 중요시하기 때문에 실수 없이 성실하게 모든 항목을 채우되 지원 분야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 동기를 뚜렷하게 적었으면 좋겠다”며 “지원 분야와 관련된 사회 경험이 많은 경우는 특별히 우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인턴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단연 인사성 밝은 인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또 매사 적극적으로 임한 인턴이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 - 장재영 인력개발팀 사원
“너무 튀는 럭비공보다는 성실한 인재 선호”

동양시멘트가 신입사원을 인턴십을 통해 선발하는 이유는 이탈자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장재영 인력개발팀 채용담당자는 “최근 회사가 삼척으로 이전하면서 신입사원들이 혹시 타지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래서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하면서 회사도, 지원자도 서로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데 인턴십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턴을 채용할 때는 인성을 위주로 평가한다. 보수적인 업종 특성상 너무 튀는 것보다는 성실한 사람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원하는 직무를 우선 확실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재영 채용담당자는 “전공이나 적성에 관계없이 아무 직무에나 마구잡이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실제로 한 인턴사원은 합격 후 얼마 안 돼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면접 때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겠다’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말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안타깝다”고 전했다.


헨켈코리아 - 인사부 김대현 이사
“우수인턴에겐 정직원과 함께 교육 수강 기회도”

헨켈은 지원자의 성장잠재력과 자기개발능력 등을 고려하여 합격자를 선발한다. 헨켈 인턴 합격을 위해서는 면접 때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충분히 알릴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

헨켈 인턴으로 입사하면 다양한 혜택이 있다. 김대현 이사는 “선배 사원, 동료 인턴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또 실무진들과 함께 일하며 직무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이후 신규 포지션이 생기면 우선 선발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인턴에 대해 김대현 이사는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두 달간 근무한 인턴이 있었는데 탁월한 업무 능력을 보여줘서 우수사원 육성 프로그램대상자로 선발했다”며 “그 덕에 정규직 사원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근무했다”고 전했다.


글 박상훈·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