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공고 집중 분석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에 취준생의 스펙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 더 이상 900점대 토익 점수나 4점대 학점이 ‘엄지 척’ 고급 스펙이 아니라는 말씀. 남들 따라 뻔한 스펙만 쌓아서는 승산이 없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대놓고 ‘우대’한다는 스펙을 눈여겨볼 것.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은 어떤 사람을 우대할까? 혹시 나를 우대하는 기업은 없을까? 2014년 채용 공고를 꼼꼼히 분석해 나에게 딱 맞는 우대사항을 정리했다.



Theme 1 제2외국어
영어 하나만 잘해도 취업 걱정 없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어는 기본이요, 중국어, 일본어는 옵션으로 구사하는 어학 능력자들이 대거 등장하며 외국어 스펙 무한 경쟁 시대가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다 변별력 있는 스펙을 쌓으려는 취준생들은 제2외국어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제2외국어 가능자에 대한 수요도 날로 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다. CJ그룹은 지난 하반기 글로벌 직무 신입사원 채용 시 해당 언어 전공자 혹은 어학성적 우수자, 해외대학 졸업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부여했을 정도로 외국어 능통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에서 가장 우대하는 제2외국어 ‘스페인어’
지난해 기업에서 가장 많이 우대한 언어는 ‘스페인어’. 스페인어는 포르투갈, 브라질을 제외한 라틴아메리카, 미국, 적도 기니, 필리핀 등 전 세계 4억52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다.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하는 만큼 글로벌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라면 스페인어 학습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공채에서 스페인어 우대 조건을 내건 기업 중에는 유독 건설사가 많았다. 건설사들이 중남미 시장에서의 사업을 확대하면서 스페인어 가능자를 우대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특히 건설사의 경우 직원들에게 스페인어 교육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정도로 업무 활용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입사 전 미리 배워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 하반기 공채에서 해외사업관리, 안전, 토목, 건축, 설비(기계), 전기 등의 채용 부문에서 스페인어 능통자를 우대했고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하반기 공채에서 스페인어, 러시아어, 불어, 아랍어 중 1개 언어 이상 능통자를 우대했다.

전망 Good ‘베트남어’
지난해 14개 기업이 ‘베트남어 가능자’를 우대하는 채용 공고를 내걸었다.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식품전문업체 SPC는 영업 관리 부문에서 베트남어 가능자를 우대했다. SPC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 중국 121개, 미국 38개, 베트남 10개, 싱가포르 6개 등 총 17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까지 아시아, 중동, 북미, 유럽 등의 신시장을 개척해 3000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글로벌 인재에 대한 채용이 진행될 예정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시스템 개발·운영 부문에서 어학능력 우수자를 우대했다. 특히 영어, 중국어, 인니어, 베트남어 부문을 선호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IT시스템 개발을 위해 외국어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하는 것. 과거에는 영업이나 마케팅 분야에서 어학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IT 분야에서도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지원자를 우대하고 있다.

화학, 항공 산업 지원자라면 ‘러시아어’
드라마 ‘미생’에서 안영이가 유창하게 구사하던 러시아어를 기억하는지. 러시아어는 기업에서 우대하고 있는 제2외국어 중 하나다. 2008년 이후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러시아로 진출하며 러시아어 가능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화학, 항공 산업이 강세인 러시아의 국가 특성에 맞게 국내에서도 화학, 항공, 자동차 분야의 기업에서 러시아어 가능자를 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영업 분야에서 러시아어 가능자 우대가 두드러진다.

LG상사는 2014년 하계 인턴 모집 시 석탄, 석유, 비철, IT, 프로젝트, 석유화학 부문 채용에서 러시아어 가능자를 우대했다. 정밀화학 전문 업체 에이케이켐텍도 2014 하반기 공채에서 해외 영업 신입사원 모집 시 러시아어 가능자를 우대했다.


패션피플 되고 싶다면 ‘프랑스어’
패션업계에서는 프랑스어 능통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높았다. LF(구 LG패션)는 2014 하반기 공채 공통 부문(상품기획(MD), 영업), 지원 부문(구매/생산, 재무/마케팅/인사, IT) 신입사원 채용 시 프랑스어 및 이태리어, 중국어 능통자를 우대했다. 니트 의류 제조, 수출업체인 한세실업에서도 패션 디자이너, 패브릭 스페셜리스트 부문의 채용 시 프랑스어 능통자를 우대했다. 의류 수출 전문 업체 세아상역은 영업 및 경영지원 부문 신규 채용 시 프랑스어 가능자를 우대했다.

Theme 2 인턴십 대외활동 자격증
대외 활동하랴, 공모전 준비하랴, 인턴 생활하랴 바쁘게 뛰어다닌 보람이 있다! 신입사원 채용 시 기업에서는 다양한 활동 경험자를 우대하기 때문이다.

발에 땀나도록 뛴 보람이 있네! 수상 경력·인턴십·대외활동 우대
CJ프레시웨이는 홍보 부문에서 학보사, 인턴기자, 홍보대행사 인턴 경험자, 마케팅 부문에서는 관련 공모전 참여 및 수상자를 우대했다. 홍보팀의 경우 대내외 홍보 관련해 기사 및 보도 자료를 작성하는 일이 많다 보니 기본기가 탄탄하게 잡혀 있는 기자나 대행사 경험자를 우대하고 있는 것. 마케팅 역시 아이디어나 페이퍼 작업 능력이 검증된 공모전 참가자 및 수상자를 우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국내/외 대학교 3, 4학년 재학(휴학)생을 대상으로 인턴 모집을 진행한다. 인턴 활동 기간 종료 후 종합평가를 통해 판정된 우수 인턴행원에게는 정규직 공채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KB 캠퍼스홍보대사 우수자, 락스타(樂Star) 주식투자대회 수상자도 공채 지원 시 우대한다. 여성복 전문기업 인동에프엔은 디자이너, 기획MD 부문 채용 시 관련 활동 경력 및 수상 경력자를 우대한다. 유아복 브랜드 해피랜드에서는 디자이너 채용 시 유아용품 인턴 경력자를 우대하고 있다.

대학생활 중 한 번쯤 도전하는 대외활동도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에 맞춰 준비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는 뉴미디어 채널 기획 및 마케팅 운영을 담당하는 뉴미디어 마케팅 부문 채용 시 대학생 서포터즈, 마케터 활동 경험자를 우대하고 있다. 넥슨은 ‘넥슨인 기자단’ 출신의 학생들에게 넥슨 컴퍼니 인턴십 및 공채 지원 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포스코ICT·포스코에너지는 국내외 공모전 수상자와 발명 특허 보유자, 벤처 창업 경험자를 우대한다.

직무에 맞는 자격증 취업으로 가는 지름길
자격증은 본인이 해당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지녔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지표다.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는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우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자격증이 우대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희망하는 해당 직무에 적합한 자격증을 소지해야만 가산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때문에 지금부터 지원하는 분야의 채용 공고를 꼼꼼히 살펴보며 어떤 자격증을 우대하는지 파악해 취득해 놓는다면 취업문을 뚫기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영업기획, 상품개발기획, 전략·기획·관리, IT 개발·기획 부문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관광통역가이드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노랑풍선 여행사도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때, 직무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했다. 롯데관광은 해외여행사업본부, 국내여행사업본부, 크루즈사업본부 등에서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 시 국외인솔자격증(여행업관련 자격증 등), 산업안전관리자 자격증 등의 소지자를 우대했다.

영업직의 경우 공통적으로 우대하고 있는 것이 ‘자동차 운전면허’ 소지자. 영업 직무의 특성상 다수의 기업이 운전면허 소지자에게 지원 자격을 부여하거나 채용 시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스톱, 피죤, 사조의 경우 운전면허뿐만 아니라 차량 소지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Theme 3 취미 아르바이트 이색 우대 조건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외활동의 경쟁률은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취업은커녕 대외활동조차합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그렇다고 스펙 쌓기 어렵다며 투덜대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외활동이 아니더라도 우대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은 많으니까!

과외·알바·동아리… 다양한 경험 우대
용돈벌이가 목적이었던 아르바이트도 입사 우대 조건이 될 수 있다. 교육서비스 제공 기업 이투스교육은 기획팀 신입 채용 시 학원, 과외 강의 경력자를 우대한다. 교육 관련 직무로의 취업을 희망한다면 대학시절 꾸준한 과외 아르바이트 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외식업계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에도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디야커피는 운영지원, 신사업, 마케팅, 경영지원, 운영지원, 가맹사업 분야의 공채 진행 시 ‘가맹점에서 근무한 이디야메이트’를 우대한다. 이랜드파크에서는 외식 부문 채용 시 외식 관련 근무, 활동 경험자를 우대하고 있다.

IT 관련 희망자라면 동아리 선택부터 신중할 것.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하반기 기술부문 신입사원 공채에서 IT보안 분야 채용 시 정보보호 동아리 활동 경험자를 우대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인터넷뱅킹 및 정보 보안 전문업체인 이니텍은 개발 분야 신입사원 모집 시 컴퓨터 관련 학과 동아리 활동자를 우대했다.

악기 연주·스포츠 활동… 이색 우대 사항 가득
취미, 특기도 취업에 플러스알파가 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객실 승무원 채용 시 ‘휴대 가능한 악기 연주자’를 우대 조건으로 내걸었다. 티웨이항공에서는 기내에서 악기 연주 또는 성악 공연을 진행하는 ‘하늘 위의 음악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채용 우대 조건 덕분에 티웨이항공 면접장에는 악기를 들고 온 지원자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후문.

평소 꾸준히 배워온 운동도 이색 스펙으로 꼽힌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메이트는 보건기술직 채용 시 GX수업이 가능한 사람을 우대하고 있다. 댄스, 에어로빅, 요가, 코어 트레이닝 등의 지도가 가능하다면 헬스트레이너로 근무할 수 있는 것. 곤지암 리조트 레저사업부는 동종업계 스키학교나 패트롤 유경험자를 우대한다. 스키 경력 5년 이상의 상급자라면 도전 가능하다. 그 외 제일약품은 쇼핑몰 운영 분야 채용 시 쇼핑몰 및 프로젝트 경험자를 우대한다. 채용 시 쇼핑몰 유지 보수 및 개발, 사이트 품질관리 모니터링 운영, 제휴 마케팅 관련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글 박해나 기자｜사진 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