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593호 (2007년 04월)

날씬해 보이는 슬림룩

올 봄 패션리더는 ‘슬림’을 입는다

사람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항상 변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져 다양한 미의 기준이 한꺼번에 혼재하기도 한다. 상품을 서비스와 문화를 통해 판매하고 그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은 마케팅 전략 수립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시즌마다 제시하고 대중의 의식을 빠르게 전환시켜 판매율을 신장시킨다.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도구가 바로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다. 최근 그 수많은 광고들 속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슬림(Slim)’이라는 코드다.

3주 동안 목표 체중 달성을 보장한다는 동네 피트니스센터의 슬림 패키지 등록 광고에서부터 기능이 업그레이드됐으나 외형은 한층 더 작고 얇아진 가전 및 통신기기들의 광고에 이르기까지 모두 한결같이 ‘슬림화’를 외치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바지인지 타이즈인지 모를 정도로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이렇듯 너 나 할 것 없이 슬림을 일컫다보니 급기야는 ‘슈퍼 슬림(Super Slim)’이니 ‘익스트림 슬림(Extreme Slim)’이니 하는 말까지 나온다. 이제 슬림은 단순히 ‘날씬한’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뛰어 넘어 최신의 아름다움과 ‘퀄리티’를 동시에 보증하는 절대적 기준이라도 된 듯 보인다.

이런 슬림화의 인기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되자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조차 더욱 슬림해지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다. 몇 년 전 패리스 힐턴과 함께 미국의 한 케이블 텔레비전의 리얼리티 오락 프로그램 ‘심플 라이프(Simple Life)’에 출연했던 니콜 리치만 보더라도 최근 아무런 이슈도 없이 단지 과하게 체중을 감량했다는 이유로 기자들의 관심 대상 목록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어떤 파티에 참석해도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으며 그녀는 그것을 허기짐의 보상이라도 받듯 너무나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남성도 날씬한 몸매에 관심 늘어

또한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결혼한 후 끊임없이 세인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동시에 사고 있는 빅토리아 베컴은 체중 감량에 성공해 1990년대 스파이스걸스 멤버로 활약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야말로 초슬림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급격한 체중 감량 후 그녀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의 2006 가을 패션쇼 런웨이에 서기도 했다.

이렇게 여성들만의 영역이라 여겨왔던 슬림은 이제 차츰 남성에게로 옮겨가 1990년대에 우람한 근육질 몸매로 인기를 모았던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존재를 우리들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게 했으며 1990년대부터는 키아누 리브즈, 올랜도 블룸, 조니 뎁 등과 같이 슬림하고 섹시한 배우들을 캐스팅 영순위 물망에 오르게 했다. 강단 있는 마른 몸으로 <델마와 루이스>로 1990년대 초 데뷔했던 브래드 피트도 어느새 중년을 맞으며 <트로이>에서 거의 초현실적인 근육을 선보인 바 있는데 최근 근육의 양을 줄여 다시 원래대로 날씬하고 경쾌한 보디라인으로 안젤리나 졸리의 남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파파라치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남성들이 슬림하게 된 가장 큰 영향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올 옴므(Dior Homm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에디 슬리먼’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필드는 실제로 그의 날렵한 슈트를 입기 위해 체중을 무려 수십kg 감량해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 있으며 ‘슬림 앤드 롱 스타일(Slim & Long Style)’을 고수하는 에디 슬리먼의 디자인 콘셉트 때문에 패션쇼에 오를 수 있는 남자 모델의 신체 사이즈 조건이 전체 남성복 모델의 기준을 바꾸어 놓았다. 얼마 전 보도된 신문기사에 따르면 그는 신장 186cm 이상에 몸무게가 63kg 정도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모델만을 고용한다고 한다. 이는 아주 부실한(?) 남성의 신체 조건이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최근 남자 모델들 사이에서도 식이요법과 운동이 최고의 화두로 꼽힌다고 한다.

슬림에 관한한 필자는 예찬론자도 반대론자도 아니다. 물론 모델 같은 슬림한 몸매라면 어떤 의상을 입든 구애받지 않고 멋져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과연 슬림한 외모가 이성으로부터 얼마만큼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얼마만큼 건강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업계가 제시하는 보디라인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한 시대 상품화를 위해 제시된 하나의 트렌드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슬림해지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언제 또 그 기준이 바뀌어 다른 형태의 몸을 만들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수시로 변하는 트렌드에 따라 당신의 몸을 매번 변형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다만 요즘에는 이러한 슬림이라는 키워드가 전반적으로 대세이므로 자신의 실제 체형보다는 조금 더 날렵하고 늘씬한 몸매를 소유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물론 눈속임이 아니라 실제로 벗어도 건강한 보디라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한 섭생을 유지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날씬해 보이는 룩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몸에 적당히 피트되는 의상을 입는 것이다. 한국 남성들은 아무래도 지금까지 자신의 신체 사이즈보다 한 치수 더 큰 것을 입어 편하고 넉넉한 아저씨 스타일의 룩(Look)을 많이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데 올 봄에는 살짝 한 번 변화를 시도해보자. 올해 남성 슈트 디자인에 있어서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미니멀리즘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슬림하고 날렵해 보이도록 만드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몸에 피트되고 여성 셔츠처럼 도트 처리해 허리 라인이 살짝 들어간 화이트 셔츠를 어깨선이 부드럽게 드러나고 겨드랑이 선이 높아지고 소매의 폭도 슬림하게 줄어든 ‘투 버튼(Two button)’ 재킷 속에 매치하면 당신도 슬림해 보일 수 있다. 최근에는 심지어 결혼예복에까지 실루엣을 강조한 슬림룩(Slim Look)이 등장했으니 특별한 날 더욱 멋져 보이고 싶은 욕망이 남다르다면 한 번 도전해 보자.

몸에 밀착된 셔츠에 폭 좁은 바지 ‘제격’

남성 캐주얼 차림에 있어서는 남성의 어깨 근육에서 쇄골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선을 강조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몸에 살짝 밀착되는 셔츠에 하의는 폭이 다소 좁은 바지가 적당하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많은 혐오감을 나타냈던 스키니 진(Skinny Jean), 혹은 엉덩이와 허벅지는 여유가 있으나 다리로 내려가면서 스키니 핏(Skinny Fit)으로 떨어지는 배스키 팬츠(Baski Pants)도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좀 더 보편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하체가 짧은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이러한 의상에 맞춰 깔끔한 디자인에 모양이 날씬하게 빠진 슈즈를 선택하자. 앞코가 갸름한 것이 발의 볼 너비를 좁아보이게 만들어 발 역시 슬림해 보일 수 있다. 색상은 옷과 맞추어 블랙 혹은 브라운으로 무난하게 가는 것이 좋고, 캐주얼 룩일 때는 포인트를 주기 위해 실버나 샤이닝 효과를 줄 수 있는 광택 소재 혹은 메탈 소재가 들어간 것으로 실험적이지만 휴가철이나 날씨가 좀 더 더워진다면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

슬림 룩의 마지막으로 액세서리를 활용해보자.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황사가 심한 요즘 활용도가 가장 높은 액세서리는 선글라스다. 특히 파일럿들이 착용하는 보잉 스타일의 선글라스는 모스키노(Moschino)와 베르사체(Versace) 등이 다양하게 선보였는데, 렌즈 부분의 프레임이 역삼각형이고 프레임이 크되 메탈 소재로 가늘게 만들어져 샤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특히 볼 살이 통통하거나 얼굴이 둥근 사람에게는 렌즈 색상에 음영(Shade)이 있는 것을 착용해야 훨씬 얼굴이 작아 보이고 날렵해 보이니 기억해 두자.

가방은 작은 사이즈의 백보다 큰 사이즈의 빅백을 착용한다면 몸을 어느 정도 가려주면서 슬림하게 입은 의상과 상반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몸을 더욱더 슬림해 보일 수 있도록 연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가방 속에는 투박하고 두툼한 휴대폰 대신 모토로라의 모토크레이저(Motokrzr)를, 애플의 아이팟 나노(iPod Nano)와 같이 깔끔한 디자인의 MP3 플레이어가 들어 있어야 제격일 것이다.

슬림, 이제 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의 하나하나까지도 날씬해지고 얇아지고 있다. 뚱뚱한 것이 죄악은 아니지만 건강한 것도 아님을 이제 누구나 다 안다. 반대로 지나치게 마른 것 또한 건강을 해치는 또 하나의 경계 대상이 됐으니 패션에 있어서도 중용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 올 봄·여름에는 건강하게 슬림한 자신의 복부와 만나는 날이 오도록 부지런히 자신의 몸을 움직이고 시선과 정신도 슬림한 모드로 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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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4-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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