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695호 (2009년 03월)

청소년 심리 교묘히 자극…인기 ‘한몸에’

주요 코믹 만화 히트 비결

학생들 사이에서 연예인 다음으로 화젯거리가 있다. 바로 만화다. 지금까지 나온 만화책만 해도 수십만 종. ‘땡이와 영화감독’ ‘비둘기 합창’ ‘동굴 속의 비밀’ ‘무적 삼총사’ ‘미스터블루’ ‘식신소녀’ ‘아빠는 요리사’ 등 이름도 다양하다.

하지만 성공한 만화책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인기 많았던 코믹 만화를 꼽는다면 1990년대의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다. 당시에는 ‘드래곤볼’과 ‘슬램덩크’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 두 만화책은 만화 3대 출판사인 서울문화사 대원씨아이 학산문화사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역대 코믹 만화 판매 부수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서울문화사와 대원씨아이 관계자들은 ‘드래곤볼’과 ‘슬램덩크’의 인기는 지금도 식을 줄 모른다고 전했다.

‘드래곤볼’과 ‘슬램덩크’ 외에 독자를 사로잡은 만화로는 ‘원피스’ ‘열혈강호’ ‘블리치’ ‘미스터 초밥왕’ ‘신의 물방울’ 등이 꼽힌다.

빅히트 만화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스토리 전개가 매우 탄탄할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평이 그래서 나온다.

‘드래곤볼’, 2000만 부 판매 기록

‘드래곤볼’이 최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시기는 1990년대 초·중반이다. 코믹한 캐릭터에 화려한 액션과 성적 판타지를 결합한 이 작품은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다뤘던 당시 한국 만화책과는 달랐다.

곽현창 서울문화사 소년만화팀 국장은“1990년대 초반 ‘드래곤볼’의 인기가 대단했다. 시리즈가 출판될 때마다 일부 업자들이 해적판까지 제작, 판매해 경찰에 고발하느라 애를 태웠다”며 “매호마다 10만 부 정도 팔렸던 만화 잡지 ‘IQ점프’가 ‘드래곤볼’을 연재하면서 60만 부까지 팔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시리즈 형태로 발간된 ‘드래곤볼’은 총 42권까지 나왔다. 회사 측은 “당시 권당 평균 8억 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드래곤볼’이 올린 전체 매출액은 약 336억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드래곤볼’의 인기는 2000년대 이후에도 이어졌다. 만화를 넘어 ‘드래곤볼’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했고 티셔츠도 판매돼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12일에는 ‘드래곤볼’ 영화가 개봉돼 식지 않은 인기를 반영했다.

‘드래곤볼’과 쌍벽을 이뤘던 ‘슬램덩크’는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다. 강백호 채치수 서태웅 등의 만화 주인공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농구는 당시 막 불어 닥친 미국 프로농구 NBA 바람과 함께 청소년들의 거리농구 열풍을 몰고 오기도 했다. 또, 속편 ‘슬램덩크 10일 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속편은 만화가 이노우에가 지난 2005년 ‘슬램덩크’ 단행본 1억 권 판매를 기념해 미사키 고등학교의 칠판 23개에 완성한 ‘슬램덩크’ 프로젝트를 책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한편, 고등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피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재 10주년을 맞이한 2007년에는 ‘드래곤볼’ 작가인 아키라를 비롯해 35명의 유명한 만화가들이 축전을 보내줄 정도였다. 이뿐만 아니라 반다이는 ‘원피스’를 주제로 한 카툰 랜더링 방식의 3D 액션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학산문화사의 히트작 ‘신의 물방울’도 폭넓은 팬을 확보하며 주목을 받았다. 2005년 하반기 발간과 동시에 와인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고 올해 안에 드라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여영아 학산문화사 이사는 “20대부터 70대 등 남녀노소 상관없이 책을 사들였고 최고경영자(CEO)들도 단체 주문을 많이 했다”며 “2007년 상반기에는 중앙 일간지 1면에 ‘신의 물방울’ 관련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만화를 주제로 한 글이 일간지 1면에 실린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자 학산문화사는 장년층 독자들을 위해 2007년 3월 활자를 크게 확대해 재출간하기도 했다.

‘미스터 초밥왕’은 재계에서도 주목했다. SK그룹이 경영 철학 연구 서적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초밥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주인공 세키구치 쇼타가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 결국 일본 초밥 요리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슬램덩크’와 ‘드래곤볼’의 인기 비결은 바로 청소년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어린 손오공이 청년으로 자라 할아버지가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그린 ‘드래곤볼’은 청소년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드래곤볼’이라는 아이템과 에네르기파(기를 다스리는 능력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기술) 등도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미래적인 도시, 공룡이 살 것만 같은 환경, 우주의 별, 천상계의 세계, 타임머신 등장 등 가상 세계는 상상력을 키워줬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손오공을 소재로 한 점, 등장인물을 코믹하게 구성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문화사 곽 국장은 “손오공 여의봉 근두운 등 중국풍 이름을 그대로 사용, 서유기의 효과를 살려 중년층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그러다 보니 당시 중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30, 40대 중년층에도 인기였다”며 “등장인물을 코믹하게 다뤄 재미를 추구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스터 초밥왕’, 재계서 주목받아

‘드래곤볼’이 호기심을 유발시켜 독자층을 끌어들였다면 ‘슬램덩크’는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또한 농구 초보자 입장에서 농구라는 스포츠 종목의 룰을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구조는 일반 독자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재미와 경기 묘사력이 일품인 것도 빅 히트 이유다. 스스로를 천재라고 생각하며 지나치게 오버하는 강백호의 행동은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이와 함께 ‘슬램덩크’ 작가가 NBA 경기나 사진 등을 보고 직접 만화를 그리기도 해 실감을 더하기도 했다.

‘원피스’는 다양한 개성의 주인공들, 기발한 상상력, 모험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구성력 등으로 청소년들의 심리를 자극했다. 악마의 열매, 하늘 섬에서 등장하는 다이얼과 같은 새로운 소재의 아이템 등은 원피스 전체의 흥미를 돋우는 데 일조했다.

‘원피스’ 마니아로 저스틴이라는 ID를 쓰는 한 독자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진 모험의 세계가 흥미를 유발했다”며 “각 에피소드마다 펼쳐지는 감동적인 스토리는 이 작품을 결국 인기 있는 만화책으로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신의 물방울’은 탄탄한 스토리 전개가 주원인이었던 ‘드래곤볼’ ‘슬램덩크’ ‘원피스’ 등과는 조금 다르다. 뜨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사회적 배경에 있다. 와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때라 자연스럽게 관심을 불러 모았다. 부유층으로 상징됐던 와인이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면서 만화의 내용 역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학산문화사 여 이사는 “시기적으로 잘 맞았다. 너무 빠르거나 늦었으면 인기를 끌지 못했을 텐데 와인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었을 때 나와 주목받았다”고 말했다.



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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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3-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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