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711호 (2009년 07월)

단문에 담긴 ‘매력’…생생한 정보‘가득’

초보 3일 체험기

요즘 트위터를 모르면 한마디로 간첩이다. 이란 선거 불복 시위에서 마이클 잭슨 추모까지 어딜 가나 트위터가 연일 화제이기 때문이다. ‘140자 혁명’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걸 보면 미국에서 뭔가 대단한 인터넷 서비스가 탄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트위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왜 전 세계가 트위터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갖고 트위터의 바다에 3일 동안 뛰어들어 봤다.

첫째 날(7월 6일, 월요일): 트위터를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홈페이지(www. twitter.com)를 방문해 회원 가입만 하면 된다. 까다로운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아이디와 이름,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끝이다. 게다가 회원 가입은 무료다. 다만 아직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모든 설명이 영어로 돼 있다는 것이 불편이라면 불편이다. 트위터는 현재 영어 외에는 일본어만 지원한다. 하지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가입한 다음에는 한글로 글을 올리는데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트위터 홈페이지에는 나뭇가지에 앉아 잇는 새 이미지가 한가운데 배치돼 있다. 원래 ‘트위터(twitter)’는 ‘(작은 새가) 지저귄다’는 뜻을 갖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들은 주머니 속에서 새 메시지가 왔다고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찾다가 ‘트위터’를 선택했다고 한다. 트위터에 올리는 글은 ‘트윗(tweet:지저귀는 소리)’이라고 부른다. 트위터는 ‘지금 뭐 하세요?’라는 아주 단순한 질문을 수시로 나누며 친밀하게 소통하고 싶은 친구와 가족, 직장 동료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친절한 설명이 큼직하게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회원 가입을 끝내면 트위터에 자신만의 페이지가 생긴다. 페이지의 첫인상은 황당함 그 자체다. 커다란 텍스트 입력 상자에서 커서가 깜박이며 반응을 기다린다. 눈길을 끄는 별다른 요소가 없어 엉성하고 썰렁한 느낌마저 준다. 입력 상자 위에는 ‘지금 뭐 하세요?(What are you doing?)’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그 옆에는 ‘140’이라는 숫자가 글자를 칠 때마다 하나씩 줄어든다. 140자를 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블로그처럼 장문의 글은 트위터에서는 사절이라는 뜻이다. 지금 뭐 하냐고? 방금 먹고 온 점심 이야기를 떠올리고 용감하게 입력 상자를 채워나간다.

‘점심에 회사 근처에서 부대찌개 먹었는데 참 맛있었어요. 강추입니다.’(1:30 PM Jul 6th from web)

첫 트윗이 올라왔다. 회원 가입 때 올린 내 사진과 아이디, 메시지가 예쁘게 뜬다. 그 뒤로 트윗을 올린 시간과 사용 도구가 따라붙는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기다렸지만 웬걸, 아무 반응이 없다. 이게 끝인가? 황당한 마음에 한참을 고민하다 블로그 업계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독백은 그만하고 다른 사람 ‘팔로우(follow)’를 하세요. 그래야 진짜 재미를 알아요.”

팔로우는 트위터에서 쓰는 독특한 개념이다. ‘구독’, ‘추종’ 등으로 옮기기도 하지만 아직 정확한 번역어가 없어 대부분 ‘팔로우’라고 그냥 쓴다. 내가 다른 사람을 팔로우하면, 그 사람이 올리는 트윗은 내 트위터 페이지에도 자동으로 함께 올라온다. 싸이월드에서 ‘일촌’ 개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일촌은 내가 신청하고 상대가 수락해야 관계가 맺어지지만 팔로우는 ‘짝사랑’이 가능하다. 상대가 수락하든 말든 내가 팔로우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를테면 김연아 선수 같은 유명인도 얼마든지 팔로우할 수 있다(물론 김연아 선수가 팔로우를 차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팔로우하는 관계가 되면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편리해진다. ‘팔로우’의 이런 가벼운 관계는 트위터가 빠르게 확산되는 핵심 요인이다.

그러면 밑도 끝도 없이 팔로우할 사람을 어디서 찾나? 먼저 후배의 트위터 페이지를 찾아갔다. 페이지 주인의 사진과 아이디 밑에 ‘Follow’ 버튼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팔로우 버튼을 누르라는 뜻이다. 오른쪽 바에는 이 후배가 팔로윙(Following)하는 사람들의 사진이 가지런하게 정렬돼 있다. 그중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chanjin)를 클릭하니 이 대표의 트위터 페이지가 나왔다.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팔로우 대상을 늘려갔다. 트위터계의 스타인 김연아 선수(Yunaaaa), 그리고 소설가 이외수(oisoo), 이재오 전 의원(JaeOhYi), 심상정 전 의원(sangjungsim), 김형오 국회의장(hyongo), 또 몇몇 언론사 기자들. 명단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오늘은 이쯤이면 됐다.

둘째 날(7월 7일, 화요일): 트위터 페이지에 접속하자 밤새 올라온 ‘트윗’이 수북이 쌓여있다. 어제 팔로윙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올린 글들이다. 소설가 이외수 씨의 짧은 글이 인상적이다.

‘옷걸이에 축 늘어진 채 걸려 있는 옷을 보면서 문득 ‘나는 어디로 갔지’라고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12:12 AM Jul 7th from TwitterFox)

강원도 화천에 은거하는 이 소설가는 어제도 밤늦도록 깨어있던 모양이다. 이외수 씨는 트위터를 애용하는 트위터 세계의 유명 인사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어제 트위터에 입성한 것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재 출연 소식이 기존 언론의 엠바고(보도 제한) 전에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던 사건도 밤새 화제가 됐던 모양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새벽 4시에 귀국했는데 20여 명의 국회의원이 눈도장 찍으러 공항에 나왔더라는 소식도 있다. 대부분 짧지만 신랄한 표현들이다.

트위터에 접속해 다른 글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새로운 트윗은 끊임없이 추가됐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나, PDA, 혹은 아이팟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정한 유비쿼터스의 세상이다. 미국에선 휴대전화 단문서비스(SMS)로 트윗을 올릴 수 있지만 한국에선 아직 지원되지 않는다.

이제 내 트윗을 읽어줄 팔로우어(follower)를 확보할 차례다. 그런데 어제 찾아가 팔로우한 심상정 전 의원이 어느새 나를 팔로우하고 있었다. 내가 자신을 팔로우하기 시작한 걸 확인하고 발 빠르게 응답한 것이다. 나의 첫 번째 팔로우어다. 이제 내가 올리는 트윗은 심 전 의원 페이지에도 동시에 올라간다. 이어 어제 방문했던 몇몇 사람도 팔로우어가 됐다. 이제 내 트윗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 얼마 전에 쓴 블로그에 대한 기사를 첫인사 겸 보내기로 했다.

‘반갑습니다. CEO가 놓치지 말아야할 블로그 20선이란 기사를 썼는데 의견 부탁드려요. http://bit.ly/UpcwC’(2:15 PM Jul 7th from web)

입력 상자에 글을 쓸 때 인터넷 주소를 그대로 복사해 붙이면 트위터에서 알아서 주소를 ‘http://bit.ly/UpcwC’ 형태로 축약해 준다. 140자라는 글자 수 제약 때문이다. 비록 쓸 수 있는 분량이 140자에 불과하지만 이런 링크 기능을 활용하면 거의 무한대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특정 팔로우어에게만 글을 쓸 때는 앞에 ‘@상대방 아이디’를 붙여주면 된다. 다른 사람에게 받은 트윗을 인용해 보낼 때는 ‘RT(리트윗)’을 붙인다.

셋째 날(7월 8일, 수요일): 이제 트위터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트윗을 읽는 것도 흥미롭다. 트위터 세계에는 인터넷 뉴스나 블로그에서 볼 수 없는 그들만의 화제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인상적인 것은 다른 매체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속도다.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가기 때문이다. 8일에는 국내 주요 사이트에 대한 해킹 공격이 신문 1면을 장식했다. 트위터 페이지에 올라오는 트윗에서 이상 조짐이 처음 나타난 것은 7일 저녁 9시께다. 누군가가 몇몇 사이트가 접속이 안 된다고 알렸다. 한 일간지 기자는 트위터를 활용해 가장 먼저, 깊이 있는 분석 기사를 만들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트위터 페이지에는 검색창이 있다. 검색어를 치면 트위터에서 오간 수많은 글 중에서 관련되는 것을 찾아 준다. 어제 보낸 블로그 관련 기사를 검색해 봤다. 순식간에 7개의 트윗이 나왔다. 기사 링크와 간략한 촌평이 달려 있었다.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해졌다. 그 기사에 대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엿본 느낌이다. 트위터가 왜 그렇게 대단한 대접을 받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요즘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포털 사이트에서 자기 회사 이름이나 제품명으로 검색해 보는 게 주요 업무 중 하나다. 하지만 조만간 검색 대상이 트위터로 바뀔지도 모른다.

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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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7-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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