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business 제 726호 (2009년 11월)

근친상간이 파국으로 끝나는 이유

인생의 사막⑩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사춘기 아들이 자위행위를 하다 갑자기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어머니에게 들켰다. 당황한 아들은 어쩔 줄 모르는데 엄마가 돌연 아들 곁으로 다가온다. “이런 건 혼자 하면 좋지 않단다. 내가 도와줄게. 네가 섹스 욕구 때문에 공부에 방해받는 것을 엄마는 원하지 않는단다. 섹스가 생각날 때면 내가 도와줄게(You cannot study if you cannot have sex. You may use my body.).”

엄마는 아들의 자위행위를 도와주게 되고 흥분한 나머지 그만 섹스를 하게 되었다. 엄마와 아들의 섹스는 그들만의 ‘은밀한 일’이 되어버렸다. 역사심리학 저널(Journal of Psychohistory)에 발표된 근친상간 논문(1991 겨울호)에 따르면 일본의 근친상간은 아버지와 딸보다 어머니와 아들(29%)이 더 많다고 한다.

최근 아내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이웃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3 아들을 둔 어머니가 아들과 성관계를 한다는 사실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하더라는 전언이다. 남자가 사정을 통해 욕구를 배설하지 못하면 공부를 잘할 수 없게 된다면서 엄마가 섹스 상대를 자청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정에서는 아빠와 중3 딸이 지금도 집에서 함께 목욕을 한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해온 일이라 엄마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마치 엽기 영화의 한 장면이나 신문 사회면 톱기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 ‘세비지 그레이스(2007년)’는 197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국의 베이클랜드 가(家)의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다. 1972년 런던의 고급 아파트에서 쉰 살의 바버라 베이클랜드가 아들 안토니에게 식칼로 살해당했다. 베이클랜드가는 플라스틱을 발명한 미국에서 유명한 부자 가문이어서 존속살인 사건은 당시 서구 사회의 엄청난 가십거리였다.

당시 아들 안토니와 엄마인 바버라 베이클랜드가 성적인 관계를 맺어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정신이상으로 구금된 안토니는 출감 직후인 1980년에 할머니를 다시 칼로 찔렀고 1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애인의 성을 다룬 독립영화 ‘아빠’에서는 딸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아버지가 딸과 성관계를 맺는다.

근친상간은 영화에서처럼 대부분 파국을 맞고 가족 전체가 참담한 불행으로 이어진다. 부모가 자녀를 위한다고 저지르는 행위는 결국 자녀를 파멸 속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인간의 무의식에 죄의식으로 잠재돼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① 톡·톡·톡= “삶은 고해다. 이것은 삶의 진리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진리다. 그러나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삶은 더 이상 고해가 아니다.”

신경정신학자인 M 스캇 펙이 쓴 ‘아직도 가야할 길(원제: The Road Less Traveled, 열음사 펴냄)’에 나오는 인상적인 첫 문장이다. 삶이 고해라면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노력하면 그 자체로 인생은 숭고해질 수 있다. 부모가 인간에게 주어진 고해를 결코 대신해줄 수는 없는 것이다. 스캇 펙의 이 책은 인생의 사막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곁에 두고 읽으면서 고해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데 지침서로 삼을 만하다.

② 톡·톡·톡=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대로 “고통은 가르침을 준다.”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반기며, 더 나아가서는 문제가 주는 고통까지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 책은 다양한 임상 사례를 예로 드는데, 불감증으로 남편이 떠나버린 레이첼의 경우를 읽으면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얼마나 개인의 인생을 지배하는지 알 수 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권위적이고 지배적인 어머니는 딸을 불감증으로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스물일곱 살의 레이첼은 어머니가 만들어 놓은 규칙대로 따르지 않으면 당장에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짓눌려 자랐다고 한다. 레이첼은 어머니로부터 고용인에게나 하는 말들을 들으며 자랐다. 레이첼은 어머니의 기대에 따라 행동해야만 사랑과 관심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성인이 된 레이첼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다.

③ 톡·톡·톡=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서 굳건한 사랑을 받지 못하면 성인이 된 후에 많은 문제점을 갖게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당신이 나를 버리고 가기 전에 내가 당신을 버릴 것이오”라는 증세다.

레이첼의 불감증은 그의 남편과 이전의 남자 친구에게 “네가 어느 날인가 나를 버릴 것을 잘 알고 있으니, 나를 너에게 주지 않겠다”는 형태로 표현된 것이라고 스캇 펙은 지적한다. 그게 성생활에서조차 긴장을 풀지 못하게 했고 불감증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심장 발작 후 우울증에 걸린 쉰두 살 사업가의 사례에서는 지배적인 어머니의 성향이 자녀의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돈을 버는 데만 급급했고 기업을 확장시키는 데만 관심을 두고 살아온 그는 문득 지난날을 돌이켜 보다가 허무해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우울증에 걸렸다.

④ 톡·톡·톡= 그는 오랜 생각 끝에 지배적이고 비판적인 어머니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그렇게 산 자신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어머니 눈에 성공한 자식이 되고자 사력을 다해 열심히 일한 것이었다.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어린 시절 부모의 영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그 원인을 추적하면 부모의 사랑 결핍과 사랑 과잉 중의 하나로 귀결된다. 사랑의 과잉은 애착이나 소유욕과 연결돼 있다. 그래서 성인이 된 자녀가 신경증 환자나 성격장애인이 되기 쉽다.

⑤ 톡·톡·톡= 신경증인 사람들은 너무 책임을 지려고 하고, 성격장애인 사람들은 응당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한다. 성격장애의 사람들은 세상과 대결할 때 세상이 잘못됐다고 치부해 버린다.

⑥ 톡·톡·톡= “신경증 환자는 자기 자신을 못살게 굴고, 성격장애인은 자기 이외의 사람들을 못살게 군다.”

스캇 펙에 따르면 신경증 사람들의 특징으로 내가 꼭 해야 했는데, 내가 마땅히 해야 할 도리인데, 내가 해서는 안 되는데 등등의 말을 한다. 이들은 한 개인의 자기 이미지를 열등한 존재로 자각해 자신은 항상 수준 미달이라고 비하한다.

성격장애인은 나는 할 수 없어, 나는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꼭 이렇게 해야만 해, 나는 꼭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등등의 말을 자주 한다고 지적한다. 성격장애인들이 자기들 문제에 대해 배우자, 자녀, 친구, 부모, 고용인, 환경, 학교, 정부, 사회제도, 남녀 차별 등 외부로 책임을 돌리며 비난한다.

⑦ 톡·톡·톡= ‘이건 내 문제가 아니야’라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이 해결해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로지 ‘이것은 내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내게 달렸다’라고 말할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⑧ 톡·톡·톡= “네가 문제 해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네가 문제의 일부가 되고 말 것이다.”

스캇 펙은 오키나와에 주둔한 한 미군을 음주 문제로 진료한 적이 있다. 그는 “오키나와에서 저녁에 할 수 있는 일은 술 마시는 일 외에 아무것도 없다”면서 술만 마셨다. 독서는 영내가 너무 시끄러워 못하고 도서관은 너무 멀어 못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빌어먹을 놈의 섬이 누구든 술을 마실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푸념한다. 그는 계속 술을 마시다가 결국 퇴역 당했다.

⑨ 톡·톡·톡= 우리의 문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우리의 성장 발달에 가장 기본이 되는 문화는 가족 문화이고, 부모는 그 ‘문화의 지도자’인 것이다.

결국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관심과 존중을 받고 자랐느냐의 여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은 새삼 일깨워준다. 문제를 만드는 사람은 아이들이 아니라 다름 아닌 부모들인 것이다.


최효찬 소장은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현재는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강의를 하는 한편 자녀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 ‘5백년 명문가, 지속경영의 비밀’ ‘아빠가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49가지’ ‘메모의 기술 2’ ‘한국의 1인 주식회사’ 등의 저서가 있다.

최효찬·자녀경영연구소장 / 문학박사 roma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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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10-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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