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제 144호 (2017년 05월)

포르노를 보는 남편



[한경 머니 기고=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성 전문가·보건학 박사]남자들이 포르노를 보는 것은 여자들이 패션잡지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일까? 시각적인 자극에 예민한 남자들로서는 포르노가 자극의 한계를 높이는 데 일조를 하기 마련인데 이는 남자들에게도 절대 유리하지 않다.

“남편이 언젠가부터 포르노를 자주 봅니다. 남자가 포르노를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는 들었지만 문제는 저하고 부부관계를 안 한다는 것입니다. 포르노 보고 혼자 자위행위를 하고는 자 버리는 거죠. 숨어서 몰래 하지만 저도 다 알아요. 저는 자존심도 상하고 욕구도 해소되지 않아선지 별일 아닌 것에도 화가 나고 그러다 보니 남편과 자주 싸우게 되네요. 어떻게 해야 하죠?”

“제가 유학을 와서 공부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를 포르노 보는 것으로 풀곤 했습니다. 아무래도 말이 서투르니 외국 여학생에게 데이트를 신청할 수도 없고, 자신도 없고 해서 시험이나 리포트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몇십 편의 포르노를 몰아서 보면서 해소하곤 했어요. 물론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도 자주 하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얼마 안 돼서 샤워하는 아내의 몸을 보고 실망했죠. 그 포르노에서 늘 봐 온 몸매가 아니더라고요. 그게 참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발기가 안 되고, 하다가 사그라지기도 했죠. 지금 생각하니까 포르노를 영화처럼 봤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매번 아주 매력적인 여자들과 섹스를 한 것 같아요. 이제 아내와는 흥분이 잘 안 되는데, 어떻게 하죠? 아내는 화가 나서 이혼을 하자고 합니다.”

◆결혼한 남자의 포르노 중독이 심각한 이유

요즘 포르노를 보는 남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상담들처럼 남편이 포르노만 보고 자신과 부부관계를 안 한다는 상담도 많아졌지만 남자들로부터 자신이 포르노에 중독된 것 같다는 상담도 자주 받는다. 특히 같은 고민을 가진 유학생들의 상담도 적지 않다.

얼마 전부터 남자가 포르노를 보는 것은 여자가 패션잡지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 말해 왔었다. 또 결혼한 남자가 포르노를 보고 자위행위를 한다고 해도 아내와의 섹스도 자주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아니라고도 말해 왔다.

그런데 요즘 진행되는 상담 과정에서 포르노를 자주 보는 것이 간단하지 않으며 점차 심각한 문제가 돼 간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알고 있지만 요즘 세태가 성의 상품화가 일상화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 어린 여자들이 경쟁하듯이 야한 의상을 입고 성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춤을 추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애무방’이니 ‘안마방’이니 나아가 ‘키스방’까지 유사 성행위를 파는 업소가 버젓이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는 세상이다. 세계 어디를 봐도 우리나라처럼 성을 쉽게 사고파는 나라는 없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남자들은 성적 자극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각성되며 흥분할 수밖에 없다. 또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에 걸맞게(?) 사이버상의 성 또한 만연해서 인간의 본성인 관음증과 노출증을 부추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특히 시각적인 자극에 예민한 남자들로서는 포르노가 자극의 한계점을 높이는 데 일조를 하는데 이것은 남자들에게도 절대 유리하지 않은 일이다.



◆섹스 중독 vs 섹스리스

포르노를 보면서 하는 자위행위는 아내와 힘들여(?) 하는 섹스와 다르다. 섹스란 그야말로 사랑의 표현이고 소통이어서 서로의 반응에 주의 깊게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남자가 여자와 하는 섹스의 의미는 자신이 오르가슴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상대 여자를 흥분시키고 만족시켰느냐 하는 만족의 질에 깊이 관여하기 때문에 여자랑 하는 섹스는 어쩌면 매번 오르는 시험대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그때 상대가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흥분하고 만족했다는 신호를 보내오면 일(?)은 훨씬 쉬워지지만, 늘 익숙한 모습에 자극적이지도 않고 의무방어전 같은 심정으로 임한다면 그에겐 그저 힘든 노역일 뿐이다.
 
게다가 점점 하드코어 포르노를 보다 보면 웬만해서는 흥분도 잘 되지 않아 발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포르노를 보는 남편들은 아내와의 섹스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남편은 포르노를 보고 밖에서 쉽게 성매매를 하거나 해서 오히려 섹스 중독이 될 판인데, 아내는 섹스리스인 경우도 많다.

어쨌든 포르노를 자주 보고 그때마다 자위행위를 하게 되면 남편은 아내와의 섹스가 그리 필요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성이란 것이 너무 하지 않다 보면 자신이 무시받는 것 같고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거칠어져서 평소에 그냥 넘어갔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싸우게 된다. 반면 너무 많아도 물리게 된다.
 
그러므로 점점 아내와 소원해지고 아내는 거칠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청소년의 포르노 중독뿐 아니라 결혼한 남자들의 포르노 중독도 심각한 문제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포르노를 습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혼외 관계에서 더 흥분을 느끼고, 죄책감도 덜 느낀다. 또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왜곡이 일어난다. 게다가 익숙해진 아내와는 잘 안 되는 섹스가 모르는 사람, 처음 만난 사람, 성매매에서 만난 사람과는 잘 된다.

또 요즘 더욱 심각한 현상인 포르노를 보고 욕구를 해소하되 어떤 성적 행위도 없이 그저 보고 즐기기만 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면 자극은 점점 더 강한 것을 원하게 되고, 실제 섹스는 안 하니 포르노의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는 몰래 숨어서 보는 심리도 한 몫 한다. 그래서 더 스릴이 넘치고, 유혹이 강해진다.

가능하면 포르노 보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포르노를 자주 보는 남편에게는 아내에게 오픈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르노를 보게 하지만 숨지 않고 떳떳이,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은 같이 보는 것이다. 포르노를 숨어서 보지 않고 아내와 함께 보게 되면 아무래도 혼자 볼 때 느끼는 야릇한 스릴과 흥분에만 몰입하지 않게 된다.

포르노를 보며 같이 이런저런 이야길 섞다 보면 야한 포르노의 장면에 깊이 몰입하지 않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포르노 중독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이다. 그리고 포르노를 보고 나선 자위행위가 아니라 아내와 관계를 갖는 것이다. 이때 아내로서도 남편과의 섹스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때로는 리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중독이든 의존과 결핍에서 온다. 그렇다면 남편에게 좀 더 능동적으로, 그리고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열심히 신호를 보내 나와의 섹스가 포르노 보기보다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도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성 전문가·보건학 박사 / 일러스트 민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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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4-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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