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제 165호 (2019년 02월)

그림 있는 집, 美와 투자 ‘일석이조’


LIFE • house & story

[한경 머니 = 문혜원 객원기자 | 사진 오픈갤러리·프린트베이커리 제공] 우연히 초대된 집에 갔을 때 작은 소품, 가구나 벽에 걸린 그림에서 그 집 주인의 높은 안목을 만난다면,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집의 작은 소품 하나하나가 자기를 반영하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집의 분위기를 만들고, 생기를 불어넣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그림이 아닐까. 그래서 벽을 휑한 채 두거나, 아무런 의미 없는 장식물로 채우기보다는 보다 의미 있고 특별한 그림을 걸면 인테리어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그림을 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취향이 잘 반영된 작품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그림과 마주 해야 하기 때문에 금세 싫증이 나거나 집의 분위기와 너무 동떨어진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어느 공간에 설치하느냐에 따라서도 작품의 선택은 달라진다. 현관을 시작으로 거실, 다이닝 룸, 침실, 아이 방 등에 따라 어울리는 그림을 찾아야 하는 것. 거실은 가장 넓은 공간이기 때문에 크기가 크면서도 무난한 것이 좋다. 보통 거실에는 소파 뒤편에 설치하는데 40~50호 정도의 크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침실은 침실의 헤드 중앙에 위치를 잡고 30~50호 정도의 크기가 적당하다.

창의력이 돋보이는 상상화는 현관이나 서재, 아이 방에 더욱 잘 어울린다. 상상화와 동물화가 가진 유쾌함과 사랑스러움은 영감을 불러일으켜 주고, 긍정적인 기운을 북돋아준다.

정선정 오픈갤러리 큐레이터는 “그림을 선택할 때는 자신이 어떤 취향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 구성원의 취향도 반영해야 하는데 가장 보편적으로 찾는 그림은 자연이나 식물을 그린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은 식물을 집에 들인 효과를 낼 수 있어 집 안을 보다 싱그럽게 연출할 수 있다”며 “만약 아이가 있다면 아이의 정서를 고려해서 아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너무 난해하지 않은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작품을 걸 때 수평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대형 화랑에서는 직접 그림을 설치해주지만 개인이 설치할 경우 수평계를 이용해 정확히 수평을 맞춰야 한다. 약간의 틀어짐도 시각적으로 크게 두드러져 보일 뿐 아니라 불안정함과 정돈되지 않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림을 걸 때에는 공간의 좌우 대칭을 잘 맞춰주는 것도 더욱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이 가진 매력을 더 잘 살리고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원한다면 현관 앞, 복도 끝, 거실 등 시선이 오래 머무르는 곳이 좋다. 벽에 거는 것뿐 아니라 그림 호수가 10호 이하로 작다면 잘 정돈된 사이드보드 위나 선반 위에 그림을 두는 것도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림은 어느 곳에나 걸거나 둘 수 있다. 단, 조명이 없어 너무 어두운 곳이나 물이 튀어 그림이 오염될 수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 또 열기로 그림이 손상될 수 있는 전자제품 주변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림 대여 서비스, 30만~1000만 원대까지

처음부터 고가의 그림을 사서 걸기란 쉽지 않다. 자신의 취향이 어떤 것인지, 어떤 그림이 집과 어울리는지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그림을 대여하는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오픈갤러리는 3개월마다 그림을 교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달 3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자신이 고른 그림을 집에 전시할 수 있는 것. 3개월 후에는 그림을 교체하거나 그림을 계속 소장할 수 있다. 구매 시 가격은 30만 원대부터 100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렌탈로 그림을 걸다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20~30%나 된다고 한다. 

정선정 큐레이터는 “오픈갤러리의 자체 선별 기준에 따라 미술 학예팀이 작품성과 작가의 활동이 활발한지 여부 등을 따져 작품을 입점시킨다”며 “그림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믿고 거래할 수 있는 분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업 작가 위주로 작품을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과 작가를 연결함으로써 신진 작가의 활발한 창작 활동을 돕는 한편, 고객에게는 다양한 국내 신진 작가의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프린트베이커리는 디지털판화와 실크스크린, 옵셋프린트, 석판화 등 다양한 형태의 판화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원작을 그린 작가와 유족이 직접 감수하는 한편, 작가의 친필 서명과 함께 에디션 넘버가 포함돼 오리지널 작품을 소장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의 친필 서명과 에디션 넘버가 있기 때문에 복제품이 아닌 진품으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가장 큰 이점은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을 원화 작품의 수십 분의 일의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일반인에게도 예술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받는다.

예를 들어 김환기 작가의 작품 <#320>의 경우 원화는 40억~50억 원을 호가하지만 300점 한정의 판화 작품은 118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진품 투자의 가치  

유명 작가의 작품은 그 자체가 가진 가치 때문에 인테리어적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국내를 대표하는 화백의 작품은 국내외 옥션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동시대 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집이 모던한 분위기라면 줄리언 오피나 야요이 쿠사마, 카우스와 같은 팝아트 작가의 작품으로 보다 생기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고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안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옥션은 가나문화포럼을 통해 2005년부터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강좌를 열고 있다.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강의와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상설 강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작품 구매 시에는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술품 구입 시 예산 책정, 작가 및 작품 분석, 적절한 구매 시점과 보험, 운송까지 작품 구매에 필요한 전 과정을 스페셜리스트와 상의할 수 있는 것.  

미술품 경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도 안목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눈을 뜨면 보다 다양한 측면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5호(2019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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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1-3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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