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언

나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조경 공사에 쓸 나무는 한정돼 있는데 한때 인기가 좋은 나무라고 무작정 심어 놓으면 공급 과잉이 돼 헐값에 팔리거나 팔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일 경우에는 품귀 현상을 보여 다른 종류의 나무보다 월등히 높은 값에 거래가 되곤 한다. 돈 되는 나무를 심기 위해 전망 있는 조경수에 대해 충분한 분석과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BIG STORY] 나무도 주식과 같은 원리, 과잉 생산으로 헐값 된 수종 심어라
나무는 주식과 비슷한 성향이 있다. 비싸게 거래가 된다고 하면 인기 수종이 돼 너도 나도 묘목을 구입하게 되고, 4~5년 뒤에는 공급 과잉으로 본전도 못 뽑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우린 역발상으로 현재 과잉 생산으로 헐값이 된 수종을 알아봐야 한다. 묘목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나무가 어떤 것인지를 알면 어렵지 않다. 이런 나무는 확률적으로 인기 수종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느티나무·왕벚나무 등 가로수류 초보자에게 적합
2014년 기준으로 보면 같은 규격 나무 가운데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나무가 이팝나무다. 왕벚나무는 일정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투자에 안전하다고 한 느티나무는 최근 값이 떨어졌다. 예전, 느티나무 인기가 좋을 때엔 사람들이 너도 나도 느티나무 묘목을 심었다. 그런데 이제 이 나무가 자라고 보니 느티나무를 기른 사람이 너무 많았다. 결국 과잉 공급으로 값이 내려갔다. 반대로 같은 시기에 이팝나무는 인기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묘목을 심은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성목이 돼 팔 때가 되고 보니 이팝나무는 공급이 적었다.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는 멀리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 오래간다는 말이 있다.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에 눈을 돌리는 것이 안전한데, 그러한 측면에서 나무 재테크에 막 발을 디디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무난한 수종은 가로수류다.

느티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 메타세쿼이아, 대왕참나무 등과 같은 가로수류는 대중이 선호하는 수종이며 적응력이 좋고 신도시, 도시정비, 혁신도시 등의 가로수로 대량 식재되기에 그 수요 또한 많다. 지름 3~4cm의 중간 묘를 식재해 재배하면 병충해에도 강하고 적응력도 좋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테크로 나무에 접근한다면 안전성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식시장에서 레버리지 효과라는 말이 있듯, 위험이 큰 만큼 고수익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종목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단지들의 차별화 전략에 따라 앞으로 예술성이 높은 조경수에 대한 수요는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산에서 40년, 50년 자란 소나무를 구해 어느 정도 조형을 해서 팔면 비싸게 팔린다. 이런 나무를 ‘특수목’이라고 하는데, 조달청에 나무 값이 공시되지 않는다. 결국 부르는 게 값이란 소리다.

이런 기준으로 나무를 선정한다 할지라도 전망 있는 조경수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 정서에 맞는 대중성이 큰 나무인지, 적응력이 좋은 향토성이 있는 자생 수종인지, 외래 수종이라도 국내 환경에 맞고 관상 가치가 뛰어난 것인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강하게 성장하는지 등이다.


4~5년 키운 직경 12cm 나무, 300~400% 수익률
조경수를 선정했다면 상세 수익성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표1>은 2014년도에 설계된 세종시 한 근린공원의 교목 식재 현황이다. 전체적으로 특이한 수종이나 낯선 수종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대중성 있는 수종이 설계자들에게도 무난하기에 그렇다. 특이한 외래 수종이나 낯선 수종을 사용하면 시공 때 조경수를 수급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설계가 변경될 수 있기에 무리한 수종을 설계에 집어넣지 않는다. <표1>을 보면 조경수의 목표 규격(판매 규격)을 볼 수가 있다. 규격이 큰 나무들도 보이지만 대체로 직경 10~12cm를 사용하고, 그중에서도 직경 12cm가 대다수다. 그러하기에 교목의 목표 규격을 직경 12cm로 잡고 식재하라는 것이다. 팔고 남은 것은 규격을 더 키워 판매하면 되는데, 직경 12cm만큼 많은 수량은 나가지가 않는다.

가장 많은 수량이 사용된 수종인 느티나무, 이팝나무, 왕벚나무를 목표 규격 직경 12cm로 재배해 판매한 예로 수익률을 알아보자. 여기에서 수익률은 조경수 판매 총액에서 식재 비용과 관리 비용을 뺀 값이다.

식재 비용은 묘목을 농장에 식재할 때 들어가는 비용인 묘목, 거름, 지주대의 비용, 농장 조성 시 들어가는 장비 대여비, 자재비, 식재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관리 비용은 조경수 재배를 하면서 필요한 농장 관리의 비용인 제초, 비료, 병충해 방제에 들어간 재료비, 인건비, 밭 임대비 등이 포함된다.

<표2>의 상세 수익 분석표를 보면 식재 비용과 4년간 관리 비용 약 1600만 원을 투자해 느티나무는 3429만 원의 순이익을, 이팝나무는 5539만 원의 순이익을, 왕벚나무는 4696만 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각각 300%, 430%, 380%의 수익률이 발생된 셈이다. 여기서, 판매 수량은 식재 수량의 80% 정도로 보면 적당하다. 애지중지 키운 모든 나무들을 잘 팔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느티나무는 투자에 있어 안전한 나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수종이다. 그러다 보니 가격이 예년보다 많이 떨어졌다. 이팝나무는 아직까지 수요가 많아 인기 수종이라 다른 수종에 비해 비싼 감이 있다. 왕벚나무는 한때 공급량이 많아 저렴하게 팔리기도 했는데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수종이다. 이렇듯 조경수의 수익률은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격의 차가 발생한다. 그러나 수형 관리를 잘하고 제대로 판매할 수 있다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BIG STORY] 나무도 주식과 같은 원리, 과잉 생산으로 헐값 된 수종 심어라
박세범 트리디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