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시계 칼럼니스트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소명 의식을 갖고 뚜벅뚜벅 걸어가죠
보헴 퍼페추얼 캘린더 워치 몽블랑 원피스 아이잗 컬렉션
보헴 퍼페추얼 캘린더 워치 몽블랑 원피스 아이잗 컬렉션
회중시계든 손목시계든 3~5cm의 작은 공간에 그렇게 다양한 기능을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신비롭다. 정희경 매뉴얼 세븐 대표가 쓴 <시계 이야기>는 시계의 기본 지식을 친절히 담아 업계 사람들과 앞으로 일할 사람들에게는 바이블로 통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시계 칼럼니스트이자 국내 시계업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특별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선구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시계로 소통하다
매거진 에디터에서 시계 칼럼니스트로 심화한 지 10년. 시계를 취재하면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아쉬움에 내가 수시로 참고할 만한, 내가 보기 편한 책을 만든 것이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들었다. 시계는 예술과 기술의 만남으로 완성된다.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하고 평소 컴퓨터, 디지털 카메라 등 전자 기기에 흥미가 많았던 터라 시계에 빠진 것은 어찌 보면 운명과도 같다. 스위스 고급시계박람회(SIHH)와 바젤월드 등의 취재와 교육을 비롯해 칼럼 기고, 스위스 고급시계재단(FHH)의 강사로 시게 강의를 맡고 있으며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서울 기획자로 지난 해부터 올해 전시 준비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본사 정보를 보다 빠르고 밀접하게 취재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밖에 없었다. 처음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힘든 환경에서 일하고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것과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차기도 하다. 남들이 뭐라 하든 목표 의식과 소명감을 갖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 개척자로서의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 매력적인 몽블랑
필기구로 유명한 몽블랑은 1997년 '시간을 기록하다'라는 인상적인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첫 시계를 출시했다.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한 남성 위주의 중가 시계로 선보이다 2007년, 1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미네르바를 인수하면서 인하우스 무브먼트 등을 제작, 고급 시계군을 대폭 늘렸다. 또 지난 몇 년간 보헴 컬렉션 등 여성 라인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포츠 라인과 가격대가 좋은 클래식 시계를 출시하고 있다. 현재 몽블랑은 500시간 랩테스트 등 성능 대비 가격, 즉 가성비가 좋은 시계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다. 비교적 짧은 역사 동안 자체적인 기술로 고가의 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한 스마트 스트랩의 타임 워커 E-스트랩 워치를 도입하는 등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잘 이뤄가고 있다.
[몽블랑 X 머니] Portrait of pioneer - 2

MONTBLANC with Jung Hee-kyoung
보헴 퍼페추얼 캘린더 18K 레드골드 베젤에 화려하게 세팅한 다이아몬드가 돋보이는 이 여성용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2100년까지 날짜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는 퍼페츄얼 캘린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름 36mm 레드골드 케이스에 블랙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매치해 우아한 분위기를 전한다. 2745만원



백지원 건축가
사람들의 숨겨진 욕망을 공간화시키기 개척자로 부르더군요

헤리티지 루즈 앤 느와 블랙 만년필과 4810 트윈플라이 크로노그라프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 모두 몽블랑 의상 본인 소장품
헤리티지 루즈 앤 느와 블랙 만년필과 4810 트윈플라이 크로노그라프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 모두 몽블랑 의상 본인 소장품
공사장의 임시 사무실이나 전원주택의 창고로 쓰이던 컨테이너가 복합 문화 시설의 세련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백지원 얼반테이너 대표가 설계한 '플래툰 쿤스트할레'가 소개되자 독특하고 재미있는 컨테이너 건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 곳은 플리마켓이 열리기도 하고 브랜드 론칭 스폿 혹은 아티스트의 전시관이 되기도 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문화플랫폼인 커먼그라운드 등을 통해 컨테이너 건축물의 비전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백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이 가장 주목하는 건축가임이 틀림없다.

시대의 흐름, 컨테이너 건축
현재 건축의 가치는 다음 세대를 위한 아름답고 위대한 지구를 남기는 데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에서 컨테이너 건축은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 그리고 조립식 공법을 통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가까운 미래에 있을 가상 건축인데, 이 부분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센서링을 통한 공간 계량과 행동 빅데이터, 그리고 전 세계의 집단 지성을 활용해 오픈소스 네트워크로 도시를 개발한다면 박스 타입의 단순한 셀(cell) 형태로 시작돼야 한다고 믿는다. 또한 희소성이 더해진 한시적인 팝업 건축도 위대한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쉽다, 빠르다, 즐겁다
많은 사람들이 집 짓는 즐거움을 포기한다. 건축은 꼭 건축가만 하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건축을 즐길 수 있다. 그 즐거움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수단으로 레고 블록을 쌓듯이 집을 쉽게 빠르게 짓는 해상용 컨테이너를 건축 소재로 선택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청년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최근 젊은이를 위한 코리빙, 코워킹, 호스텔, 미켓을 컨테이너 모듈러 건축으로 빠르게 공급해 함께 모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함께 모여 일하며 즐거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MONBLANC with Baik Ji-won
4810 트윈플라이 크로노그라프 리미티드 에디션
지름 43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듀얼타임과 플라이백 기능이 탑재됐다. 중앙에는 로컬타임을 가리키는 시, 분 핸즈와 함께 크로노그라프 초침, 그리고 홈타임을 가리키는 작은 블루 핸즈가 놓여 있다. 올해 몽블랑 110주년을 맞아 1110피스 한정 출시했다. 922만 원.

루즈 앤 느와 블랙 만년필 창립 110주년을 맞아, 몽블랑의 창립자들이 1909년 출시한 첫 번째 만년필인 '루즈 앤 느와'를 기리며 선보인 만년필이다. 몽블랑은 초창기의 개척정신을 되살리고, 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필기감을 선사하기 위해 전설적인 컬렉션을 재해석했다. 87만 원.



김종진 뮤지션
잠재된 창의력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뮤지션의 일이죠
4810 크로노그라프 오토매틱 워치와 헤리티지 루즈 앤 느와 블랙 만년필 모두 몽블랑 셔츠 까날리 팬츠 에스.티.듀퐁
4810 크로노그라프 오토매틱 워치와 헤리티지 루즈 앤 느와 블랙 만년필 모두 몽블랑 셔츠 까날리 팬츠 에스.티.듀퐁
대중음악은 추억과 함께 가슴에 남거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30년째 감성이 담긴 이야기를 노래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은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시대를 초월해 사람을 감동시키는 완벽한 음악을 만드는 것, 봄여름가을겨울이 추구하는 음악 철학이다. 멤버 전태관이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한 뒤 객원 멤버와 함께 새로운 음반 작업과 공연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새로움'이 만든 '최초'라는 수식어
봄여름가을겨울은 1988년, 전태관과 함께 2인조로 그룹을 정비한 뒤 우리나라 가수 최초로 연주곡을 타이틀 곡으로 선정해 화제를 모았다. 1991년 최초로 라이브 앨범을 발매하며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라이브 앨범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2년에는 국내 최초 미국에서 앨범의 전 과정을 제작한 3집 앨범을 발표했고, 1996년 10집 앨범의 CD 케이스를 우리나라 처음으로 깡통으로 만다는 등 봄여름가을겨울의 앨범을 소개할 때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가 가득하다.
새로움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니 무언가를 개척하게 되고, 그 자체는 더욱 특별하게 남는다. 'Young & Stupid.' 젊음은 무모한 도전을 가능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잠재된 크리에이티브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뮤지션으로는 당연한 일이다. 지금도 하고 싶은 것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스페인을 여행하며 마을마다 있는 성당에서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노래를 녹음하고 싶다. 강원도 정선에 사라져 가는 탄광촌에서 노래하는 것도 꿈꿔본다. 공간이 주는 울림 속에 내 노래가 어떻게 울려 퍼질지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몽블랑을 통해 추억을, 그리고 지금을 기록하는 중
돌아가신 어머니의 가계부에 삐뚤삐뚤하게 빼곡히 적힌 글씨는 엄마를 추억하고 눈물짓게 만든다. 자판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시대에 필기구를 손에 쥐고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추억을 남긴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추억은 인생을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지 않는가. 따라서 훗날 지금을 추억할 수 있도록 몽블랑 만년필로 무언가를 기록하는 작업을 즐긴다. 특히 몽블랑 펜 컬렉터로서 제품의 변치 않는 기본 형태와 뛰어난 필기감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과 신념을 느끼고 있다. 얼마 전 악보를 좀 더 편안하게 그리기 위해 OBB까지 나오는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9 모델을 OBBB로 특별 주문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더해져 몽블랑 펜과 함께한 캘리그라피나 악보는 더욱 완벽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지고 있다.
[몽블랑 X 머니] Portrait of pioneer - 2
MONBLANC with Kim Jong-jin
4810 크로노그라프 오토매틱
지름 43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화이트 기요셰 다이얼로 스마트하고 깔끔한 매력이 돋보인다. 중앙에는 시, 분 핸즈와 크로노그라프 초침이, 12시 방향에는 30분 카운터, 6시 방향에는 12시간 카운터와 날짜 창이, 그리고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즈가 위치한다. 533만 원.

헤리티지 루즈 앤 느와 블랙 만년필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1909년 몽블랑 최초의 만년필, 루즈 앤 느와를 재해석했다. 만년필의 끝부분을 휘감은 뱀은 캡으로 내려가 클립이 되고, 골드 닙에 로듐 플레이팅한 닙에도 뱀 모티프를 새겼다. 87만 원.



강성부 CEO,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지배구조 분석으로 새 길을 열었죠
마이스터스튁 소프트그레인 슬림 도큐먼트 케이스와 4810 데이트 오토매틱 워치 모두 몽블랑 재킷과 피케 셔츠 까날리
마이스터스튁 소프트그레인 슬림 도큐먼트 케이스와 4810 데이트 오토매틱 워치 모두 몽블랑 재킷과 피케 셔츠 까날리
강성부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국내 1호 애널리스트 출신의 사모펀드 최고경영자다. 크레딧 부분 베스트 애널리스트였던 강 대표는 지난해 대표로 부임한 뒤 2014년 26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던 요진건설산업 지분 45%를 551억 원에 인수, 지난해 당기순이익 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약 4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현대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어 신생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불과했던 회사를 KB금융지주 및 한국투자금융지주 등과 대적할 만한 수준의 평가를 받는 업체로 도약시켰다. 결국 인수에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며 업계의 다크호스가 됐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애널리스트로서 기업집단을 이해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 10년 동안 해마다 한두 권의 책을 쓰면서 우리나라 100대 그룹의 지배구조 분석을 끝냈다. 당시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아 정보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연구 자료를 분석하는 것조차 수비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게 지배구조 분석을 완성하니 기업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과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하는 안목이 생겼다. 지배구조 분석을 개척한 대가로 실전에 뛰어들 무한한 힘을 얻었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200대 기업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체제는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1세대 경영인과 달리 3세대 경영인은 높은 상속세로 지분율이 급격히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지주회사 등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된다. 이 경우 소액주주나 채권자, 직원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기업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가 투자해 투명하게 기업을 경영하고 불합리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기업의 가치는 분명 향상된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동안 경영에 참여해 기업의 가치를 올린 뒤 되팔기도 하고, 글로벌 맥주 회사인 AB인베브처럼 경영권을 소유해 회사를 운영할 수도 있다.

결핍이 주는 행복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되면 높은 연봉과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국내 최고 연봉의 애널리스트로서 편안한 미래를 버리고 약육강식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기 싫어서였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성부라는 이름 때문에 어려서부터 막연히 부자가 되기 위해 기업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성공한 애널리스트이니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느냐고 묻지만 꿈을 이루기에 많은 것이 부족했다 결핍을 채우며 성공한 경영인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는 지금의 일이 무척이나 재미있다.

MONBLANC with Kang Sung-bu
마이스터스튁 소프트그레인 슬림 도큐먼트케이스
편안한 튜브 형태의 핸들로 들 수도 있고, 탈부착 가능한 스트랩으로 어깨에 멜 수도 있다. 내부에는 노트북 수납이 가능하고 지퍼 포켓과 오픈 포켓, 필기구 보관 포켓으로 구성됐다. 카우하이드 소재와 브라운 컬러가 만나 우아하면서 중후한 분위기를 강조해 준다. 123만 원.
4810 데이트 오토매틱 워치 지름 42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실버 화이트 다이얼, 가독성이 좋은 로마 숫자 인덱스가 깔끔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느낌을 전한다. 50미터 방수 가능하며 다이얼 위에 몽블랑 스타 엠블럼 모양의 기요셰 패텬을 정교하게 작업해 세련된 멋을 더했다. 359만 원.

[몽블랑 X 머니]Portrait of pioneer - ①
[몽블랑 X 머니]Portrait of pioneer - ③


기획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 글 이서연 프리랜서 | 사진 신채영(SHIN CHAE YOUNG studio) | 헤어 은빛(디바이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