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

2018년 우리나라도 인구절벽에 직면, 부동산업계도 향후 시장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암담한 전망만 난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의 ‘방향’만 제대로 잡는다면 부동산 투자는 현재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가장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는 “장기적으로 국가의 저성장, 저물가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은 하향 안정세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이런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부동산 투자는 역세권이나 도심지의 소규모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Special]“수익형 부동산이 대안 인구변화 등 주목하라”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빨간 경고등이 곳곳에 켜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인구의 날인 7월 11일에 발표된 통계청의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 자료에서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2년 73.1%로 정점을 찍은 뒤 단계적으로 급감해 2060년에는 49.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 감소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는 ‘독(毒)’과 같다. 주택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의 매력은 아무래도 반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물건이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살 사람이 없다면 결국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가까운 일본의 사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보다 인구절벽을 먼저 맞이한 일본의 경우, 도시 외곽 지역의 빈집 문제, 깡통주택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피하기 힘든 과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부동산은 유용성과 희소가치, 유효수요가 모두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택 소유 인식이 변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주택 시장에 대해서는 고급화와 기능화가 끊임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Special]“수익형 부동산이 대안 인구변화 등 주목하라”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25일 주택 시장의 과열 조짐과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8·25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주택 매매 시장은 지난 2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시장이 다소 주춤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도 미분양이 나타나고 매매가도 하락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과잉 우려와 더불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 등 가계부채 관리 문제까지 대두됐다. 향후 부동산 투자의 나침반은 저성장, 저금리, 저출산, 고령화 등 4가지 기조를 고려해야 한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양적 공급 확대에서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 즉 소규모 개발, 재고 주택 관리, 임대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사업으로 돌아섰다. 대규모 개발에서 선 분양 한계와 다양한 사업 방식 도입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모습을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외곽 지역의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조심해야 하고 오히려 거주 목적의 도심 주택이 안정적인 노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베이비부머가 도시 외곽의 집을 찾아 떠나지만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도심에서 살아야 한다.

장기적 관점, 수익형 부동산 주목해야
투기의 관점으로 접근하지 말고 최후 자산으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집을 장만하는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특히, 실수요자라면 그래도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이 가능한 강남 지역이나 그 주변 지역의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장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단지, 최근 너무 많이 오른 탓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그 외 지역은 강북의 재개발 사업 단지나 장래 개발 가능성이 있는 단지 투자가 좋을 것이다.
[Special]“수익형 부동산이 대안 인구변화 등 주목하라”
이 밖에도 저금리 시대에서 부동산은 상가, 오피스텔, 점포 겸용 단독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이 안정적인 투자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중 여윳돈이 분양권 전매 제한, 청약 재당첨 금지 등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 점포 겸용 단독주택 용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변화도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 변화를 볼 때 함께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 바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계 국가 중 한국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은 2015년 51번째에서 2060년에 2번째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주택의 소유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고, 고령화로 은퇴 시기가 연장되며 임대수익 확보에 대한 니즈가 커지며 임대주택이나 중소형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에 더욱 민감한 자산가들의 경우,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장기적으로는 자식세대에 상속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권대중 교수는…
현재 국내 최초 사단법인 부동산학회인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부동산산업학회와 한국건설법무학회 부회장, 국가미래연구원 국토부동산위원, 국가공간정보 전문위원, 국토교통부 공간정보자문위원, 주택도시보증공사 경영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권대중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부동산 평가, 신용평가, 개발 사업 등 부동산금융 분야에서 두루 현장 경험을 하고 학문적 연구도 수행한 소위 문무 겸비 전문가다.

정리 김수정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