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격변의 시대 자산관리 10계명
[한경 머니 기고=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새해가 되면 늘 설레고 기대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세계경제질서와 국내 사회경제 질서가 바뀌고 있다. 뭔가의 투입 요소가 바뀌면 우리의 대응도 바뀌어야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는 자가 결국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2017년 패러다임의 변화 요인을 정리해보면 다음의 몇 가지다. 첫째, 2016년 12월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고 2017년에도 몇 차례에 걸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 베이비부머인 1955년생, 1956년생, 1957년생의 나이가 60대에 이르렀다. 2015년부터 60세 이상의 인구가 매년 50만 명, 60만 명, 70만 명, 80만 명 이상 급증한다. 셋째, 그동안 추진했던 재건축과 신규 분양이 2017년을 시작으로 해서 엄청난 주택 공급 물량으로 돌아온다. 넷째, 사드 배치가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대통령 탄핵 등으로 대선 국면과 정국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섯째, 중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지수에 편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환율정책의 후유증,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과 중국 기업과의 경쟁 관계,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이 새로운 질서를 야기할 주요한 요소들이 될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같은 세상에서 살지만 전혀 다른 금융 및 경제 환경이다. 돈을 한국 마음대로 찍어서 경기를 부양할 수도 없고, 매년 소득절벽을 의미하는 퇴직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출산율도 낮고, 고령화도 더 심각하고, 인구도 적고, 인구구조도 미국보다 더 나쁘다. 이러한 시기에 현시점에 맞는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017년 자산관리 10계명
여기서 말하는 투자 방법은 향후 1~2년 사이에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단기적인 투자 전략이라는 소리다. 앞으로 투자 흐름이 바뀔 때에는 전략 수정도 감안해야 한다. 2017년에 적용한 10가지 자산관리(투자) 전략을 꼽아봤다.

1 생애 설계를 하라

생애 설계란 가족이 앞으로 살아갈 길을 미리 가보는 것이다. 생각보다 쉽다. 대학교에서도 중간고사로 실시하고 있다. 수업을 마치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2017년 한 해를 시작하는 1월에 가족 전체의 생애 설계를 해보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애 설계를 해 그에 맞게 준비하면 자산관리에 여유가 생기고 무리할 필요가 없고 실수를 줄일 수 있으며 돈에 대해 철학적으로 관조할 수 있다.

2위험자산을 피하라

위험자산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에 반응해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을 말한다. 긍정적인 사건에는 가격이 크게 오르고,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자산이 위험자산이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의 종류로는 주식, 부동산, 선물 등 파생상품, 금을 포함한 원자재 등이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금리 인상 기조의 정책을 펴기 시작했기 때문에 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자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에 주택의 공급 물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므로 집값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오를 가능성은 없다. 1955년생, 1956년생, 1957년생은 이미 60대이고 1958년생도 60세에 진입한다. 이 연령층은 집을 팔 일만 남았고 소비를 줄일 일만 남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이 축소로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 기준금리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상승은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대출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까지 합하면 1600조 원 이상의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을 증가시킨다. 대출이자 부담의 증가는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내수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제의 악순환이 계속 야기될 것이다.

이러한 위험 요소는 단독으로도 영향을 미치지만 상호 영향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과 같은 말이다. 소득절벽과 이자 부담 증가가 만나고, 이자 부담 증가와 집 처분 압박이 만나면 어떻게 될까. 더 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사실 한 가지 변수만 닥쳐도 우리가 대응하기 힘들 수 있다. 그런데 2017년에서 2019년 사이에 이런 여러 가지 위험 요소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칠 수 있다.

3 아파트 포함한 부동산 자산 비중 줄여라

앞으로 집값은 떨어진다. 경제위기가 오면 집값은 폭락할 수 있고 경제위기가 오지 않아도 집값은 하락할 것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설령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도 베이비부머가 퇴직하고 나면 금융자산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2015년 7월에 한국FP학회에서 발표한 ‘한국 가계의 파이낸셜 피트니스’ 발표 자료(주소현 외)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간 소득 계층(소득 5분위 중 2분위, 3분위, 4분위: 1분위가 가장 적은 소득 계층이고 5분위가 가장 많은 소득 계층임) 대표 가계의 재무 상태는 다음과 같다.

총 자산 3억7099만 원 총 금융자산 6752만 원
총 부채 7046만 원 총 실물자산 3억347만 원

대한민국 대표 가계는 현금이 바닥났다. 이제부터 무엇으로 살아갈까. 가족 모두가 쫄쫄 굶어야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집(아파트)밖에 없다.

이제는 어떻게 할까. 취직을 하면 해결이 되는데 어디 취직이 그리 쉬운가. 집을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것이다. 집을 팔지 않으면 답이 없다. 이렇게 소득절벽에 처한 사람들이 무려 80만 명이 있다. 80만 명이 집을 팔려고 하는데 집을 살 사람은 40만 명밖에 없다면 집값은 어떻게 될까. 집값은 떨어진다. 아니 어쩌면 팔지 못할 수도 있다.

주택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주택 비중을 줄여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50% 이내로 주택 비중을 줄여라. 그래야 가족 모두가 살아갈 수 있다. 총 자산이 3억7000만 원인 대한민국 대표 가계의 적절한 금융자산 금액은 1억9000만 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의 비중이 전체 자산의 50% 이내여야만 가족 모두가 살 수 있다.
[big story]격변의 시대 자산관리 10계명
4 원화 표시 자산 비중 줄여라

미국이 공언한 대로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한다고 가정하자. 미국의 금리가 높으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 돈을 가지려고 할 것이다.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미국 돈의 가격은 올라갈 것이고 우리나라 돈의 가격은 내려갈 것이다. 이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화를 팔아서 달러를 사야 한다.

5 안전자산 비중 늘려라

가격의 변동성이 심할 경우에는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는 예금과 적금, 머니마켓펀드(MMF), 달러 예금과 적금, 현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있다.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언제까지나 안전자산으로 자산관리를 하기 위함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정책이 바뀌는 시기를 예상하는 경제 기사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또 우리나라 주가나 부동산의 가격이 외환위기 때나 금융위기 때처럼 폭락하게 되면 오히려 안전자산을 처분해 위험자산을 구입해야 하는 기회가 올 것이다.

6 달러 표시 자산 비중 늘려라

우리는 여러 나라 표시의 자산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달러, 유럽의 유로화, 일본의 엔화, 중국의 위안화, 러시아의 루블화, 브라질의 헤알화, 인도의 루피화, 베트남의 동화 등의 자산을 선택할 수 있다.

강한 달러 시대에는 돈이 주로 이머징 국가에서 선진국, 특히 경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이동한다. 우리는 지금 미국의 경제 회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좋아져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인플레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다른 이머징 국가나 선진국의 화폐보다는 미국 달러 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앞으로 2~3년 동안 소비이연 통해 저축액 늘려라

저축의 목적은 몇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저축의 첫 번째 목적이 주택 구입, 자동차 구입, 대학 등록금, 은퇴 자금 등 미래에 필요한 돈을 만들기 위해서다. 두 번째 목적은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서 소비를 이연하는 것이다.

경제위기나 금융위기가 오면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나 자산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자동차, 주택, 주식, 각종 공산품 등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것을 경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경제위기나 금융위기가 수년 내에 발생하게 되면 우리는 또 한 번 자산이나 상품의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을 경험할 것이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조금 더 절약하고 아껴서 저축액을 늘리면 경제위기나 금융위기가 발생해 주택 가격, 건물 가격, 주식 가격이 정상적인 가격보다 많이 내려가면 그때 그러한 자산들을 구입해 많은 자산을 확보할 수 있고 투자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8 투자자산 시장의 눈을 세계로 돌려라

우리나라는 전 세계 자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에 불과하다. 더욱이 매일 방송, 언론, 잡지, 강연 등에 오르내리는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저금리, 은퇴, 소득절벽, 청년실업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로 가득한 대한민국에 자산을 올인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이제는 눈을 돌릴 때다. 눈을 돌릴 몇 가지 근거를 찾아보자. 총인구, 인구구조, 출산율,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학 진학률, 정부의 안정성, 산업화 정도, 국민성 등을 근거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항목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자기가 속한 분야에서 투자 대상을 분석하고 연구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9 비과세·과세 이연제도 활용하라

이제 우리나라 금리는 거의 제로 수준이다. 금리도 낮은데 이자소득세까지 납부한다면 그 수익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과 더불어서 세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산관리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또 하나는 해외 금융자산에 투자하면 특별히 조세협정을 맺은 경우를 제외하면 투자로 얻은 수익을 이자소득세로 과세한다. 우리나라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와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에 세금이 다르다.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비과세나 과세 이연 혜택을 볼 수 있는 금융상품이 있다. 첫째가 연금저축(계좌)이다. 연금저축 제도는 은행, 보험,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별도로 충분히 연구한다면 매우 좋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둘째로 변액보험이다. 변액보험은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변액보험 역시 보험사별로 상품마다 차이가 있으니 잘 분석, 연구한다면 매우 좋은 투자 수단이 될 것이다. 셋째로 퇴직연금이다. 퇴직연금 제도에는 확정기여(DC)형, 확정급여(DB)형, DB·DC혼합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이 있다. 이 중에서 DB형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가입자 개인 책임이다. 의외로 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제도는 반드시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정부에서 일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투자 비과세 제도, 개인저축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 ISA) 제도 등을 이용해 투자한다면 해외투자의 효과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10 전문가를 고용하라

지금까지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에 대해서 얘기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당신이 막상 투자나 자산관리에 적용하려 하면 매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설령 혼자서 한다고 해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실패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전문가를 이용하는 것이다. 투자에서 더 높은 성공률을 달성하고 싶다면 전문가를 고용하라. 전문가를 고용하려면 일정한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첫째, 고용하려는 전문가의 과거 이력이다. 누구나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거에 잘했고 지금까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앞으로도 잘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 일을 계속 하고 있으면서 그 분야에서 삶의 비전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둘째, 그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는 회사를 보라. 개인의 능력보다 회사의 능력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회사가 집단적으로 내가 원하는 투자를 연구하고 있고 그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셋째, 자문을 받으면서 자문료가 유료인지 무료인지를 파악하라. 진짜 유용한 재무 상담은 유료일 가능성이 높다. “공짜가 제일 비싸다.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금융 상담, 재무설계 상담, 재무관리 상담, 자산관리 상담 등이 대부분 무료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료에는 반드시 대가가 있다. 임대료, 임직원 급여, 교육비, 판매 및 일반 관리비 등을 무엇으로 충당하겠는가. 무료 상담 뒤에는 반드시 금융상품에 대한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권유가 있기 마련이다. 세상에 진정한 무료는 없음을 인정하자. 제대로 대가를 지불한 상담을 받았을 때 제대로 된 재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유료 재무 상담이 자리를 잡아야 할 시기가 됐다.

넷째, 재무자문 문서로 된 계약서가 있는지를 살펴보라. 자산관리 및 재무자문에 대한 계약서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산관리나 재무자문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산관리, 재테크 차원에서 2017년 한 해는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그동안 여러 가지 우려했던 변수들이 현실이 되는 첫해다. 올 한 해를 지혜롭고 슬기롭게 잘 넘겨야 한다. 여러분에게 남겨진 2017년 8760시간이 오롯이 여러분을 위해서 봉사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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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