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Variable Insurance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100조 규모로 성장한 국내 변액보험 시장에 심상찮은 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태풍의 눈’은 PCA생명을 품은 미래에셋생명이다. 글로벌 투자에 따른 탁월한 수익률을 무기로 대형사 중심의 판을 흔들고 있다.

‘가입자 수 850만 명, 자산 운용 규모 100조 원’. 변액보험은 대한민국 국민 6명 중 1명이 가입한 대표적인 실적배당형 금융상품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호황과 함께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변액보험 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변액보험 시장의 성장은 ‘생명보험업계 빅 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주도했다. 변액보험 가입자 10명 중 6명이 이들 대형 3사의 고객이다. 삼성생명의 변액보험 자산만 약 30조 원에 달한다. 이러한 대형사 중심의 변액보험 시장에 최근 지각 변동의 조짐이 뚜렷하다.

‘태풍의 눈’은 미래에셋생명이다. PCA생명을 인수한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의 합산 순자산이 지난 6월 말 기준 10조2214억 원에 이른다. 메트라이프생명(10조1000억 원)을 제치고 변액보험 시장 순위 4위에 등극, 삼성생명(28조9000억 원)과 한화생명(15조8000억 원), 교보생명(14조8000억 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 변액보험 가입 추이를 보면 미래에셋생명은 이미 ‘생보업계 빅 3’의 아성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올 상반기 변액보험 초회 보험료는 합산 2287억 원 수준이다. 대형 3사의 같은 기간 초회 보험료 합산 1339억 원을 2배 가까이 상회한다. 초회 보험료는 보험 가입자가 첫 회 내는 보험료다. 미래에셋생명(PCA 합산)의 변액보험 신규 가입 규모가 ‘빅 3’의 약 2배에 가깝다는 의미다.

변액보험은 보험금 규모가 수익률에 따라 결정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브랜드’보다 탁월한 ‘성과’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자산 규모에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이 앞서 있지만 수익률 면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을 필두로 한 중소형 생보사가 강자다.
수익률 '1위'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판 흔드나
미래에셋생명, 3년·5년 수익률 1위 독차지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의 공시를 통해 지난 9월 25일 기준 3년 누적수익률(순자산 가중평균)을 분석한 결과, 보험사별 수익률 편차가 컸다. 23개 생보사 가운데 주식형 3년 누적수익률이 20%가 넘은 곳은 8곳이었다. 하위 그룹은 10%에 턱걸이를 했다.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생명(28.3%)이었고, 2위는 PCA생명(25.3%)에 돌아갔다. 다음으로 현대라이프(24.4%), IBK연금(2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채권형·주식혼합형·채권혼합형 부문에서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고루 우수한 성적을 냈다.

채권형 부문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10%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고, 2위에는 PCA생명(8.7%)이 올랐다. 채권혼합형에서는 PCA생명(16.4%)이 영예의 1위에 올랐고, 2·3위는 KDB생명(11.4%), 미래에셋생명(11.4%)이 기록했다. 주식혼합형에서는 처브라이프(20.2%)로 활약이 두드러졌고, 2·3위는 미래에셋생명(16.7%)과 PCA생명(16.6%)의 순이었다.

5년 수익률 부문도 거의 미래에셋생명의 독무대였다. 주식형·채권형·채권혼합형 부문에서 미래에셋생명이 1위를 석권했고, 주식혼합형에서는 처브라이프(37.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업체별이 아닌 상품별 성과에서도 미래에셋생명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9월 15일 기준 ‘유형별 3년 펀드수익률 톱 5’(순자산 100억 원 이상)를 살펴본 결과, 미래에셋생명이 주식형·주식혼합형·채권형펀드의 부문 1위를 휩쓸었다. 채권혼합형펀드 부문 1위는 PCA생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1월 PCA생명 지분 100%를 매입했다. PCA생명을 품은 미래에셋생명이 사실상 전 부문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셈이다.
수익률 '1위'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판 흔드나
수익률 '1위'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판 흔드나
변액보험 ‘해외 투자 비중’
삼성·한화·교보 1~5%, 미래에셋 60%↑

국내 변액보험 시장 규모는 100조 원대로 성장했지만, 투자 지역을 보면 국내에 집중돼 있다. 저성장·고령화에 접어든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기대수익률이 낮고, 분산투자의 관점에서도 리스크가 크다. 지난 6월 말 기준 변액보험 102조2000억 원 중 해외 투자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이는 투자자들의 뿌리 깊은 국내 선호 성향이 원인이지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금융기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재 변액보험의 국내 투자 펀드는 1300개가 넘지만, 해외 투자 펀드는 450개 수준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래에셋생명의 해외 투자 비중이다.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변액보험 자산 11조 원 중 해외 투자 자산 규모는 5조8500억 원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한화·교보생명의 해외 투자 비중이 1~5%에 그치는 반면, 미래에셋생명의 해외 투자 비중은 62.4%다. 글로벌 분산투자를 선도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이 높은 수익률로 자산 배분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는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 분산투자 원칙이 우수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PCA생명 합병 이후 변액보험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변액보험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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