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동찬 기자] 주인장의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공간, 눈길을 사로잡는 즐길 거리와 먹거리, 게다가 지도 앱을 켜놓고 찾아가는 재미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은, 주인의 분신과도 같은 가게들은 자신의 취향을 좇는 힙스터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춘광사설 @cheungwongtsasit

홍콩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장국영이라는 배우를 그리워한다면 반드시 찾아가야 할 칵테일 바. 신흥시장 근처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춘광사설은 주택가 사이에서 붉은 네온사인 간판과 함께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해피 투게더>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동명의 영화 <춘광사설>을 모티브로 한 곳으로, 잡지 에디터 출신의 서율 셰프는 자신이 좋아하는 도시 홍콩, 그리고 그에게 영감을 주었던 영화 <해피 투게더>를 담아 퇴폐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메뉴 또한 양조위 칵테일과 장국영 칵테일, 장국영 토마토라면 등 영화의 느낌과 홍콩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1인 셰프가 하는 식당인지라 사전 예약은 필수이며, 5명 이상 방문 시 대관해야 한다. 바 앞에서 느낄 수 있는 해방촌의 정취 또한 일품이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26길 11-20
문의 010-8933-8784
영업시간 오후 6시~자정, 월요일 휴무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십분의일 @sipboon_il

을지로에 골뱅이 골목 안쪽 후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다. 대문에 대충 오려 붙인 듯한 ‘커피 와인 각종 안주’, ‘치즈 맥주 소주 없음’을 발견하면 성공이다. ‘십분의 일’은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스터디 모임의 멤버들이 모여 만든 와인 바다. 취업 후 회사생활에 회의감을 느낀 멤버들이 사업체를 만들기로 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경제를 모색하자’는 의미에서 경제 공동체인 청년아로파를 만든 것이 시작이다. 할 줄 아는 것은 없었지만 다들 여행과 술을 좋아해 와인을 파는 것이 제격이라 판단, 월급의 10분의 1을 회비로 내며 바를 운영한다. 화려하진 않아도 빈티지하면서 편안한 분위기와 을지로라는 지역이 주는 특유의 정감 있는 느낌 덕분에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이 방문한다고. 특히 검색 잘하는 친구를 따라온 손님이 나중에 다른 지인들과 함께 방문하는 등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유명해진 곳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은 물론, ‘한국식 파스타가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고안한 짜파게티 위에 달걀과 치즈를 올린 메뉴가 인기 있다.
주소 서울 중구 수표로 42-9 2층
문의 02-6080-8051
영업시간 평일 오후 6시~11시 30분, 토요일 오후 6시~자정, 일요일 휴무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미드나잇 인 서울 @midnightinseoul_official

칵테일 바, 와인 바는 들어봤지만, 시리얼 바라니. 콘셉트부터 신선하다. 도산공원 사거리, 언북중학교 맞은편에 위치해 비교적 찾기 쉬운 미드나잇 인 서울은 포토그래퍼 홍승현과 김린용, 스타일리스트 이진규, 그리고 배우 윤계상이 함께 만든 국내 1호 시리얼 바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바와 함께 직접 시리얼을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아침에 가볍게 먹는 정도로만 여겼던 시리얼이 토핑이나 같이 마시는 음료에 따라 든든한 한 끼 혹은 매력적인 디저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물론, 시리얼 자체도 유기농 원료와 몸에 좋은 재료들을 사용해 영양적인 부분에서도 완벽하도록 만든다. 핑크색을 메인 컬러로 한 실내 인테리어와 감각적인 오브제들, 일러스트가 그려진 시리얼 박스가 비치돼 있어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커피나 기타 음료와 함께 시리얼과 디저트를 즐길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시리얼을 주문할 수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47길 18 1층
문의 02-545-6321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콤팍트 레코드바 @kompaktseoul

한때 ‘핫 플레이스’의 성지였던 신사동 가로수길은 과거의 명성을 잃었지만, 그 근처를 일컫는 ‘세로수길’에는 속속들이 조그마한 가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콤팍트 레코드바(Kompakt Record Bar)’ 역시 그런 곳이다. 360사운드의 디제이 진무가 오픈, 주인장이 즐기는 음반과 술로 그의 취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열댓 명 남짓 들어갈 만한 작은 공간과 빈티지한 스피커는 왠지 모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술과 음악이 있는 공간임에도 요란하지 않고, 나무로 된 벽이나 테이블에서 오히려 고급 바에 온 듯한 깔끔함이 느껴진다. 반면, 젊은 사람들 혹은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을 저격하는 힙합, 펑크, 소울, 재즈, 디스코, 레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25길 46
문의 010-2718-5866
영업시간 오후 7시~익일 오전 2시, 일요일 휴무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미스터리 유니온 @mysteryunionbook

수많은 독립서점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이렇게 콘셉트가 명확한 서점이 또 있을까. 미스터리 유니온은 추리소설만 취급하는 작은 책방이다. 신촌동 주민센터 부근에 위치한 미스터리 유니온은 얼핏 보기에 비스포크 슈즈를 살 수 있을 듯한 클래식한 외관을 자랑한다. 전반적으로 온기가 느껴지도록 나무를 사용한 인테리어는 등골이 오싹한 추리소설과 상충되는 이미지다. 또한 추리소설 작가들의 일러스트를 액자 형식으로 진열해 놓거나 각종 포스터를 걸어 놓는 등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했다. 실내는 좁지만, 구성된 책들은 매우 알차다. 테마별로 책을 진열한 것은 물론, 애거사 크리스티와 같은 유명 작가들의 책이나 서점 주인인 유수영 대표가 추천하는 책 또한 따로 진열돼 있다.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즐겁게 수다를 떨거나 추리소설 평론가가 작은 강연을 하는 등 소소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문의 02-6080-7040
영업시간 평일 오후 1~9시, 주말 정오~오후 8시, 월·화 휴무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잔 @jan_euljiro
카페 ‘식물’로 익선동에 부활을 일으켰던 루이스 박 대표가 을지로에 내놓은 첫 번째 카페. 사물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대표가 직접 구비한 다양한 소품들을 세팅해 놓았는데, 커피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대표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오브제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잔의 가장 특이한 점은 마실 거리를 주문한 뒤 손님이 직접 잔을 고르는 것이다. 진열된 잔들 역시 박 대표가 수집한 것들이다. 낮에는 커피를 팔고, 저녁 7시부터는 와인만 팔기 시작한다. 보틀은 물론 글라스로도 마실 수 있으며 와인과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거리 역시 준비돼 있다. 을지로에 몇 되지 않는 루프톱 카페로, 도심 속 고층빌딩 사이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커피 혹은 와인 한 잔의 여유가 묘한 괴리감과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주소 서울 중구 수표로 52 3층
문의 02-2285-4854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자정, 일요일 휴무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Big Story] 힙 플레이스, 취향을 저격하다
미팅룸 @euljiro_meetingroom

푸드트럭을 운영했던 박찬희 대표와 고영환 대표가 을지로에 차린 레스토랑이다. 원래는 ‘솔 커피&호프’가 있던 자리로, 도심 속 허름하지만 아늑하고 쉼터 같은 곳을 찾던 두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고. 다른 을지로에 있는 가게들과 마찬가지로 변변한 간판이 없고 골목 깊숙이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가 수월하진 않은 편이다. 처음에는 지인이나 옛 푸드트럭 단골들을 위주로 한 장사에서 입소문을 타 손님이 늘어나 굳이 따로 간판을 만들지 않았다. 원래 있던 레스토랑의 모습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두 대표가 감각적으로 꾸민 내부는 마치 개화기 때의 응접실을 연상케 하는 레트로적인 무드를 자아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양쪽에 길게 자리 잡은 클래식 테이블로,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만찬을 즐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파스타와 닭 안심구이 위에 포슬포슬한 식감의 몽글몽글한 달걀이 올라간 구름 파스타가 대표적인 메뉴. 맛도 맛이지만 플레이팅이 예뻐 수저를 들기 전 사진부터 찍게 되는 매력이 있다.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12길 19 2·3층
문의 010-6327-0708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브레이크타임 오후 3~5시), 일요일 휴무


사진 각 사 제공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0호(2018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