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제 180호 (2020년 05월)

[special]이정모 국립과천과학박물관장 “가장 현실적 디스토피아는 지구온난화”

[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디스토피아 콘텐츠가 인기다. 특히, 과거에는 그저 상상에만 존재했던 암흑의 세계가 점점 현실에서도 구현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재미’와 ‘불안’이 혼재하는 양상이다. 그런데 정말 소설과 대중문화에서 그려지는 디스토피아적 설정은 현실에서도 가능한 걸까. 국내 최고의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국립과천과학박물관장을 만나 그 질문의 답을 들어봤다. 사진 이승재 기자


“제가 너무 긍정적인가요?”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은 흡사 ‘프로 긍정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쾌하고,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었다. 현재 사람들이 열광하고, 두려워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모습에 대해서도 대체로 쿨하게 “불가능하다” 혹은 “변화된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도 답했다.

그러나 이런 그도 바이러스,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곧 현실에서 마주할 ‘디스토피아’라고 경고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은 정말 디스토피아로 향하고 있을까. 국내 첫 민간인 출신의 국립과학관장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로서 온·오프라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이 관장의 ‘알쓸신과(알아두면 쓸모있는 신기한 과학상식)’를 따라가 보자.

미래를 얘기할 때 우리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꺼내듭니다. 관장님이 생각하시는 디스토피아란 어떤 세상인가요.
“저는 디스토피아는 주관적인 것 같아요. 과거에 살던 사람들이 지금 우리의 삶을 본다면 아마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할 겁니다. 물론, 현재 우리는 그들과 비교했을 때 목가적인 삶은 어느 정도 이뤘어요. 최소한 굶지는 않는 거죠. 그런데 너무 바빠요. 출퇴근하는 시간만 하루 2~4시간을 할애하고,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도 태반이죠. 구석기에는 하루 3시간만 일하고도 먹고 살 수 있었어요.

심지어 예전에 제가 독일에서 공부할 때 하숙집 할머니가 뉴스에서 보셨다며 ‘우리는 여름휴가를 3~6주 쓰는데 한국은 3~5일 간다더라’ 하셨을 때 창피했어요. 디스토피아인 거죠. 내심 ‘한국에 가면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바쁘게 살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저는 그걸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제 의지에 따른 행동이었으니까요. 되레 즐겁죠. 저는 지금 사람들이 우려하는 ‘기술 발전에 따른 디스토피아’는 얼마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동 못하게 스위치를 끄면 되거든요. 진짜 문제는 생태 문제죠. 요즘은 바이러스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기도 했죠.”

맞습니다. 자연스럽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바이러스 공포를 짚고 넘어가고자 해요. 9년 전 개봉한 영화 <컨테이젼>이 흥행 역주행을 하고 있어요. 영화 내용이 작금의 현실과 꼭 닮아 있더라고요. 관장님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셨는지요. 그리고 앞으로 이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는 얼마나 자주, 어떤 형태로 이이질까요. 해결책은 없을까요.
“신종 바이러스가 언제 또 창궐할지는 아무도 모르죠. 다만, 지금보다 훨씬 자주 일어날 가능성은 높아 보여요. 왜냐하면 과거에 비해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람 사이가 훨씬 가까워졌기 때문이에요. 옛날에는 어느 한 지역이나 나라에서 바이러스가 발생되면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만 몰살됐지만 지금은 일주일이면 전 세계에 다 퍼져 버려요. 그만큼 지역 간, 국가 간 사람들의 이동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이뤄지고 있거든요.

해외여행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던 1980년대에도 10년 새 항공 이용이 2배가 늘었다고 하니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겠죠. 물론,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건 장점이죠. 다만,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대비할 틈을 가지지도 못할 만큼 확산이 빠르다는 게 문제죠. 앞으로도 이런 상황들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그 해결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교류의 통로를 막지만은 못할 텐데, 최선책이 무엇일까요.
“저는 일단 백신은 완벽한 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회성이기 때문이에요. 물론, 백신을 개발하면 코로나19 사태를 당장 해결할 수 있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가 RNA예요. RNA 바이러스는 변이, 즉 핵산의 염기가 바뀌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신형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하죠. 그때마다 백신 개발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뿐더러 전 세계가 또 혼란에 빠질 겁니다. 결국 핵심은 사람들의 사고, 행동 등 삶의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계속 이어질 거예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요즘 코로나19 사태 이후 과연 우리 생활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 생각해 봤어요. 많은 것들이 변할 것 같아요. 가령, 유통업에서는 20만~3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 같아요. 그동안 온라인 마켓을 잘 이용하지 않은 분들도 이번 사태로 인해 온라인 쇼핑의 강점(저렴한 가격, 편리한 배달)들을 알게 됐죠. 교육·노동 환경도 마찬가지예요.

온라인 교육과 자택근무가 가능해졌어요.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막상 해 보니 충분히 작동된다는 거죠. 출퇴근하는 데 소모됐던 시간, 에너지도 줄어들고, 날씨도 좋아졌고요. 먼 타지에서 박물관 이용이 힘들었던 분들도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충분히 교육이 가능해졌어요. 물론, 코로나19 사태는 반드시 종식돼야 하죠. 경제적·사회적 타격도 너무 크고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의 삶을 더 자연친화적이고, 사람들의 에너지를 효율적인 방안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보는 게 정말 중요한 화두 같아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더욱 무지해진다’는 가능성에도 사람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요. 영국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나 영화 <이디오크러시>에 비슷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바보들이 지배하고 지배받는 디스토피아가 우릴 기다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요. 다만, 그들을 ‘바보’라고 얘기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생각해 보세요. 지금 현대인들은 대부분 농사에 대한 지식을 잊고 살아요. 농사 기술을 알기는커녕 쪽파, 대파도 구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아마 100년 전만 해도 지금의 도시인들은 정말 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았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우리를 지금 ‘바보’라고 말하지 않잖아요. 반대로, 과거 고급 기술로 여겨졌던 외국어 구사나 연산 능력, 운전은 어떤가요. 구글 번역, 계산기, 자율주행차가 다 알아서 해결해 줘요. 모든 사람이 이 기술을 잊어버려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어요. 결국, 지금 중요하고 대단한 기술도 미래에는 그 위치가 달라질 수 있어요. 가령, 인간의 수명이 계속 늘어나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건강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 사회에서 최고로 여기는 지식인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독려하고,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라고 봐요.”


반대로 디스토피아에 늘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우생학’이죠. 지적하는 관점은 다르지만 슈퍼유전자를 획득한 사람들이 미래 사회를 독식할 거란 전망(혹은 예측)과 그 반대의 설정이 함께 제기된다는 점에서 저는 일종의 공포감을 느끼는데, 관장님은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 심각한 계급의 양극화로 이어질까요.
“우생학과 관련된 디스토피아적 관점을 그린 소설들이 본격적으로 나온 시점이 주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을 때예요. 대표적인 소설이 조지 오웰의 <1984>입니다. 민주주의가 발현되지 않은 사회에서 특정 세력이 집권하는 설정은 공포 그 자체죠. 만약 현재 시민민주주의 체제가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런 사회에서 슈퍼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두려워할 수 있어요.

그걸 소유할 수 있는 소수만이 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행인 점은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로 넘어왔어요. 이 체제가 있기에 우리는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고, 개선할 수 있어요. 앞으로의 미래도 저는 AI가 우릴 지배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 AI 플랫폼을 독점적으로 소유한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이 갈등이 생길 순 있겠죠. 따라서 더 넓고, 깊은 민주주의를 통해서 그런 갈등을 안정적으로 해결하고, 구조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아마존, 네이버, 구글 같은 거대 소셜 플랫폼회사들의 지배를 받는 사회가 올지도 몰라요. 아마 시민이 권력을 쥐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럼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디스토피아적 가정은 무엇일까요.
“고민할 것도 없이 기후 위기죠.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라는 말도 부족해요. 지구 가열이자 기후 위기죠. 이미 코앞에 닥친 문제예요. 과학자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 부분을 지적했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고 끊임없이 얘기했죠. 그런데 제대로 되질 않았어요. 지금부터 10년간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지 않으면 급격한 온도 상승을 멈출 수 없어요.

지난 100년간 지구 온도가 1도 이상 상승했어요. 그간 파리기후협약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억제해야 한다고 했는데, 만약 2도를 돌파하면 그 이후 지구는 순식간에 5~6도까지 올라가게 돼요. 그런 환경에서 75억 명의 인구는 살 수 없어요. 지구에서 지금껏 5번의 대멸종이 있었어요. 3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기후가 급격하게 5~6도 상승·하강했거나, 대기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산소 온도가 높아졌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산소 온도는 1987년 가장 높았던 이래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꾸준히 낮아졌고, 산소 농도도 21%를 유지하는 편이죠. 문제는 지구 온도예요. 대멸종마다 그 당시 최고 포식자 혹은 개체수가 가장 많았던 생물들이 다 멸종했어요. 지금은 인간이죠. 이대로 가다간 미래에 인류가 정말 사라질지도 몰라요. 슈퍼 AI, 우생학, 바이러스로 인한 디스토피아보다 가장 확실하고, 빨리 오는 건 기후 위기예요. 과거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가
‘인류 멸망을 원치 않는다면 10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며 ‘화성 이주론’을 주장하셨잖아요. 저는 화성에 갈 만한 능력과 에너지를 차라리 환경 문제를 줄이는 데 좀 더 쓰자고 말하고 싶어요.”

디스토피아 관련 SF 콘텐츠들을 보면 결국 과학 하나만 따로 떼고 볼 수 없더라고요. 사회 인식의 결과물 같은데 그런 관점에서 우려되는 모습은 없으세요.
“이웃사촌이 없다는 점이요. 일종의 공동체의식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이 개인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과 달라요. 독일만 해도 아직도 이웃 간 정을 나누는 문화가 강해요. 가령, 그들은 이웃이 출산하거나 자녀가 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커다란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온갖 선물을 해 줘요.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필요한 것들을 시시각각 맞춰서 세심하게 챙겨요.

저도 종종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면 다리가 불편하신 하숙집 할머니들 생각나서 물 한 박스씩 사다 드리곤 했죠. 그런 교류가 상당히 많았어요. 그런데 한국에 오니 이런 교류는커녕, 엘리베이터에서 인사 나누기도 어렵더군요. 사실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건넨다는 건 친교의 의미 외에도 ‘나는 너를 해칠 의사가 없다’는 뜻도 내포돼 있어요. 혹시라도 우락부락한 제 모습을 보고 두려운 분들이 있으면 어쩌나 열심히 인사를 하는데 잘 받아 주시질 않더라고요.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을 못 믿기도 하고요. 사람이 원래 동네에 가면 안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동네라도 안심하지 못하는 세상이 돼 버린 것 같아요. 어쩌면 그런 모습도 디스토피아의 한 군상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사람들이 SF 콘텐츠에 열광하는 근간에는 일종의 비과학적인 판타지도 있기 때문이라고도 저는 생각해요. 이걸 다시 말하면 SF는 즐기지만, 정작 과학에 대한 관심이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한정된 느낌이에요. 관장님은 이 점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SF 영화나 소설을 읽으면서 꼭 과학에 더 관심을 가지라고 요구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판타지는 그저 판타지니까요. 과학과는 크게 상관이 없어요. 오히려 너무 과학적 사실에 맞춰서 만들면 되레 재미가 없어요. 가령,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에 진입하는 설정이 있잖아요. 현실적으론 불가능해요. 아마 블랙홀에 가는 즉시 모든 게 산산조각이 날 겁니다.

판타지니까 재밌는 것 같아요. 다만, 배경 지식을 더 알고 보면 훨씬 더 재밌게 그런 영화들을 감상할 수 있겠죠. 또한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에 대한 리터러시(literacy)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이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되레 교육 수준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할 순 없어요. 다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일종의 가짜 과학, 사이비 과학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가령, 게르마늄 목걸이가 몸에 좋다고 선전하거나, 식물에다가 좋은 말을 해 주면 잘 자란다는 식의 믿음들이죠. 게르마늄은 그냥 흙일 뿐이에요. 한번만 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속지 않을 일들인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국립과천과학관장 자리에 취임하신 지 한 달이 지나갑니다. 국립과천과학관장으로서 앞으로 꼭 해 보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옛날에는 과학은 소수만 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21세기엔 과학이 중요한 섹터가 됐죠. 누구나 과학을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전 과학도 일종의 복지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제 집 근처 어디든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도서관이 즐비하듯, 과학관도 시민들이 언제나 방문해서 관람하고, 교육하고, 즐길 수 있는 삶의 공간이 되도록 초석을 마련하고 싶어요.”

 

이대로 가다간 미래에 인류가 정말 사라질지도 몰라요. 슈퍼 AI, 우생학, 바이러스로 인한 디스토피아보다 가장 확실하고, 빨리 오는 건 기후 위기예요.


【디스토피아를 다룬 역주행 명작】


소설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 발표한 장편소설인 <시녀 이야기>는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의 베스트셀러에 올라 수개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키면서 애트우드를 일약 화제의 작가로 급부상시켰다. 발표 당시 이 소설은 여성을 오직 자궁이라는 생식기관을 가진 도구로만 본다는 설정 때문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으며, 출간한 지 30년이 돼 가는 오늘날에 와서는 성과 가부장적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이자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컨테이젼>


2011년 개봉된 팬데믹 영화 <컨테이젼>이 이른바 ‘코로나19 예언서’로 재평가되며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품은 한 미국 여성이 홍콩에서 감염된 뒤 신종 바이러스는 석 달 만에 전 세계로 퍼져 10억 명이 넘는 감염자를 발생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질병의 최초 원인이 박쥐로 묘사됐고, 환자들은 격리되며, 공공장소는 텅 비고, 더 나아가 감염자들의 고통, 백신을 찾으려는 연구원들의 모습은 현 사태를 예언한 듯 담고 있어 흥미로우면서 오싹하기도 하다.


소설 <1984>


소설 <동물농장>과 함께 조지 오웰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전제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의 극한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나라.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해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영화 <28일 후>


영국의 한 영장류 연구시설에 무단 잠입한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여러 대의 스크린을 통한 폭력 장면에 노출돼 있는 침팬지들이 쇠사슬에 묶여 있거나 우리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침팬지들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한 연구원의 공포어린 경고를 무시한 채,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그들을 풀어 주게 되고, 그 즉시 감염된 동물들로부터 피의 공격이 시작된다. 2003년 개봉된 이 영화는 최초로 달리는 좀비의 등장과 함께 탄탄한 줄거리로 좀비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추악하고, 이기적일 수 있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

BBC에서 5월 14일부터 방영한 6부작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는 브렉시트 후의 영국, 기업가 출신 정치인 비비언 룩이 인기몰이를 하는 동안, 한 가정의 가족사가 해를 거듭하며 빠르게 펼쳐진다. 드라마는 기술은 점점 빠른 속도로 발전하지만 과연 우리의 미래는 행복한지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한다. 또한 난민문제, 미·중 대립 등 충분히 미래의 우리들도 언젠가는 겪게 될 이야기를 다뤄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에 있어 SF 같으면서도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내용이 궁금하다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왓챠플레이에서 관람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0호(2020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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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5-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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