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이사

조성욱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이사는 프라이빗뱅커(PB) 경력만 20년인 한국 1세대 PB다. 20년 이상 관계를 이어온 고객이 70%에 이를 정도로 신뢰를 구축해왔다. 세대를 넘어 자산을 관리해주고 있는 그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까.
[Dinner with PB­­­] “2014년 투자 트렌드는 이머징·소비시장·컨슈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WM강남파이낸스센터는 국내외 대표 증권사와 은행들이 진출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루는 현장이다. 2011년 8월 강남파이낸스센터 1층에 문을 연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는 대한민국 상위 0.1%,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 내 PB들은 모두 VIP 자산관리 경험이 풍부한 전직 지점장들이다. 그중에서도 조성욱 이사는 가장 주목받는 PB다. 조 이사는 하나은행이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국내 최초로 ‘PB’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한 1994년부터 PB 생활을 해왔다. 하나은행 1호 PB로 독일 알리안츠 본사와 스위스 투자은행 UBS 등 선진 금융기관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높였다. 국내 PB 역사의 산증인인 그는 2011년 4월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에 합류했다.

조 이사는 개인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분야를 넘나드는 전문가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컨설팅에 강점을 갖고 있다. 금융, 세무, 부동산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 상담은 물론 금융시장 분석을 통한 포트폴리오 투자 분야의 전문가다. 특히 CEO 고객군에 가장 니즈(needs)가 높은 상속·증여 플랜을 통한 가업승계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종합자산관리로 최적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PB 생활을 한 20년 동안 자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많이 변했습니다. 최근 자산 시장의 특징을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고수익을 쫓던 시대는 지났다고 할 수 있죠. 오늘날의 투자 환경은 추세적인 ‘저성장’과 ‘저금리’ 시대의 도래와 함께 하루하루 급변하고 있습니다. ‘고령화’라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이슈까지 직면한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대안을 요구하고 있고요.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은 물론 대내외적으로 커다란 전환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만난 자산가 한 분은 “보유 중인 부동산과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자산 규모가 오히려 줄었다”고 푸념하시더군요. 이런 시기 고액자산가들은 어떤 포지셔닝을 취해야 할까요.
“최근 만나는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투자 트렌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머징’이란 단어를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머징이라고 해서 반드시 중국이나 브라질 등 해외에 투자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머징 국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이머징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머징은 여전히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성장하는 곳에 수익이 있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거죠. 둘째는 ‘소비시장’입니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이머징 국가의 생산을 기반으로 선진국의 소비가 패러다임이었습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시대였다고 표현하면 가장 정확할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는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 시대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 주요 신흥국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신흥국 내수시장이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인당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3500달러를 넘어서며 소비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만 해도 1인당 GDP가 이제 막 3500달러를 넘어서 소비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국가의 중산층의 성장은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컨슈머’ 투자입니다. 자산관리 전략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입니다. 이런 투자 환경에서는 ‘글로벌 컨슈머’ 투자가 효과적입니다. ‘컨슈머’ 투자는 단순히 소비업종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소비시장에서 성공한 선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투자 상품도 펀드는 물론 절세효과가 있는 연금, 랩어카운트 등 다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 소비시장은 앞으로도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망한 투자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흥 소비시장은 앞으로도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망한 투자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웰스매니지먼트(WM)센터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이십니다. 사회·경제적으로 리더들인데요, 이들로부터 얻는 고급 정보도 많을 듯합니다.
“실제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애널리스트의 빽빽한 보고서보다 반도체 사업체를 운영하는 고객의 ‘요즘 재고가 너무 많이 쌓이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더 큰 정보가 되는 거죠.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경험을 가진 자산가들은 세계 경제의 흐름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호기심도 많습니다. 투자의 ‘얼리어답터’인 셈이죠. 현실을 읽는 뛰어난 감각, 사업 등 사회활동을 통해 얻는 경제지표, PB들이 전하는 자산관리 트렌드 등을 종합하는 거죠.”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객이 먼저 투자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WM강남파이낸스센터에도 그런 경험이 있는지요.
“2013년 결성한 베트남 펀드가 그런 사례입니다. 몇 년간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사업을 해 온 고객이 있습니다. 그분이 2012년 연말 베트남의 경제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빠르다고 말씀했습니다. 소비 심리 회복에 따라 기업 실적도 늘 거라고 하시더군요. 거기서 착안해 사모펀드를 결성하기로 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베트남 현지 법인을 통해 시장 상황을 다시 한 번 검토한 후 미래에셋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베트남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약 5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정했습니다. 2013년 4월 설정했는데 현재 약 10%의 수익을 실현 중입니다.”


많은 성공한 분들을 만나다 보면 ‘투자의 귀재’라고 할 만큼 현명한 투자자도 만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의 특징이라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농사를 지을 때 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농경지의 3분의 1씩을 휴경전(休耕錢)으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투자에도 또 다른 투자를 위해 휴경전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데요, 자산관리에서는 현금이 휴경전에 해당합니다. 일정 수준의 현금을 보유해야 위기를 즐기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위기 속에는 항상 ‘투자’의 기회가 있기 때문이죠. 자산가들은 투자에서 절대 서두르지 않습니다. 포트폴리오 투자에서는 현금도 투자자산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죠.”


원화 가치 변화도 자산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입니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한 통화 자산으로 배분하라고 권하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수많은 기초자산으로 분산투자를 해도 남는 위험이 바로 통화 가치의 예상치 못한 변동입니다. 아무리 리밸런싱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손본다 해도 원화 가치 자체가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해외 자산도 미 달러화와 엔화, 위안화, 헤알화 등 여러 국가로 나눠서 투자해야 합니다.”


말씀대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는 듯합니다.
“투자 성과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자산 배분 전략’입니다. 1986년 발표된 ‘포트폴리오의 실적을 결정하는 요소’ 연구에서 개리 브린슨은 90개가 넘는 연금기금의 1974~1983년 실적을 분석한 후 분기 수익률 변동성의 약 93.6%를 자산 배분 정책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투자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가 자산 배분이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인 거죠. 이 같은 결과는 대표적인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테마섹의 장기 운용 성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운용 성과는 자산 배분 전략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현 상황에서 10억 원을 기준으로 가장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안해 주십시오.
“10억 원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기업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 약 20%,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컨슈머 상품 등 해외 주식에 10%, 비과세 브라질 국채나 단기 하이일드 채권, 미국채 인버스 등에 약 20%,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또는 저녹인(低 knock-in) ELS에 20%를 배분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30%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오랫동안 PB로 일하셨는데요, 그간 부자들의 자산관리방법도 변화가 있었을 듯합니다. 투자 패턴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최근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을 보면 과거와 비교해 보다 신중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위험·고수익’ 상품보다는 ‘중위험·중수익’ 또는 ‘안정형’ 상품을 선호하는 거죠. 절세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특히 증여, 가업승계와 관련한 절세 전략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점은 작은 수익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큰 부는 작은 수익에서 시작된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하는 거죠.”


정답은 없겠지만 자산관리란 어떤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직원들과 같은 질문에 대해서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종합자산관리란 채권, 부동산, 세무 등 이런 모든 것을 다 관리한다고 해서 ‘종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고객의 전체 삶과 자산관리가 접목됐을 때 비로소 종합자산관리라고 할 수 있겠죠. 돈을 버는 이유는 생애 주기에 맞춰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죠. 종합자산관리란 물질적·금전적 성과를 넘어 고객의 정신적·육체적 건강까지 신경을 쓰며 자산을 관리해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높은 수익을 안겨준다 해도 큰 변동성으로 고객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면 건강을 해치는 자산관리가 됩니다. ‘자산관리’란 고객의 자산 가치 증대를 위해 고객의 성향에 맞는 국내외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수시로 점검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 하우스의 문어구이와 샤토 브리앙
[Dinner with PB­­­] “2014년 투자 트렌드는 이머징·소비시장·컨슈머”
메주콩과 렌틸콩으로 맛을 낸 문어구이는 최근 떠오르는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 하우스의 시그니처 샐러드다. 건강에 좋은 렌틸콩과 메주콩을 질 좋은 오일에 조리해 제철 문어구이와 함께 곁들였다. 질감이 좋기 때문에 루이스 셀러 샤도네이와 같은 미디엄-풀보디 샤도네이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스택스 립 와인 셀라 아르테미스 카버네 소비뇽(Stag’s Leap Wine Cellars, Artemis Cabernet Sauvignon)을 위해서는 웨트에이징(wet-aging)한 최상급 샤토 브리앙(Chateau Briand)을 준비했다. 샤토 브리앙은 소 한 마리당 약 400g만 나오는 최고급 안심으로,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는 식감을 자랑한다. 샤토 브리앙은 19세기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귀족인 샤토 브리앙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스텍스 립 와인 셀라 아르테미스 카버네 소비뇽은 부드러운 타닌과 적절한 산도를 지녀 부드러우면서도 주이시한 샤토 브리앙과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매칭 와인 슈퍼 루이스 셀라의 러시안 리버 밸리 샤도네이 & 스택스 립 와인셀라의 아르테미스 카버네 소비뇽
[Dinner with PB­­­] “2014년 투자 트렌드는 이머징·소비시장·컨슈머”
[Dinner with PB­­­] “2014년 투자 트렌드는 이머징·소비시장·컨슈머”
최근 미국 나파밸리에서 가장 핫한 와이너리인 루이스 셀라의 러시안 리버 밸리 샤도네이(Lewis Cellars, Russian River Valley Chardonnay). 샤도네이 품종에 대한 이해와 러시안 리버 밸리 테루아에 대한 열정이 낳은 이 마스터 피스 와인은 잘 익은 과실 향에 복합미를 더하는 자연스럽고도 강렬한 산도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감귤류의 풍미가 부드러운 식감과 화이트 와인으로는 놀랍도록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샤토 브리앙과 매칭한 아르테미스 카버네 소비뇽은 스택스 립 와인 셀라가 만드는 기본급 카버네 소비뇽이다. 와이너리 소유의 아카디아와 FAY, SLV의 포도밭들에서 재배한 포도가 근간을 이루며, 외부에서 조달한 포도를 함께 사용해 완성한다. 매우 조밀하며 부드러운 타닌과 적절한 산도를 지니고 있으며 입 안에 남는 진한 여운은 촉촉한 체리를 연상케 한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요리 및 와인 협찬 나라셀라(www.naracell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