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 Plan]변동성 장세를 이기는 투자 전략
국내외 대형 이벤트가 몰려 있던 6월이 지나면 계절적 약세 요인이 강한 7월을 만나게 된다.
이처럼 변동성이 강한 시기에는 방어 운전을 하듯이 하락 위험을 줄이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휴가철에 종종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를 달리게 된다. 이 길을 이용하다 보면 수많은 터널을 통과하게 되는데 터널 안에서 전조등 또는 미등을 켜지 않은 차량들을 볼 수 있다. 전조등은 야간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두운 터널 또는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에 밝혀줌으로써 다른 차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차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운전할 때와 같이 때로는 질주의 구간을, 때로는 방어의 구간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6월에 한국이 1년 만에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과 유로존의 정치 이벤트, 그리고 계절적 약세 시기가 왔다는 점에서 방어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외 대형 이벤트, 금융시장 흔들어
먼저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해 살펴보자. 6월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과 하반기 중 재정 악화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등에 근거해 연 1.25%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금리 인하 이후 1년 만의 일이며, 만장일치의 결정이다. 금리 인하 결정은 단기 관점에서 경기 부양 차원의 기대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가계부채,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정책과의 괴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내재된 리스크가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2015년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시장의 가장 최우선 관심사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들의 발언 하나, 발표 자료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연준 인사들과, 시장의 반응을 살펴가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려는 재닛 옐런 의장의 의지가 반복적으로 시장에 전해지고 있다. 실제 금리 인상 여부와 별개로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 자체가 올해 반복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다.

유럽의 정치적 이벤트들도 투자 전략 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6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나 무정부 상태에 있는 스페인의 6월 26일 재총선이 바로 그것. 스페인은 지난해 12월 20일 총선이 실시됐지만 아직까지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총선에서는 1975년 이후 처음으로 국민당과 사회당 양당체제가 무너지고 신생 정당인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가 약진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그러나 연정 구성 협상에 처음 임하게 된 4당이 저마다 공약을 양보할 수 없다며 타협하지 않고 있어, 법정 정부 구성 시한인 지난 5월 2일까지 어느 정당도 연정을 구성하지 못했다.

만약 재총선을 통해 긴축 완화를 내세우는 포데모스의 입지가 넓어진다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대두될 수 있으나,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4당의 의석수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재총선 이후에도 스페인의 무정부 상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의 정치적 이벤트를 무사히 넘겼다 쳐도, 여름에 나타날 수 있는 계절적 약세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해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여름 시기에 주식시장은 계절적 약세를 보인 바 있다. 보통 주식시장과 관련된 이론 중에 시장에서 정보의 효율성이 보장된다면 주가는 일정한 패턴이 없이 무작위적으로 움직인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근거로 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이론과 같은 완전한 시장의 효율성이 보장되기 어렵다는 한계로 인해 일반이론에 반하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즉, 특정 사건(event)이나 시기를 전후로 해 주가가 일정한 패턴을 형성해 움직이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이례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이례적 현상으로 대표적인 사례는 연중 1월의 주가상승률이 가장 우월하다는 1월 효과(January effect) 등이 있다. 여름의 계절적 약세 역시, 관찰되는 이례적 현상으로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ASSET Plan]변동성 장세를 이기는 투자 전략
‘멀티 인컴+매크로 전략’으로 위험성 줄여야
이런 매크로 환경 속에서, 그렇다면 어떤 자산들과 어떤 전략을 통해 시장에 참여할 것인가? ‘멀티 인컴+매크로 전략’을 통해 방어 구간을 현명하게 지나쳐 가야 한다. 이런 전략은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active)형 전략 대비 변동성(위험)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과 수익률은 5〜7%의 상대적 위험 대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특징을 갖고 있다.

인컴(income)이란 자산 등에서 얻는 경제적 의미를 말한다. 가장 쉽게 생각하면 월급, 소득이다. 멀티 인컴 전략 자산으로는 보통주, 우선주, 전환사채, 국채 등 다양한 자산을 포함한 고배당 주식과 고수익 채권에 투자해 매매차익과 함께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와 배당 수익을 의미한다. 예금금리 1% 시대의 대안으로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배당과 이자를 통해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크로란 헤지펀드 전략 중 하나로, 거시경제 전망에 따라 다양한 국가, 시장, 섹터 및 자산군(주식, 채권, 파생상품, 통화, 변동성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이용해 다양한 시장 환경에서 매력적인 위험 조정 수익률을 찾을 수 있는 전략이다. 마켓 타이밍을 통해 저점을 잡으려는 시도보다는 하락 위험을 줄이고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영일 SC제일은행 투자자문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