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은 어느 연령대에 어떤 계기로 최초로 집을 구입 또는 임차하려 할까. 보통은 결혼 또는 분가하면서 집을 사거나 임차하려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결혼 연령은 몇 살일까. 201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성은 32.2세, 여성은 29.6세이며,
매년 약 0.1~0.2년씩 초혼 연령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연령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30세에 최초로 집을 사고자 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매년 몇 쌍이 집을 사려 할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2년 33만 쌍, 2013년 32만 쌍, 2014년 11월까지는 약 27만 쌍이 결혼을 했다. 혼인 인구는 매년 약 2~3%씩 줄어들고 있다. 이런 통계를 근거로 분석해보면 결혼으로 인해 새롭게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할 수요는 매년 약 30만 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매년 30세에 이르는 인구수가 약 70만 명이고 이 중 30만 쌍이 결혼을 하는 것으로 보아 30세 인구의 85% 정도가 결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앞으로 20년 후를 예측하기 위한 기초 자료이므로 꼭 기억해 두길 바란다.

결혼이 주택 수요의 원인이라면 사망은 주택 공급의 요인이다. 결혼을 하면 보통 분가를 하게 되고, 분가는 곧 주택의 수요 요인이다. 하지만 사망하게 되면 집을 떠나 묘지나 납골당으로 모셔지므로 사망한 사람이 살던 집은 상속되거나 매물로 나오게 된다. 즉 사망하는 사람들로 인해 주택의 공급량이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강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는 앞으로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는 신생아 수보다 사망하는 사람 수가 30대의 결혼이나 분가만큼 주택의 수요와 공급에 더 영향을 미친다.

아래의 표는 예상 출생자 수와 예상 사망자 수를 보여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망 인구는 2010년 26만 명이었고, 2020년에는 36만 명, 2030년에는 45만 명, 2040년에는 58만 명, 2050년에는 72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신생아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2040년에는 30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우리나라 주택의 수요와 공급은 크게 어긋나게 된다. 출생자 수와 사망자 수의 차이는 결국 빈 집을 양산하게 되고, 이는 곧 집값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망 인구수는 최근 7년 동안 매년 약 1.3%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명이 사망하면서 주택 1채를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약 13만 채 정도가 강제로 공급된다고 볼 수 있다.

인구, 2030년 정점으로 하락

결혼과 사망만을 기준으로 보면 매년 약 17만 채의 주택이 부족하다. 물론 이러한 분석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결혼한다고 모두가 분가를 하느냐’, ‘모든 사람들이 집을 남기고 죽느냐’, ‘1인 가구도 많이 늘지 않았느냐’ 등등. 그런데 정확하게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또한 시점의 차이는 있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대체로 맞아떨어질 것이다. 주택은 사람이 죽어서만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재건축, 신규 분양, 신축 등에 의해서도 공급된다. 2014년에 신규로 약 34만 가구가 분양됐고, 다가구, 빌라, 오피스텔, 개인 신축, 재건축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주택이 공급됐다고 가정할 수 있다. 2015년에는 2014년보다 더 많은 약 50만 호의 주택이 공급된다. 17만 채 정도가 부족한데도 약 40만 채 이상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위의 2010년, 2040년 지역별 연령대 인구 비교 그래프를 보면 앞으로의 주택 시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10년과 2040년을 비교해서 살펴보면 전국 주요 도시에서 20세 이하의 인구는 감소했고 60세 이상의 인구는 증가했다. 전국 평균을 보면 2010년에 비해 2040년에 20세 이하는 39% 감소했고 60세 이상은 166% 증가했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30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에는 한 해 사망자 수가 58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사망으로 인한 주택 강제 공급은 한 해에 약 29만 채이고, 결혼으로 인한 주택 수요는 약 18만 채이므로 주택 초과 공급은 매년 약 11만 채에 이른다. 이렇게 될 경우 주택 가격은 어떻게 될까. 2035년이라고 해봐야 지금부터 20년 뒤의 일이다. 30세 신혼부부는 50세가 되고, 50대는 70대가 된다. 만약 지금 모든 재산을 쏟아 부어 집을 샀는데 20년 후에 집값이 폭락하면 어떻게 될까. 더욱이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은 더욱 심각해진다. 20년 후면 소득이 줄거나 은퇴할 나이인데, 대출이자가 문제가 아니라 원금을 상환할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

오종윤 한국재무설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