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비중 줄여야 노후가 편하다
[Financial Management ]
[한경 머니 = 오종윤 한국재무설계연구소장] 우리나라에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었다. 부동산은 무조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 놓곤 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마불사라는 확신도 있었다. ‘큰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라는 믿음이었다. 이런 잘못된 선입견이 우리를 필패하게 만든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다윈은 진화론에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종만이 살아남는다.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줄 알았고, 평수가 클수록 더 많이 오를 줄 알았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도 떨어지고 큰 평수는 더 크게 하락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우리는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 과연 우리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정남향에 녹지 공간이 많고, 교통까지 편리한 최고의 아파트 가격이 계속 떨어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당신은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다.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째, 평균 퇴직연령 평균 퇴직연령과 주택 가격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퇴직연령은 직종에 따라서 다르다.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 형태별 직장인 평균 체감 퇴직연령은 대기업 47.8세, 중소·벤처기업 47.3세, 공기업·공공기관 52.2세, 외국계 기업 47.2세다.

한국인의 평균 퇴직연령은 53세이고, 희망 퇴직연령은 71세다. 이 중에서 사무직 종사자의 평균 퇴직연령은 50세,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퇴직연령은 56세, 공무원의 퇴직연령은 60세다. 여기에 나온 퇴직연령과 관계된 데이터들을 보면 대체로 48세부터 퇴직이 시작되고 60세에는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퇴직을 하게 된다.

물론 직종에 따라서 12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런데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어섰고 여성은 85세를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린다. 50세에 은퇴하느냐 60세에 은퇴하느냐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퇴직 후에 남은 삶이 40년이냐 50년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퇴직 후의 막연한 두려움은 곧 현실이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늠할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의 노후 준비 실태를 조사해보면 대부분 재정 만족도나 준비 정도가 100점 만점에 40점 정도에 그친다. 이러한 준비 부족은 지금까지의 삶과 완전히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부족한 은퇴자금은 무엇으로 메꿀 수 있겠는가.

둘째, 가계 자산 비율 가계 자산 비율은 베이비부머가 퇴직하는 현시점에서 반드시 점검해보아야 할 항목이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을 경우에는 가계 자산 비율의 중요성이 덜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계 자산이 어떻게 구성되든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당장의 삶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득이 끊긴 은퇴 생활자에게 가계 자산 비율은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2015년에 발표한 한국FP학회 <한국 가계의 파이낸셜 피트니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가계의 자산 구성은 다음과 같다. 이 가계 자산 비율을 보고 우리나라 가계가 안정적인가, 불안정한가를 판단해보길 바란다.
순자산에서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9.4%이며 순자산에서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0.6%밖에 안 된다.

셋째, 소득절벽 은퇴는 곧 소득절벽을 의미한다. 소득절벽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직장에 다닐 때와는 모든 대상에 대한 느낌이 달라진다. 가장 크게 차이를 느끼는 것이 바로 집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집이 집이요, 자산이었다. 소득이 있을 때는 ‘그래도 집은 한 채 있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현금자산, 자녀 등록금, 학원비, 자녀 결혼자금, 노후 생활비 등이 없어도 집이 있으면 든든하다.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리 절박하지는 않다.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난 뒤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직장에 다닐 때는 대부분의 비용이 월급으로 어느 정도 감당이 됐고, 나머지는 보너스나 그동안 조금씩 모아 놓은 비상금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이런 저런 비용을 수월하게 해결할 방법이 없어진다. 가진 것이라고는 겨우 집 한 채뿐인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데 어렵게 결심하고 막상 집을 팔려고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나가보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너도나도 집을 내놓으려는 것이다.

이 3가지 요인 말고도 역피라미드형의 인구구조, 저출산의 영향, 가계대출의 영향 등 주택 가격에 미치는 원인이 더 있다. 주택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주택 비중을 줄여야 한다. 자산의 50% 이내로 주택 비중을 줄여라. 그래야 가족 모두가 살아갈 수 있다. 총자산이 3억7000만 원인 대한민국 대표 가계의 적절한 금융자산 금액은 1억9000만 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50% 이내여야만 가족 모두가 살 수 있다.
부동산 비중 줄여야 노후가 편하다
한경 머니 = 오종윤 한국재무설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