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테마에서 투자 기회 생긴다”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경제적 대변혁을 가져올 제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에 순응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은 도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현재와 미래를 담은 책을 출간한 곽재혁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을 직접 만났다.

“기술 혁신에 따른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998년에 삼성전자가 3만 원 하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그때 좀 사놨더라면’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가 8090년대의 정보기술(IT) 혁명에 못지않다면 차라리 이런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주식이나 이에 투자하는 펀드들을 조금씩 사서 모아두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유례없는 기술 혁신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와 능동적 대응 방안으로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곽 위원의 이 같은 확신은 그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첫 직장인 KEB하나은행에서 부동산 전문가로 활약한 이후 금융시장 조사·연구원, 은퇴설계 강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투신상품 개발 업무 등을 거쳐 현재는 KB국민은행 고객들의 자산관리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사학재단 등 다양한 법인단체와 VIP 고객들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으며, 재테크나 은퇴 설계에 관한 강의나 기고 같은 대외 활동도 그의 주된 업무다.

그는 “올해 투자 솔루션과 은퇴·노후 분야의 ‘WM스타자문단’으로 선정된 이후로는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강의 요청 때문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며 “KB국민은행 고객은 물론 환경관리공단, 서울 인재개발원, 한국FP협회, 지역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법인과 단체들의 요청 횟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M스타자문단은 KB금융그룹 각 계열사의 투자 전략 및 자산 배분, 은퇴 설계, 부동산 전문가와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프라이빗뱅커(PB) 등 총 3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해당 분야 업무 경력 10년 이상이거나 전문 자격증 소지자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됐다. 이들은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고객 맞춤형으로 팀을 구성해 31개 WM복합점포, PB센터는 물론 전국 영업점으로 출동한다.

앞서 곽 위원은 올해 초 한 의과대학 연구재단에 대한 컨설팅 과정에서 매각을 고민 중인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 주식에 대해 ‘무조건 보유’를 권유했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180만 원에서 260만 원까지 상승하자 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33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그의 세 번째 책이 출간됐다. 옛 동료와 함께 지었다는 <4차 산업혁명,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길위의책)는 제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투자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첫 번째 책인 <중위험·중수익 펀드 재테크>가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라는 인구 및 경제구조의 변화를 바탕으로 집필됐다면 이 책은 21세기 최대의 기술 혁신인 ‘제4차 산업혁명’을 근거로 쓰였다”며 “둘 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향후 투자의 방향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4차 산업혁명 테마에서 투자 기회 생긴다”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무엇이며 파급력은 어떠할 것으로 보는지요.

“우리는 지금까지 세 번의 산업혁명을 겪었죠. 증기기관의 발명에 따른 제1차 산업혁명, 전기의 이용과 컨베이어벨트의 활용에 따른 제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명에 따른 제3차 산업혁명이 그것입니다. 현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출발점에 와 있어요.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이 유토피아적 미래관만 제시하고 있지는 않아요. 제2차에서 제3차 산업혁명으로 전개되며 늘어나는 일자리보다는 줄어드는 일자리가 더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번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어요. 제4차 산업혁명의 그림자라고도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금융권에서는 일본의 미즈호은행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 ‘페퍼’를 전국적으로 순차 도입하고 있어요. 기본적인 고객 응대는 물론이고 신상품이나 규정을 안내하는 상담 업무와 일본어 외에 영어 및 스페인어를 구사해 외국인도 상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본점에서 직원 면접을 보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어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회와 위협 요인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결국 두 가지 대안으로 압축될 것 같아요. 로봇 등 기계가 대신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노동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제4차 산업혁명의 수혜를 받는 기업에 투자해 그 과실을 향유하는 것이 다른 하나죠. 비록 많은 사람들이 전자에 대해서는 고민하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그간 주식시장에서의 좋지 않았던 경험 탓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요.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한 때죠. 소수 1%와 99%로 양극화돼 있다는 현대사회의 부의 편중은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0.01%와 99.99%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요. 이런 양극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이들 기업의 주주로서 그 부를 공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제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둘러싼 의구심이 여전한 것 같은데 투자 유인은 충분하다고 보나요.
“우선 앞서 강조했듯이 산업과 시장이 변화할 때에는 새로운 투자 기회도 열립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산업과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또는 스스로 선도하기도 하면서 1등 기업이 됐습니다. 향후 제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감안할 때 다양하고 큰 투자 기회가 이 테마에서 생겨날 것으로 보여요. 또한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그렇지 않은 경쟁 기업들에 비해 시장경쟁력이 높아질 거예요. 사물이 연결되면서 과거보다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그 수요도 더욱 증가하겠죠. 여기에 전기자동차와 공유경제 등으로 대변되는 친환경성과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의 수혜가 기대되는 점도 투자 매력이겠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투자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인공지능과 네트워킹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반도체 및 저장장치는 제4차 산업혁명을 떠받치는 일종의 인프라죠. 따라서 이 인프라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으로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애플,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이 있고요. 차세대 네트워킹 장비 관련 기업으로는 에릭슨, 노키아, ZTE 등이, 반도체 등 하드웨어 관련 기업으로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웨스턴디지털 등이 있죠. 물론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 중 대부분은 주가가 이미 너무 높게 올라서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많아요. 하지만 이들 주식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생각해요.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상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수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이기 때문이죠. 풍부한 자금력을 가진 현재의 선도 기업들이 앞으로도 제4차 산업의 전반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올라 투자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은데 향후 주식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요.
“물론 지난 한 해 동안 1차 대세 상승을 한 만큼 잠시 기간조정을 지속할 수 있겠죠. 하지만 국내외 경기선행지표들의 우상향세가 유지되는 한 주식시장의 강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상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 부담이 있지만 이러한 흐름을 바꿀 만한 리스크는 되지 않을 것으로 봐요. 따라서 실적 불확실성과 북핵 등 대외 변수로 기간조정이 지속되는 현시점도 주식투자에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제4차 산업혁명 외에 글로벌 유망 지역과 업종을 꼽는다면.
“지역별로는 한국 외에도 신흥국과 유럽 증시를, 업종으로는 IT와 더불어 최근 트럼프 정책 수혜가 다시 기대되는 ‘금융’과 ‘헬스케어’에 주목할 것을 권유합니다. 채권의 경우 신흥국 통화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이머징 채권이 유망할 것으로 봐요. 달러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부의 취임 이후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약달러를 유도하는 대외 압력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나 미국 경기가 여전히 양호한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정상화로 한·미 간 금리 차가 조만간 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쯤 단기 고점인 1200원·달러 수준의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제한적 트레이딩 전략을 권유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와 관련해 조언을 해준다면.
“투자에서 의심과 맹신은 모두 경계해야 할 대상이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심리적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나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 두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어느 정도의 체계적인 재테크 공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만약 혼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관련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사진 이승재 기자

곽재혁 전문위원은…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투자 솔루션, 은퇴 설계)
서강대 경제대학원 금융경제학과 전공
증권·부동산 운용 전문 인력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전문 강사
서울의대 교육연구재단 자금운용 자문위원
한국경제신문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
한국FP협회 저널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