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추락 KB국민카드 ‘과속질주'에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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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만료된다. 카드론 등을 앞세워 과속 질주했지만, KB국민카드의 경쟁력은 오히려 후진했다. ‘2위’ 탈출의 꿈은 더 멀어지고 업계 3위로 밀려났다.

“혁신은 갑자기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것을 남보다 빠르게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카드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고 ‘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다.”

2016년 1월 윤웅원 사장의 취임 일성이다. 실제 윤 사장이 이끈 KB국민카드는 이후 괄목할 만한 변화를 시도했다. 신규 수익원 창출의 첨병으로 빅데이터전략센터, 핀테크사업부, 신사업추진부를 구축하고 미래 먹을거리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미국 최대 한인은행 뱅크오브호프와 손잡으면서 업계 최초 미국 카드 시장 공략에 나섰고, 디지털 혁신을 위해 스타트업 발굴에도 공을 들였다. 핀테크(FinTech) 기반의 ‘올인원(all-in-one)’ 카드인 ‘KB국민 알파원카드’의 돌풍도 만만찮다. 출시 1년여 만에 발급 10만 장을 돌파했다.

그러나 시장의 파고는 높았다. ‘만년 2위’ 탈출을 시도한 KB국민카드는 윤 사장 취임 이후 오히려 후진 중이다. 2015년 말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550억 원. 33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삼성카드를 약 200억 원 차이로 따돌렸다.

전세가 역전된 건 윤 사장 취임 직후인 2016년부터. 2016년 1분기 기준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952억 원으로 삼성카드(1021억 원)에 69억 원가량 뒤처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두 카드사의 격차는 올해 3분기 누적 약 720억 원으로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업계 3위로의 후진이다.
실적 추락 KB국민카드 ‘과속질주'에 빨간 불

과도한 카드론 드라이브, 자산건전성 악화

KB국민카드의 자산건전성 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KB국민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5년 말 1.13%에서 올해 6월 말 1.34%로 0.18%포인트 올라갔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부터 카드론 취급액을 크게 늘렸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정책과는 엇박자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2016년 상반기 기준 249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2.4% 증가한 3048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전업 카드사 7곳 가운데 가장 크게 늘어난 수치로, 지난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카드론 확대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론 영업 과정에서 위험 고객들이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연체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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