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153호 (2018년 02월)

비트코인 이어 뜨는 ‘GBK’, 투자는?



[한경 머니 기고=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비트코인 열기에 가려져 있지만 새해 들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GBK(Global BroKerage)’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종목에 투자를 해야 할까?

새해 들어 들리는 많은 신조어 가운데 ‘GBK’라는 용어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GBK란 국내 종목 투자, 즉 BK(BroKerage, 주식중개업)에서 벗어나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글로벌화는 크게 3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각국 간 다른 제도와 규범 등을 통일시켜 글로벌스탠더드를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그 토대 위해 ‘가치(value)’를 창출하는 기업과 금융사가 해외로 진출한다. 투자 대상이 밖으로 나간다면 그것을 목표로 하는 주식투자자도 따라가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GBK는 환율, 세제, 정보 취득 등에서 BK보다 어렵다. 한국처럼 GBK의 초기 단계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할 투자 여건에서 주식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본주의 본질에 충실하는 길이다. 증시는 자본주의의 본질이 가장 잘 반영되는 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주식을 공급하는 주체는 우량과 비우량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다. 주식을 사들이는 주체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런 여건에서 최상의 GBK 시나리오는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우량 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한 마디로 ‘각국의 삼성전자’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라는 의미다.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도 주목해야 한다. ‘희망 반, 두려움 반’으로 맞았던 21세기 들어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을 본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유럽 경제위기와 같은 예외적인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전보다 영향력이 커진 심리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상황이 순식간에 바뀌는 ‘절벽효과’ 때문에 앞날을 내다보기가 더 힘들어졌다.
 
주목해야 할 것은 미래 예측이 힘들면 힘들수록 각 분야에서 차별화(nifty-fifty)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과 기업이 21세기에 나타나는 차별적인 경쟁우위 요소를 잘 포착해 대응할수록 이전보다 빨리 중심국과 우량 기업으로 올라서고 그 지위는 오랫동안 유지된다. 돈을 버는 일도 마찬가지다.

◆GBK, 주목해야 할 투자 종목은

21세기 들어 각국 간 성장에 있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거시정책 기조가 분배보다는 성장을 우선하는 국가일수록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분배 요구와 노조가 강한 국가는 성장률이 낮다는 점이다. 경제 운영 원리도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주체들에게 창의와 경쟁을 최대한 북돋우는 국가일수록 성장률이 높다.

인구수가 많지만 그중에서 경제연령을 젊게 유지하는 국가일수록 성장세가 빠르다. 중국에 이어 인도가 급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젊은 층은 전통적으로 생산가능인구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익숙해 핵심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도 집중 지원 대상이다.

산업별로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정보기술(IT) 산업에 강한 국가가 자원 부족 문제를 메워줄 수 있기 때문에 성장세가 빠르다. 하지만 제조업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경기 사이클이 짧아지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제조업을 중시하는 것도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산업정책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선발 기업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혹은 고부가 제품을 통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해 나가는 반면 후발 기업은 창의, 혁신, 개혁, 융합, 통합, 글로벌 등 다각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격차를 줄여 나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공급 여건이 정착되고 있다.

수요 면에서는 트렌드의 신속한 변화에 따라 고부가 제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반면 이들 제품 소비에 드는 비용을 무료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줄여 나가는 이율배반적인 소비행태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SNS 등을 통한 인간 중심의 커넥션은 종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나눔, 기부 등 ‘착한 일’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다.


기업은 새롭게 형성되는 산업 여건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찾기에 분주하다. 그중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알파라이징 종목’이다. ‘알파라이징 종목’이란 현존하는 기업 이외라는 점에서 ‘알파’가, 위기 이후 적용될 새로운 평가 잣대에 따라 부각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 관련 종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OP(Bottom Of the Pyramid) 계층은 세계 인구(74억 명)의 72%인 50억 명에 이르며 시장규모도 약 8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BOP 계층은 중간소득 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넥스트 볼륨 존(next volume zone)’, ‘넥스트 마켓(next market)’으로 불리고 있다.

세계인의 생활도 인터넷과 모바일이 현실 공간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상거래, 전자화폐가 확산되면서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태어나고 기업 간 혹은 소득 간의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는 새로운 질서병도 부각되고 있다.


◆투자의 화두어도 변하고 있다

모든 것이 변하는 만큼 유행하는 화두어도 변하고 있다. 관심은 곧 투자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부도’, ‘파산’, ‘양적완화’,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 등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팩트 효과’, 중국어로 모순(矛盾)이라는 의미의 ‘마오둔’, 모든 것이 한 손안에서 다 보인다는 ‘증강현실(AR)’ 등이 유행하고 있다.

그중에서 ‘임팩트 효과’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부각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순수재무이론대로 너무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도덕적 해이와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반성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윤과 함께 기부 등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임팩트 효과의 핵심이다.

새로운 추세와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제레미 시겔(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형 전략도 주목해야 한다. 시겔형 전략이란 그때그때 경기와 증시 전망에 따른 인기주, 주도주와 관계없이 지금 당장보다 10년 후에 돈이 되고 20년 후에 노후 대비가 되면서 30년 후에는 자녀에게 상속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말한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능력과 생존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추세다. 지난 50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상장된 회사들의 평균 생존 수명은 60년에서 18년으로 줄어들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밖에 되지 않고 70년 이상 존재할 확률도 불과 18%에 그친다고 조사했다.

이는 기업의 경영 환경이 금융위기 이후 급속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은 노사관계 개선, 수요 확보, 재고 관리 등 튼튼한 내부 구조만으로도 꾸준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 기업은 이런 내부 역량은 물론 다양한 거시경제적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성장 전략을 구상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현대 기업에는 사회적(Social), 기술적(Technological), 경제적(Economical), 환경적(Environmental), 정치적(Political) 요소를 고려한 이른바 ‘스텝(STEEP) 분석’이 경영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주요 분석 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의 경영 기법‘인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은 인수·합병(M&A), 조직 및 사업 개편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자 노력한다. 기업은 시장 포화로 인해 봉착한 성장의 한계를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 모색, 사업 규모 확대와 시장 지배력 확보는 물론,  합병 기업의 핵심 역량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금융위기 이후 성공한 글로벌 기업은 공격적인 M&A 혹은 무리한 사업 확대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사의 핵심 역량과 산업 발전 가능성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 전략 초점을 맞춘 것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파나소닉, 샤프, 이베이 등에서는 과거 무리한 M&A와 사업 확장 전략이 실패했다.

이 같은 사례가 주식투자자에게 안겨주는 교훈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까지 감안해 소비자, 주주, 종업원 등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지속 가능 경영’이라는 개념이다. 지속 가능 발전이란 미래 세대가 그들 스스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 계획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흑자 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업은 성장 동력을 개발하고 고객 가치 창출과 전략을 설계하고 경영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노력을 경주한다. 이런 노력은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내부적인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창업 초기에 왕성했던 창업자 정신이 유지돼야 달성할 수 있다.


종전에 비해 개별 주식을 투자해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시겔이 강조하는 ‘DIV’ 지침은 더 빛을 발휘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알려진 DIV 지침이란 배당(Dividend)과 국제화(International), 가치평가(Valuation)의 첫 글자를 딴 주식투자 전략을 말한다.

배당을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 경기가 재둔화되거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이 유지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 국제화는 갈수록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옮겨 가는 추세를, 가치평가를 강조하는 것은 성장 기대치에 대해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기업 주식이 궁극적으로 수익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워런 버핏 등 세계적인 주식 부자들이 가치평가를 강조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주가 상승 초기에 비관론에 젖어 있다가 뒤늦게 증시에 뛰어든 개인투자자가 성급한 마음에 인기주와 주도주 위주로 주식을 추격 매입하다간 ‘성장의 함정(growth trap)’에 빠져 실제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

GBK로 투자 종목을 선택했다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루비콘 기질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부자일수록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투자 수단을 선택하면 루비콘강을 건너면 되돌아올 수 없듯이 어떤 위험이 닥친다 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점은 우리 투자자가 가슴 깊이 새겨둬야 할 대목이다.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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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1-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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