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161호 (2018년 10월)

마경환 “안전한 방어 자산, 해외 채권 주목해야”



인터뷰/  마경환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리테일영업 총괄 본부장

[한경 머니= 이윤경 객원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전 세계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규모가 2배 이상 크다. 채권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으면서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어 저성장·저금리 기조의 고착, 고령화 시대에 필수 투자처로 꼽힌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초고수로 꼽히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마경환 본부장에게 채권 투자의 핵심 노하우를 들었다. 

우리나라 채권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외국인은 미국계 글로벌 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이다. 한국 채권시장은 프랭클린템플턴 투신운용을 일명 ‘큰손’으로 부르며 그들의 투자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에서 리테일영업 총괄을 맡은 마경환 본부장은 주요 은행과 증권사 PB를 대상으로 12년째 리테일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1995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금융투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프라이빗뱅킹(PB), 해외펀드,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거쳤고, 2006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으로 옮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펀드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24년의 투자 인생 중 절반이 넘는 시간을 해외 자산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쏟아 부었다. 제대로 된 교과서도 전문가도 드물던 시절, 몸소 부딪히고 깨지며 해외 채권시장을 개척해 왔다. 마 본부장은 그간의 경험을 녹여 저서 <채권 투자 핵심 노하우>에 담았다. 

“선진국은 채권 투자가 활발하죠. 국내에서는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브라질국채 등 이머징 국가의 국채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그 규모가 10조 원을 초과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여전히 채권에 대한 경험이나 이해도가 부족해요. 국내에 해외 채권 전문가가 적은 것도 문제죠. 초고령화와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 되는 미래에는 변동성이 주식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해외 채권이 필수 투자처가 될 겁니다.”

그는 은퇴를 앞둔 50~60대의 경우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을 점차 높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금 소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을수록 자산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고 운용해야 하기 때문. 경기가 호황일 때는 주식과 부동산이 모두 오르지만 경제가 꺾이는 타이밍에서는 채권이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 마 본부장은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한 방향으로 모든 자산을 몰아 치유 불능이 된 사람들이 많았지만, 포트폴리오에 채권의 비중이 있었던 사람들은 하방 리스크를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투자에 적격인 채권의 연도별 수익을 보면 두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해외 채권을 보유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경기 상황에 안전한 방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예요. 수익률은 주식만큼 높진 않아도 장기적으로 연평균 5~7% 정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채권 투자로 수익 얻는 2가지 방법

100% 가격 움직임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주식과 달리 채권은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자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마 본부장은 “채권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이 변동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란다”며 “가령, 투자자가 채권을 중도에 매각할 경우 만기 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팔면 이득을 볼 수 있는데, 해외 채권은 국내 채권보다 평균적으로 듀레이션(투자 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 손익이 국내 채권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채권이 안정적인 이유는 시장의 여러 지표를 읽고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어서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임금이 오르고 실업률이 감소하면 인플레이션이 증가해 채권 가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증가하고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하락은 채권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올바른 채권 투자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방향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마 본부장도 글로벌 채권을 다루면서 금리의 움직임 때문에 늘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2003년 하나금융투자 국채부에서 해외 뮤추얼펀드를 담당하던 시절, 영업점에서 미국 국채가 300억 원 정도 판매됐는데 수익률이 엉망이라 비상사태였다.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진 것.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미국 국채라도 금리 상승은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 순간이었다. 그는 충격을 받은 고객들에게 대안으로 미국 하이일드채권을 권했다. 하이일드는 등급이 낮은 투자 부적격 채권이다. 위험에 빠진 고객들에게 더 위험한 상품을 권하니 영업점에서도 놀랐다. 결과는 3개월 뒤 플러스 수익으로 반전. 고객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경기하락기에 적합한 투자처로 알려져 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면 주식과 같이 경기 상승 시에 수혜를 보는 채권 자산도 있죠. 대표적인 게 하이일드채권입니다. 2008년 수익률은 저조했으나 경기 상승으로 전환된 2009~2010년을 보면 주식 못잖은 우수한 성과를 보여줬죠. 하이일드채권과 이머징채권은 이자수익이 5~10%로 높은 대신 듀레이션(5년 이상)이 길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요. 단기적으로 가격 손실 가능성에 노출될 수 있어 최소 1년 이상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떤 채권을 주목해야 하나

마 본부장은 “우량 채권보다는 오히려 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할 때다”라고 조언했다.
“향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현지 통화 표시 이머징채권을 눈여겨보라고 말씀드립니다. 지금은 리먼 사태 때보다 이머징 국가의 통화 가격이 25% 정도 저렴해요. 현재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이머징 국가들은 상황이 좋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에 수렴합니다. 저는 이머징마켓 통화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만일 현재 상태에 계속 머무른다 하더라도 높은 쿠폰(채권이자)이 매력이죠. 즉, 채권 수익과 달러 대비 통화 수익 2가지 모두 노려볼 수 있습니다.”

마 본부장은 이머징 국채에 투자한다면 해당 국가의 통화 전망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브라질국채. 2015년 말까지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실질구매력이 지속 하락했다. 이에 브라질통화는 무려 35% 평가절하 됐다. 2015년 말을 기점으로 계속 악화됐던 경제성장률이 개선되기 시작했는데 브라질 국내 인플레가 점차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실질구매력이 회복되고 브라질 통화도 강세로 반전했다. 브라질국채에 투자한 고객 대다수가 투자 손실을 입은 데 반해 2016년 이후부터 투자한 이들은 브라질 통화가치 상승으로 채권 투자 수익에 추가로 통화 수익까지 얻었다.

“현지 통화 표시 이머징채권은 경기상승기에 투자국 경제가 개선돼 통화도 강세 기조로 연결되지만 경기하락기에는 통화가치가 하락해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죠.”

그는 평상시 자산에서 달러를 필수적으로 가져가고, 달러로 여러 가지 자산에 투자할 것을 강조한다. 일시적으로 달러가 급락하고 원화 강세로 간다고 하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달러 통화가치가 50~60%가량 올라간다.

마 본부장은 금리가 올라가면 수익이 나는 미국 매도(Short) 장기국채 ETF를 추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확정한 만큼 채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매도(Short) 장기국채 ETF는 채권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로, 그는 금리는 올라가고 국채 가격이 빠지는 것에 베팅했다.

이처럼 모든 투자는 경기가 어떤 상황인지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컨대, 미국 국채는 1년간 빌려주는 단기 금리와 10년간 빌려주는 장기 금리가 있다. 원래 금리는 우상향을 해야 하지만 장단기 금리가 뒤집히는 역전 현상이 오는 경우가 있다. 과거 60년 동안 흘러온 역사를 보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반드시 1년 뒤에 경기 침체가 왔다. 글로벌 연기금들이나 각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장기 국채를 매수한다는 것 역시 곧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그널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다가올 미래에 글로벌 채권 투자는 더 중요해질 겁니다. 투자자들에게 올바른 가이드를 주고, 교육을 통해 그들의 금융지수(Financial Intelligence)를 높여주는 것이 그동안 해외 펀드 외길을 걸어 온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노후에 일하지 않아도 안전한 투자로 금융자산을 늘릴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 싶고 이 책이 그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출간 이후에 받은 수많은 이메일 중에 60대 할머니 한 분은 ‘나같이 나이든 사람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써줘서 고맙다’고 하셨죠. 미국 보스턴에 사는 한 독자는 ‘이 책을 3번 정독하면서 처음 채권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럴 때 참 보람을 느낍니다. 많은 분들에게 채권 투자의 지침이 됐으면 합니다.”

마경환 본부장은…
현재 미국계 글로벌 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리테일영업 총괄 본부장. 1995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금융투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PB, 해외펀드, 상품개발 등의 업무를 거쳤다. 이후 2006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에 합류해 해외펀드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윤경 객원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1호(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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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9-2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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