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KB국민은행 전무 “WM 협업 강화…고자산가 자문 서비스 차별화”
[한경 머니 = 공인호 기자] 기해년(己亥年) 초입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혼돈의 시기’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경제의 혈맥을 담당하는 은행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소중한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자산관리(WM) 사업부의 고민 역시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각 은행 WM사업부를 총괄하는 그룹장(長)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다각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향후 시장 흐름과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는 일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한경 머니는 7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SC제일, 한국씨티) WM그룹장들의 미니 인터뷰(WM 전략 프리뷰)를 통해 올 한 해 각 사업부의 조직 및 투자 전략과 함께 증시, 부동산, 채권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 유망 투자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KB국민은행의 WM사업부를 총괄하는 김영길 WM그룹 전무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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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KB국민은행 전무 “WM 협업 강화…고자산가 자문 서비스 차별화”
M사업부 조직 개편 및 전략 방향

KB국민은행은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의 급속한 변화에 맞춰 선제적 대응체계를 마련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룹 차원의 역량 집결을 통해 전체 자산 규모는 물론 WM에서도 1등(리딩뱅크) 위상 확보에 초점을 뒀죠. 세부 추진 전략으로는 ▲그룹 차원의 원펌(One-Firm) 협업 체계 강화 ▲소싱 다양화 및 수익률 관리를 통한 차별적 상품 경쟁력 확보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비즈니스 강화 ▲연금 시장 내 지위 공고화를 위한 연금·은퇴노후 대표 은행으로서의 포지셔닝 구축 ▲고자산가 대상 최적 솔루션 제공을 통한 자문(advisory) 서비스의 차별적 지위 확보입니다.

2019 금융시장 주요 위협 요인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기조와 미·중 간 무역 분쟁 장기화 가능성,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올 들어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이 “필요 시 언제라도 통화정책 방향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과 미·중 간 무역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향후 시장 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는 긍정적 재료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의 감속 성장세가 뚜렷한 상황인 만큼 시장심리가 급격히 개선될 가능성 역시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 전망 및 코스피 예상 밴드
올 들어 코스피 지수는 반도체 등 주도 업종의 실적 우려와 함께 밸류에이션 저평가 인식이 엇갈리면서 2000포인트 초반에서 등락 중입니다. 국내 증시는 단기 급락에 따른 저평가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지난해 대비 전체 순이익이 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상하반기로 나눠보면 불확실성 요인이 집중되는 상반기에는 제한된 움직임을 보인 후, 하반기 개선 흐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간 지수 범위는 코스피 기준 1900~2370포인트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해 투자 전략 및 추천 섹터
국내 주식의 경우 상반기에는 안정성이 높은 배당주를, 투자심리 개선이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주를 추천합니다. 해외 주식의 경우 아직까지는 조심스럽지만, 신흥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선진국 주식보다 낮다는 점은 고려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무역 분쟁 우려가 완화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될 경우 선진국 주식보다는 신흥국 주식의 수혜가 클 수 있다는 얘기죠.

금리 및 채권시장 전망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했지만 소수의견으로 인상에 반대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있었죠.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기준금리는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따라서 국내 채권금리의 상승 압력도 제한적이라는 판단입니다. 국내 채권의 금리 수준은 낮지만, 주식과 상관관계가 마이너스(-)이므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방어적 자산군으로 국내 채권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주거·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올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주택세제, 공급 확충 등으로 인해 지역별·입지별 편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서울 및 수도권은 전반적으로 보합세, 지방은 약세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과도한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이미 급등한 가격을 감안해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이네요. 가격이 하락 조정되면 도심 지역, 새 아파트, 중소형 등 탄탄한 수요를 가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RTI)와 금리 상승으로 수익률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유동자금과 부유층의 상가건물 매입 의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대출금리가 소폭 인상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토지보상자금으로 인한 막대한 유동성 증가가 예정돼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 위축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도심, 역세권, 중심상권 위주의 투자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9년 추천 투자 상품
올해 금융시장은 변동성 위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위험·중수익 구조의 대안투자 상품과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 상품을 추천합니다. 예금금리+‘알파(α)’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사모부동산펀드와 구조화채권 같은 인컴형 투자 상품, 시장가격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헤지(전략)펀드가 대표적이죠.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 압력 완화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외 우량 채권형 펀드와 대형 우량주와 공모주 투자를 일부 병행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도 추천합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무역 분쟁 완화와 Fed의 통화 긴축 기조 변화에 따른 시장 환경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낙폭이 컸던 아시아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선별적 추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투자 TIP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주요 안전자산도 포트폴리오를 튼튼히 구축해야 격랑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대표적 안전자산에는 국채, 달러, 금(gold) 등이 있는데, 이런 자산들은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일 때 가격이 더욱 상승하는 특징이 있어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기축통화인 달러로 운용되는 상품은 과거보다 금리 매력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일 만합니다. 아울러 주가지수연계 상품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상품은 주식시장의 출렁임이 커질수록 쿠폰수익률이 더욱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라면 조기 상환 배리어(barrier)가 아주 낮은 보수적인 상품 위주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운용 자금 중 일부는 부동산 실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융상품(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김영길 KB국민은행 전무 “WM 협업 강화…고자산가 자문 서비스 차별화”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5호(2019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