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숙 우리은행 그룹장 “선제적 리스크 관리…WM 영업 확대”
[한경 머니 = 공인호 기자] 기해년(己亥年) 초입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혼돈의 시기’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경제의 혈맥을 담당하는 은행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소중한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자산관리(WM) 사업부의 고민 역시 그만큼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각 은행 WM사업부를 총괄하는 그룹장(長)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다각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향후 시장 흐름과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는 일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한경 머니는 7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SC제일, 한국씨티) WM그룹장들의 미니 인터뷰(WM 전략 프리뷰)를 통해 올 한 해 각 사업부의 조직 및 투자 전략과 함께 증시, 부동산, 채권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 유망 투자 상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우리은행의 WM사업부를 총괄하는 정종숙 WM그룹장과의 일문일답.

정종숙 우리은행 그룹장 “선제적 리스크 관리…WM 영업 확대”
WM사업부 조직 개편 및 전략 방향

올해는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자산관리(WM) 조직도 포트폴리오 영업 정착 및 안정적인 상품 중심의 영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죠. 다만 이럴 때일수록 역량 강화는 필수적입니다. 내부적으로는 WM 영업 확대를 위해 프라이빗뱅킹(PB)지점장을 확대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PB 고객 유치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더불어 철저한 고객 관리를 위해 PB 인력 양성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외부 교육기관과 연계한 특화 교육도 실시해 나갈 예정입니다.

2019 금융시장 주요 위협 요인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미·중 무역 분쟁이라고 판단합니다. 무역 분쟁의 장기화는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결국 경기 둔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다른 위협 요인은 중국의 과도한 부채 문제와 이로 인한 기업들의 디폴트 우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중국 기업의 디폴트로 국내 채권형 펀드들도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죠. 이와 함께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도 리스크 요인입니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예산안과 재정 적자 문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잡음들은 글로벌 경제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죠.

주식시장 전망 및 코스피 예상 밴드
올해 코스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점은 기업의 청산가치를 의미하는 주당순자산비율(PBR)의 역사적 저점 수준인 0.8배를 적용해 1950포인트, 고점은 PBR 1배 수준인 2350포인트가 예상되네요. 우선 상반기에는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가 각종 지표에 영향을 미치며 주식시장을 억누르겠지만, 1분기 이후에는 경기선행지표의 반등, 미국 금리 인상 종결 기대감 등이 지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투자 전략 및 추천 섹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다소 약화되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조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는 결국 달러 약세로 이어지며 신흥국 증시의 선진국 대비 상대적 강세로 이어질 수 있죠. 같은 이유로 미래의 기대이익에 주목하는 성장주보다는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는 가치주가 유망할 것으로 보이네요. 특히 성장성이 다소 약하다는 이유로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금리 및 채권시장 전망
최근 수출 호조에 따른 무역수지 증가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중소기업 중심으로는 내수가 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는 시중금리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2분기 미국 금리 인상 종결과 맞물려 국내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거·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국내 주택 시장은 그동안 상승하던 매매가격의 하락 압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네요. 경기지표 불안과 함께 국내 기준금리 인상, 공급 물량 부담, 대출 규제, 세제 강화 등의 주요 이슈들 영향이죠. 다만 금융위기 등의 물리적인 충격 변수가 없다면 올해 주택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및 개발 기대감 등으로 폭락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지역별로 서울은 정부 규제 및 전셋값 하락, 입주 물량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대기수요가 존재해 강보합세가 예상됩니다. 상대적으로 공급 물량에 대한 부담이 큰 수도권 중 조정대상지역은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는 반면 GTX 등 광역교통망 개발 후광 조정 대상 외 지역은 일시적인 반등도 기대됩니다. 반면 지방권은 지난해에 이어 수급 불균형 및 지역 산업 침체에 따라 매매가격의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네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현재 약 1100조 원으로 추산되는 풍부한 유동성과 투자 대안 상품 부재, 주택 시장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수익형 부동산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매매가격 부담과 경기 여건에 기인한 임대차 시장의 불안으로 임대수익률 또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품별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2019년 추천 투자 상품
올해 유망 상품은 우선 달러 약세, 안전자산 선호 등을 바탕으로 금(金)이나 금 관련 펀드를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고 2020년 올림픽 수혜도 예상되는 가운데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일본 부동산도 유망해 보입니다.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투자 TIP
전 세계 주요 경제 전망 예측기관들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글로벌 전체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0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는데, 이는 7월 전망치(3.9%)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입니다. 한국은행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7%까지 낮춘 상황이죠.
금리가 오르고 기업이익과 성장률이 둔화돼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기에는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고수익 추구보다는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고 우량 채권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 성향에 적합한 자산 배분 원칙을 잘 준수하는 게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죠. 채권을 기본으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확보하며 미·중 무역 분쟁 마찰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2~3분기로 가면서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일부 확대하는 자산 배분 전략을 추천합니다. 더불어 유동자산의 일부를 달러를 포함한 외화로 운용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전략도 유효해 보이네요.
정종숙 우리은행 그룹장 “선제적 리스크 관리…WM 영업 확대”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5호(2019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