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1등 PB센터’의 비밀

[SPECIAL]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협업’으로 일궈낸 초대형 PWM센터
[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국내 금융시장을 놓고 ‘포화상태’라는 평가가 내려진 지는 이미 오래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고객들의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기 위한 특별한 무언가를 애타게 찾아나서는 것도 ‘뺏지 않으면 빼앗긴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산관리(WM) 사업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은행과 증권, 보험사들이 하나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한경 머니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프라이빗뱅킹(PB)센터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고자 4대 은행별 1등 PB센터를 직접 찾았다.

자산관리(WM) 시장을 둘러싸고 금융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는 3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산을 10년 넘게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성공 비결은 ‘원(One) 신한’이라는 그룹 차원의 협업 시스템 덕분이다.
[SPECIAL]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협업’으로 일궈낸 초대형 PWM센터
[(왼쪽부터 시계방향) 류상진 팀장, 하준삼 팀장, 윤은정 팀장, 김성영 팀장, 이지현 팀장, 김미정 팀장, 박지연 팀장, 정덕녕 센터장, 배교형팀장]

“저희 센터의 경우 지난 2002년 프라이빗뱅킹(PB)센터 초창기 모델인 데다 기존의 전통적 자산가들이 많은 지역적 특성 탓에 자금 이탈이 상대적으로 빈번합니다. 기존 고객의 상속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이죠.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는 신한은행 영업점을 대상으로 연계 영업에 많은 공을 들여 왔는데, 덕분에 현재는 이탈하는 자금보다 유입되는 자금이 더 많습니다.” _정덕녕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장

얼마 전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은 거액의 지분 매각 대금이 입금될 것이라는 정보를 기업금융담당(RM) 팀장으로부터 입수하고 해당 고객들을 직접 만났다. 오랜 상담과 설득 끝에 자산가 3명 명의의 550억 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PWM센터와 일선 영업점과의 연계 영업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정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성과 도출의 이면에는 센터 프라이빗뱅커(PB)들의 강력한 팀워크와 그룹 차원의 협업 시스템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국내 최초로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복합금융센터’ 모델을 도입한 전례 역시 그룹 차원의 협업 시스템에서 비롯됐다.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자산군별 채널을 세분화한 것도 신한은행이 최초였다. 현재 신한은행은 자산 규모 3억~ 50억 원 이하 자산가 고객을 위한 PWM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와 별도로 50억 원 이상 초고자산가를 위한 PWM 프리빌리지(PVG)센터도 병행하고 있다.

이곳 서울파이낸스센터도 지난 2013년 ‘신한 PWM센터’ 전환 이후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서울파이낸스센터에는 정 센터장을 비롯해 8명의 PB팀장과 주니어급 PB 등 총 14명이 상주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소속 PB까지 포함하면 22명으로 늘어나는데 이는 전국 신한 PWM센터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국내 최대 수준의 전문 인력 및 자산 규모를 바탕으로 서비스 및 상품 차별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은 IPS(투자상품서비스)본부를 통해 ‘오더 메이드(order-made)’형 사모 상품을 각 PWM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Uber)’의 비상장주식을 자체 소싱해 고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 이 같은 PWM 특화 상품은 매월 2~3개가량 주기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최근 신한PWM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법인영업 확대 역시 서울파이낸스센터가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법인의 대규모 자금뿐 아니라 해당 법인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산까지 추가로 유치하는 성과도 속속 도출해내고 있다.

[mini interview]
정덕녕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장 “팀플레이와 비전 공유, 1등 비결”

정덕녕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장은 지난 2004년 국내 금융시장에 ‘자산관리(WM)’라는 개념이 막 도입된 시절 프라이빗뱅커(PB)에 입문한 PB 1세대다. 이후 2011년까지 7년간 PB팀장으로 영업 현장을 누볐으며 이후에는 강남대로센터 및 서교센터장을 거치는 등 자산관리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PB팀장 출신 센터장의 강점은 무엇보다 PB들이 현업에서 겪는 고충과 애로사항을 잘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센터장만의 자산관리 철학이 있다면.
“철학이라 하기에는 다소 거창하지만 저희 센터의 경우 8명의 PB팀장이 활동하는 대형 센터인 만큼 몇 가지 밸런스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선 조직 관리 측면에서는 리더로서 솔선수범 및 자기관리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개방적 마인드를 갖는 한편,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기회도 최대한 보장하고 있습니다. 고객 관리 측면에서는 각 팀장들과 공동으로 고객을 관리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는데, 이처럼 팀장과 센터장들의 팀플레이와 비전 공유가 1등 PB센터의 비결이 아닐까 하네요.”

고객들을 위한 하반기 자산관리 조언이 있다면.
“저희 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저금리·저성장 시대 진입과 함께 무엇보다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자산가들 대부분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보유를 희망하는 분들이 많고, 최근에는 중위험 상품인 대체 상품 선호 현상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하반기 역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에는 조심스러운 시점이라는 판단입니다. 지수 하락 시에도 원금과 이자를 최대한 보전할 수 있는 전통적인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상품과 비과세인 가우스 신탁, 그리고 금리형 해외 대체 상품 등에 분산투자를 해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나가는 투자를 추천하고 싶네요.”
[SPECIAL]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협업’으로 일궈낸 초대형 PWM센터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9호(2019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