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통한 도전정신이 미래 바꾼다”
SPECIAL variable insurance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변액보험의 명가(名家) 미래에셋생명의 10조 원 자산을 운용하는 조성식 자산운용부문 대표는 “후대에 전해야 할 무엇보다 값진 자산은 투자 정신이다”라고 설파한다. 투자를 통한 배움과 도전정신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당부다.

“우리나라 청소년 희망 직업 1·2위가 공무원, 건물주인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투자에 그 답이 있습니다.” 조성식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는 “투자는 단순 수익률 그 이상의 가치다”라고 화두를 던진다.

“투자는 사물과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배움’과 의사결정을 통한 ‘도전’이 그 바탕에 있습니다. 부모 세대가 투자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고 도전한다면, 무조건 안정적인 것이 최고라며 공무원에 매달리는 암울한 사회에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조 대표는 무려 10조 원에 이르는 변액보험 적립금의 투자를 진두지휘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5월 말 기준 변액보험 5년 총자산 수익률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대표적인 변액보험 상품인 ‘MVP60’ 펀드의 5년간 누적수익률은 25%에 이른다. 그는 “당장의 수익을 넘어, 미래지향적인 투자의 가치를 전하는 것이 미래에셋생명의 궁극적 목표다”라고 밝혔다.
“투자 통한 도전정신이 미래 바꾼다”
- 투자의 가치는 어떻게 삶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요.
“투자를 잘 하려면 사물을 바라보는 인식 자체에 ‘배운다’는 관점이 들어가야 합니다. 경제 현상이나 라이프 사이클은 늘 변화하니까요. 여기에 투자 의사결정이라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죠. 예상대로 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한 배움과 도전이 삶의 일부분이 되면 가족들이 토론도 하고 실제 투자 경험도 쌓으며, 자녀들이 커서 안정적인 직업만 쫓는 게 아니라 창업도 하고 다양한 직업에 도전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투자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수록 미래는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 투자 대상 선정 및 운용은 어떻게 하나요.
“그림으로 하면 요즘 주식투자는 추상화를 해석하고 그것에 가치를 매기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가치주, 성장주를 나누고, 비슷한 업종에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해 투자의 주요 잣대로 삼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의미가 약화됐습니다. 성장주가 가치주를 파괴하는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현재 적자를 내는 회사임에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회사가 주목받죠. 대표적인 주식이 아마존입니다. 미래 성장을 위해 비용 투자가 많다면, 현재 수익이 적은 것이 두렵지 않은 것입니다. 현재 수익을 내고 있어도 망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도 있고요. 이를 예측하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기보다 관심과 열정의 영역입니다. 일반인들도 투자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면, 삶이 한층 재미있고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시각각 뉴스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마십시오. 미·중 무역전쟁의 향후 흐름을 예측하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싱크탱크(think tank)들이 어떤 철학을 갖고 정책을 펴는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를테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웅크린 호랑이>, 국제 전략가인 피터 자이한의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등의 저서를 보면 의사결정자들의 이론적 배경과 방향성이 보입니다. 궁극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중국의 경제력을 상당히 약화시키는 것에 최종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이에 비춰 미·중 무역분쟁이 종료될 것인가, 아직 한참 가야 하는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 미래에셋생명의 자산 운용 방향성은.
“시장이 출렁이면서 ‘지금은 (투자를) 피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언제 사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미래에셋생명은 자산 배분이 업(業)이기 때문에 원칙에 입각해서 운용합니다. 장기수익률로 보면 종목과 타이밍에 대한 선택은 전체 성과의 10%에 영향을 주는 정도입니다. 자산 배분의 효과가 90%를 좌우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유지하는 것도 자산 배분을 바탕으로 투자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의 심리가 나쁜 뉴스가 나오면 주춤하고, 시장이 상승하면 기회를 놓친 것 같은 마음에 서둘러 사려고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성과에 역효과를 내기 쉽습니다.”

- 미래에셋생명은 글로벌 투자의 비중이 특히 높은데요.
“여느 나라의 주식시장이 왜 미국 시장만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까요. 주식은 기업의 ‘혁신 가치의 총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빌 게이츠는 미국을 이렇게 정의한 바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한다. 전 세계 부의 24%를 차지한다. 전 세계 혁신의 60%를 차지한다.’ 이 말이 복잡한 계산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사는 수요가 높아졌는데, 미국 주식을 사는 순간 달러에 투자하게 됩니다. 금융자산이 많지 않은 일반인도 충분히 가능한 효과적인 투자 방법입니다.”

- 특히 주목할 만한 혁신 기업을 추천한다면.
“넷스케이프의 창업자인 마크 엔드리슨이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정복한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는 말을 남겼습니다. 특정 소프트웨어가 글로벌을 통합하는 단계가 되면 그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들은 매월 포토숍 비용을 내야 하고, 문서 작업의 원활한 호환을 위해 MS워드를 기본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어떤 분야에서 특정 소프트웨어가 지배력을 가지고 그것이 곧 표준이 되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안전한 대표적인 주식으로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추천합니다. 아마존의 경우 주당 200만 원이 넘지만, 최근에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으므로 접근이 수월해졌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중점 투자하는 클라우드 상장지수펀드(ETF)도 추천 대상입니다.”

-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의 명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 비결은.
“지난 5월 기준 최근 1년간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MVP의 변동성은 5.8% 정도로 코스피지수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혁신 기업을 전체 주식의 절반 이하로 담아 수익을 추구하되 스위스 초콜릿, 중국의 백주와 같이 소비자들이 늘 소비하는 상품으로 변동성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채권을 배분해 고수익보다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구합니다.”

- 변액보험 선택에 대해 조언해주신다면.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라면 자산 배분 펀드인 MVP펀드에 50% 정도 투자하면서, 나머지는 위험 성향에 따라 혁신 기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에 나누는 것을 추천합니다. 변액보험 투자의 전부를 전문가에게 맡기기보다 일부라도 직접 관리하면서 투자의 가치를 느끼면 좋겠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위기에 대비해 달러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달러화 머니마켓펀드(MMF)도 변액보험 내에서 선택할 수 있어 원스톱 관리가 가능합니다.”

- 주식시장이 흔들리면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도 줄어듭니다. 당부하실 말씀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주식들이 고점 대비 20% 정도 빠졌을 때, ‘지금은 엄청난 세일을 짧게 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는 안내를 드렸습니다. 예컨대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가 열린다고 하면,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기회를 이용해서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여유롭게 구매할 것입니다. 투자에 익숙해지면 그런 시각이 생깁니다. 주식시장이 흔들리거나 악재가 나오면 오히려 감사하게 투자할 기회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조성식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미래에셋증권 에퀴티 트레이딩팀에 입사해 2011년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 2012년 미래에셋생명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2018년부터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0호(2019년 0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