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ER'S MANNER

어떤 보도에 따르면 재벌 오너든 유명인사든 한국인들이 밖에 나가면 제대로 사람대접을 받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식사시간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먹기에만 열중하는 행동 때문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식사시간은 서로 소통하는 기회임을 잊어선 안 된다. 당연히 매너가 매우 중요하다.



옛말에 무예를 배우기 위해 입산하는 사람들은 칼을 손에 잡기 전에 물 긷기 3년, 나무하기 3년, 밥 짓기 3년을 해야 했다고 한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몸과 마음을 만들고 나서야 무예에 입문할 수 있었다는 뜻일 것이다.

직장에서는 어떨까. 진정으로 그 회사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일을 먼저 배우기보다는 그 회사의 조직 문화, 기업 문화를 먼저 배우고 익혀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옛날처럼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 준비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흔히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 “어떤 사람과 빨리 친해지려면 한솥밥을 먹어라.” 경험으로 비추어 봐도 이것은 정말 변치 않는 진리인 듯하다.

좋은 것, 맛있는 것을 얼굴을 마주하고 먹다 보면 그 사람에 대한 사소한 정보까지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벽이 허물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사람대접 받는 식사 매너
품격 있는 식사 매너가 비즈니스 성패 좌우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한솥밥 먹기, 함께 하는 식사시간에도 매너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문화와 분위기 파악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식사 매너다. 사소하지만 실수하기 쉬운 식사 매너, 사소하지만 나를 돋보이고 빛나게 해주는 식사 매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① 식사 전 10분의 준비는 필수!

국내외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식사 매너에는 식사 전 준비, 즉 즐거운 식사를 위해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수저를 이용하는 한국식 밥상에는 쌈이 오르기도 하고 서양식 식탁에서는 빵을 먹게 되는데, 상대방의 청결하지 못한 손을 본다면 아마 식욕이 떨어지고 상대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감이 떨어져 다시는 상대와 식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 수 있다. 식사 10분 전에는 꼭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하자. 또 한 가지 준비할 사항은 급한 ‘볼 일’은 미리 다녀와서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것이 좋다. 특히 서양식 만찬이 길어져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온다면 말도 끊기도 상대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 식사 10분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매너다.



② 식당에 가서 수저 밑에 꼭 냅킨을 깔아야 할까?

정말 사소하지만 많은 직장인이 마음속으로 한번쯤은 고민해 보았을 만한 내용이다. 정말 꼭 그래야 하는 것일까? 고급 식당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우리가 가는 회사 주변의 식당에서는 될 수 있으면 냅킨을 깔고 수저를 놓는 것이 매너라고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왔다갔다하는 점심시간에는 찌개나 반찬의 양념 자국으로 인해 식당의 테이블이 더더욱 지저분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간혹 남자들 사이에서는 ‘그런 건 여자들이나 하는 일이지. 뭐, 냅킨까지 깔고 그러나. 까탈스럽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의 작은 노력으로 함께 하는 식탁이 청결해지고 함께 식사하는 동료가 흐뭇해진다면 이것은 남녀노소를 가릴 일이 아니지 않을까. 선배, 후배를 위해서 귀찮더라도 냅킨을 깔아보자. 여러분의 이미지와 함께하는 식탁 또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③ 식사 속도, 도대체 어디에 맞춰야 하는 것일까?

음식을 먹다 보면 유난히 천천히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먹는 경우가 있어 음식을 계속해서 먹기가 불편할 때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이지만 글로벌 식사 매너에서도 지켜야 할 식사 예절 중 하나다.

함께 식사를 할 때에 상대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방법 중 하나가 미러링(mirroring)이다. 미러링이란 상대방과 유사하게 행동함으로써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식사 속도를 맞추는 것은 단순히 식사를 같이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라포를 형성하는 방법인 것이다. 직급이 낮은 사람의 식사 속도에 맞춰 조금은 속도를 낮춰주는 상사의 매너, 그리고 의식적으로라도 속도를 조금 빠르게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부하의 센스가 필요할 것이다.



④ 같이 먹는 음식에 대한 매너

함께 먹는 것을 정겹게 생각하는 한국인이라서 생기는 난감한 상황이 있다. 바로 같이 먹는 찌개나 국에 먹던 수저를 넣고 휘휘 젓는 것이다. 같은 부하 직원이 그런다면 야단이나 치겠지만, 상사가 그렇게 한다면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를 버럭 내거나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앞에서 면박을 주는 것은 매너가 아닐 것이다. 이럴 때에는 미리 상대방을 위해 덜어주는 센스가 필요하겠다. 이렇게 된다면 배려심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며 찜찜한 기분까지 동시에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한 기사에 따르면 재벌 오너든 유명인사든 한국인들이 밖에 나가면 제대로 사람대접을 받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식사시간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먹기에만 열중하는 행동 때문이다.

서양인들의 시각에서는 이들이 도무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글로벌 사회에서는 식사를 서로 소통하는 기회로 삼는다. 따라 식사시간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배를 불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음식이나 와인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담론(談論)을 즐기는 것이다. 비즈니스 식사에서는 직설적인 표현 대신 가벼운 식담(食談) 속에 협상과 거래의 메시지를 은근히 주고받는다. 음식에만 너무 집중하지 말자!



비즈니스맨으로서 아름다운 식사 문화의 품격이 피어날 때 그 속에서 즐거움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늘도 식사 전후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등 초등학교 때 배운 식사 매너까지도 잊지 않은 당신은 이 시대 최고의 신사숙녀다.



함께 식사를 할 때에 상대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방법 중 하나가 미러링(mirroring)이다. 미러링이란 상대방과 유사하게 행동함으로써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허은아 (주)예라고 대표
일러스트 김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