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임금은 반드시 왕의 얼굴을 한 자가 돼야 한다.” KBS2 TV 퓨전사극 ‘왕의 얼굴’에 나오는 대사다.

조선조 광해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관상을 바꾸어서라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자들의 암투를 그린다.

과연, 왕의 얼굴은 따로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어떤 얼굴이 시대의 리더가 돼야 하는 걸까. 2015년 새해를 맞아 국내 4대 금융사 수장의 관상을 살피고, 올 한 해 은행권의 운수를 점쳐봤다. 어디까지나 사진을 참고해 본 관상이라는 점을 일러둔다.


관상은 상을 보아 운명재수를 판단해 미래에 닥쳐올 흉사를 예방하고 복을 부르려는 점법(占法)의 하나다. 자연을 닮은 사람의 얼굴은 소우주에 비교된다. 머리카락은 풀이나 나무를 뜻하고, 양쪽 귀는 남극이나 북극을 가리킨다. 앞면을 보호하는 지붕인 눈썹은 은하수요, 왼쪽 눈은 태양, 오른쪽 눈은 달이다. 코에서 윗 입술로 이어지는 인중은 계곡과 강에 해당된다. 입은 호수나 바다다. 관상은 이러한 각각의 개체들을 개별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조화를 따져 운을 이야기한다. 조화 속에 균형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가들의 관상 자문가로 활동 중인 관상명리학자 방산 노상진 선생은 “국내 금융사 수장들은 공통적으로 입술이 얇은 특징을 보이는데, 제방(수비)의 역할을 하는 입술이 얇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 경제가 힘든 시기에 요직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융사의 수장에 오를 정도면 관상이 좋을 수밖에 없으나, 좋은 상을 지녔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므로 2015년 올 한 해 금융사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마음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PHYSIOGNOMY OF LEADERS] 신년 기획, 관상으로 본 4대 금융사 수장의 ‘얼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

눈썹이 짧고 눈썹의 길이에 맞게 눈도 작아 조화롭다. 눈썹은 기본적으로 수려하면서 속살이 보이며 밝은 것이 좋다. 눈썹이 짧으면 인상이 유약해 보이기도 하는데, 남성은 보통 내면이 부드러운 경우가 많다. 윤 회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기업을 이끄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콧방울은 힘이 있고 귀의 형상도 탁월하다. 기회를 잘 포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휘하려는 의욕이 넘치는 모양새다.

전체적으로 좋은 상이나, 눈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이 흠이다. 멀리 보지 못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성과를 내려다 실수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얇은 입술은 직원들에게 할 말이 많아진다고 볼 수 있다. 잔소리를 해야 부하들이 따르지만 말을 많이 하면 상대가 싫어할 것이요, 안 하면 일을 안 하니 융통성을 발휘해 당근과 채찍을 두루 사용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2015년 KB금융그룹은 신규 사업의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안정적인 경영이 중요해 보인다.


[PHYSIOGNOMY OF LEADERS] 신년 기획, 관상으로 본 4대 금융사 수장의 ‘얼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마와 눈썹, 눈에서 코로 내려오는 부분이 흠잡을 데가 없다. 코는 얼굴의 중심부라 주관과 객관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니 이곳이 바르지 않으면 마음의 평정을 잃게 된다. 한 회장은 코끝 살이 두둑하고 풍성해 농경을 잘 가꿀 수 있는 비옥한 밭을 가졌다. 곧게 뻗은 코가 하늘의 기운을 땅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해 소통에 탁월하고 아래 위를 아우르는 친화력이 있다 하겠다. 그러나 법령(法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점은 아쉽다. 법령이란 콧방울 위에서 입가 좌우를 스쳐 아래턱으로 내려가는 굵직한 주름을 말하는데, 인중과 입 두덩, 입을 보호하는 울타리로 보아 말년의 운세와 관계가 있다. 법령이 좋은 사람은 조직력이 뛰어나 부하를 많이 거느리고 인정받는다. 한 회장은 오른쪽 법령이 깊고 왼쪽은 선이 있으나 그 깊이가 얕다. 부하직원 가령, 노조가 강성이 돼 본인의 일을 방해할 수도 있다. 눈썹 앞머리를 보면 특이하게 서서 하늘을 찌르는 형상이다. 눈썹은 나를 지키는 울타리다. 나를 먼저 보호하기보다는 직원(노조)과 대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일이 쉽게 풀린다.


[PHYSIOGNOMY OF LEADERS] 신년 기획, 관상으로 본 4대 금융사 수장의 ‘얼굴’
이광구 우리은행장

눈빛은 관상의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그것은 자연 형상으로 해와 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성형으로 눈매나 코 끝, 이마 등을 고칠 수는 있어도 타고난 눈빛만큼은 고칠 수 없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얼굴 전체에서 봤을 때 눈이 작지만 눈매가 무섭고 동공에 까만빛이 돌아 눈에 정기가 집약돼 있다. 이는 미래를 치밀하게 설계하고 예측해 목표를 이루려는 포부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귀 역시 생김새가 좋고 귓바퀴가 탄탄해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자세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랫사람들의 충언에 귀를 기울이니 리더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마가 협소한 것은 다소 결함이다. 또 머리숱이 많고 눈썹이 진하며 윗수염이 농밀(진하다)해, 그늘을 만드는 형상이다. 그늘진 곳에서는 곡식이 잘 자라지 못한다. 무리한 경영보다는 차근차근 계획적으로 조직을 꾸려나가는 것이 덕이 된다.


[PHYSIOGNOMY OF LEADERS] 신년 기획, 관상으로 본 4대 금융사 수장의 ‘얼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마가 넓고 시원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굴곡이 있다. 하늘에 해당하는 이마는 골육(骨肉)의 조화가 빈틈없이 윤택해야 하며, 주름이 없거나 주름이 있더라도 반듯하게 일자로 이어져야 한다. 눈썹 끝과 머리털이 난 부분 사이를 ‘역마골’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이 좁은 것으로 보아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코가 높고 콧구멍이 각진 사람들은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주관도 뚜렷하다. 김 회장은 콧구멍이 큰 편이다. 이 경우 아랫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 정신이 투철한 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어려움이 있지만 내 주머니를 채우기보다는 공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부하들을 잘 다스릴 것으로 보인다. 치아가 균일하지 못한 경우 형제끼리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같은 자회사끼리의 경쟁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치아가 고르지 못한 경영자들도 가급적이면 이를 새롭게 하는 것이 좋다. 치열이 고르지 못한 김 회장은 경쟁에서 노력한 만큼 열매가 없을 수 있으므로, 자회사끼리의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도움말 관상명리학자 방산 노상진(KBS2 TV 드라마 ‘왕의 얼굴’ 관상 자문)│사진 한국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