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eritance 제 155호 (2018년 04월)

유언의 외부 증거, 어디까지 허용할까

[한경 머니 기고 = 김상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법학박사]어떤 문서가 유언장을 구성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이론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통합(Integration)이론, 추완(Republication)이론, 의미의 독립성(Independent Significance)이론, 포함(Incorporation)이론 등이다. 이번에는 이 중 의미의 독립성에 대해 살펴보자.

‘의미의 독립성’은 유언의 수익자 또는 유언에 따라 이전될 재산을 특정하기 위해 외부 증거를 허용하는 이론이다. 유언으로부터 독립된 의미를 가지는 행위 또는 사건에 의해 유언의 수익자 또는 재산이 특정된다면, 그러한 증여는 이 이론에 의해 유효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한 행위 또는 사건은 유언과는 독립된 비(非)유언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해당 이론을 ‘비유언적 행위의 원칙(Doctrine of Non­testamentary Acts)’이라고도 부른다.

‘내가 사망할 당시의 나의 종업원들에게 유증한다’ 또는 ‘내가 사망할 당시 나의 별장에 있는 모든 가구들을 유증한다’ 등의 유언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유언장을 작성한 후 유언자는 새로운 종업원을 채용할 수도 있고, 별장에 새로운 가구를 비치할 수도 있다.

유언 후의 이러한 행위들은 비유언적인 행위들로서 일반적으로 유언과는 독립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비록 그러한 행위들이 오로지 유언자의 의사에 달려 있을지라도) 유효한 유언으로서 허용될 수 있다. 현재 모든 주에서 이 원칙을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 통일상속법(UPC) 규정과 제3차 재산법 리스테이트먼트 규정도 이 원칙을 채택했다.

오로지 유언장을 보충할 목적으로 나중에 작성된, 서명되지 않은 메모에 포함돼 있는 사실은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유언장에 ‘나의 금고에 있는 채권을 거기에 표시된 대로 유증한다’라고 기재돼 있고 그 금고 안에서 채권과 함께 수익자들의 목록이 기재된 유언자의 자필 메모가 함께 발견된 경우, 비록 유언자의 유언의사는 명백하지만 그 메모는 독립적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그 유언장에 의한 유증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것은 델라웨어주 유언검인법원(Court of Chancery of Delaware)에서 1973년 실제 발생했던 사건이다.

유언보충서로서의 효력
그러나 다른 사람의 유언은 피상속인의 유언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독립적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유언에 따라 재산을 분배할 것을 지시한 유언장은, 설사 그 다른 사람의 유언장이 유언자의 유언장보다 더 나중에 작성됐을지라도 유효하다.

예컨대 티플러 사건(In re Tipler)의 유언자는 자신이 남편보다 먼저 사망할 경우 자신의 재산을 모두 남편에게 남긴다는 인증유언을 작성했다. 그 후 남편이 자신보다 먼저 사망할 경우 자신의 재산이 남편의 유언에 따라 분배될 것을 지시하는 자필유언보충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그 당시 남편은 아직 유언장을 작성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 후 남편이 유언을 남기고 유언자보다 먼저 사망하자 유언자의 상속인들은 유언보충서의 효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유언자의 상속인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장을 했다. 첫째, ‘유언보충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문서를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 ‘테네시주법은 자필유언장의 모든 중요 조항들이 유언자의 자필로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남편의 유언장은 유언자의 자필로 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1998년 테네시주 항소법원(Court of Appeals of Tennessee)은 의미의 독립성이론에 따라 유언자의 유언보충서가 남편의 유언을 언급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이 사건 문서가 유효한 자필유언보충서라면, 의미의 독립성이론에 따라 유언자의 유언보충서가 남편의 유언을 언급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다.

모든 중요 조항이 유언자의 자필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유언자의 의사를 고려해야 한다. 유언자는 자신의 재산이 남편이 원하는 사람에게 이전되기를 원했고, 그러한 의사는 유언자의 자필로 모두 기재돼 있기 때문에 유언보충서는 유언자의 자필로 이루어진 모든 중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언보충서가 유언자의 남편이 아직 작성하지 않은 유언장을 언급하고 있더라도, 그것은 자필유언보충서로서 유효하다.” 이 판결에 대해서는 상고가 제기됐지만 테네시주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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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3-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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