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역작이 무대로 오페라‘투란도트’


[ON STAGE] 푸치니의 역작이 무대로 오페라‘투란도트’ 外
오페라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등과 함께 푸치니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투란도트’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다른 오페라들과 달리 독창적인 소재와 구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 고대 중국 황제의 딸인 투란도트는 타타르인(人)에 대한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구혼하는 젊은이들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내어 풀지 못하면 참수형에 처했다. 칼라프 왕자는 아버지 티무르와 왕자를 사랑하는 노예 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투란도트의 아름다움에 반해 수수께끼에 도전한다. 푸치니의 오페라 대부분이 남녀 주인공의 이별과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고 있지만 ‘투란도트’는 주인공이 환희를 누리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음악적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각종 타악기들이 무대를 화려하고 입체적으로 꾸며주는 동시에 등장인물의 심오한 심리를 제대로 표현해준다. 이탈리아 토레 델 라고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섬세한 연출로 극찬을 받은 연출가 정갑균이 동서양이 어우러진 신비한 고대 중국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간 10월 24~26일 | 장소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 문의 02-569-0678



액션활극과 정열적인 플라멩코
뮤지컬‘조로’
[ON STAGE] 푸치니의 역작이 무대로 오페라‘투란도트’ 外
뮤지컬‘ 조로’는 전형적인 활극이다. 극의 배경은 스페인이 통치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야심가 라몬의 계략으로 주민들은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고, 마을 남성들은 광산에 끌려가 강제노역에 시달린다. 광산에서 탈출한 청년 디에고는 라몬의 야심을 저지하고 캘리포니아 사람들을 구해내고자 20년 전에 나타났다 홀연히 사라진 영웅 ‘조로’를 대신해 가면을 쓴다. 2011년 국내 초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조로’가 리부트(전작의 연속성을 거부하고 시리즈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새롭게 만드는 것) 작품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원작이 귀족 신분을 숨긴 채 서민 편에 서서 악당들을 응징하는 조로의 모험담을 그렸다면, 이번 리부트 작품에서는 조로가 가면을 써야 했던 이유 등에 집중한다. 영웅을 만들어낸 사회보다는 신나는 모험과 칼싸움, 음악 등의 ‘쇼’로 영웅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것.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이 다시 만났으며 조로 역에 김우형, 휘성, 샤이니 키, 비스트 양요섭이 캐스팅됐다. 어쿠스틱한 뮤지컬 넘버들은 정열적인 플라멩코 댄스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기간 10월 26일까지

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 문의 02-764-7857



단아하고 화려한 청화의 품격
‘조선청화, 그 푸르름에 물들다’전


[ON STAGE] 푸치니의 역작이 무대로 오페라‘투란도트’ 外
공예이자 회화이고 그릇이자 미술품인 청화백자의 특성과, 하얀 바탕에 파란 그림을 그려 넣는 한국적 감각과 방식, 그 안에 내재된 우아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조선청화, 그 푸르름에 물들다’전이 그것. 공예와 회화가 결합된 왕실 미의식의 정수로서 조선 청화백자를 살펴보는 이번 기획전은, 국내에서 열리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청화백자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이데미쓰(出光)미술관,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조선 청화백자 명품과 더불어 중국 명대의 최고 걸작이라고 하는 영락·선덕 연간의 청화백자, 그리고 일본의 이마리(伊万里) 자기가 함께 전시된다. 국내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등 14개 기관이 자랑하는 조선 청화백자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창고에서 일제강점기 이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들도 대거 소개되고, 전통 백자의 미감을 이은 김환기, 이우환의 회화와 현대 청화백자 작품에 이르기까지 전시 유물은 총 500여 점에 이른다.

이 전시는 중국 원나라에서 시작돼 18〜19세기 일본과 유럽까지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하이테크이자 고부가 가치 상품이었던 청화백자가 조선에 처음 등장했을 때의 이야기를 5부 구성으로 다룬다. Ⅰ부‘ 조선 백자 그리고 청화백자’, Ⅱ부‘ 청화백자, 왕실의 예와 권위’, Ⅲ부‘ 문인이 사랑한 청화백자’, Ⅳ부‘ 청화백자, 만민의 그릇이 되다’, Ⅴ부‘ 현대에 살아 숨 쉬는 청화백자의 미감’ 등이다.

조선청화는 조선왕실이 세운 예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문인 지식인의 취향을 한껏 반영하기도 하고, 꿈과 바람이 온 천하를 뒤덮듯 사회상과 관심사, 특히 장수와 복을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기도 했다.

때론 단아하고 때론 화려한 모습으로 그 품격을 이어온 조선청화의 미감은 1950년대 한국조형문화연구소를 거쳐 현대회화와 도예 작품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기간 9월 30일~11월 16일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