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콜록콜록’ 기침소리가 들린다.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걸릴 수 있는 ‘감기’와 늦가을부터 봄까지 주로 걸리는 ‘독감’이 함께 유행하기 때문이다. 흔히 감기는 약하게 오고 독감은 독한 감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감기는 다양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하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만큼 철저한 예방 및 치료가 필요하다.
독감과 감기의 차이를 아시나요
감기 증상은 2015년 외래진료 3, 4위를 차지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5년 진료비 심사실적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외래 진료 1위는 급성 기관지염(1499만 명)이었고, 치은염 및 치주질환(1343만 명), 급성 편도염(650만 명), 급성 상기도염(625만 명) 순이었다.

감기로 인한 진료비의 연령대별 비율을 살펴보면, 10세 미만이 35.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30대가 12.4%, 40대가 11.1%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아이를 제외하면 직장인들이 감기로 진료비를 지출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감염시키는 것이다. 호흡기는 숨을 쉴 때 외부로부터 공기를 받아들이는 통로 전체를 말하며 상기도와 하기도로 나뉜다. 상기도는 코, 인두, 구강, 인후두, 후두로 구성돼 있고, 하기도는 기관, 기관지, 폐실질로 구성돼 있다. 상기도 감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발생 부위에 따라 감기, 인후염, 부비동염, 후두염, 편도염 등으로 구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기는 상기도 감염 중 코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감기에 걸리면 주로 기침이 많이 나고 콧물, 재채기, 발열,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에 걸린 후 2~3일간 잠복기를 거치며 2~4일째 가장 심하고 바이러스 분비도 많아 전염력이 높다. 우스갯소리로 “감기는 약 먹으면 7일, 안 먹으면 일주일”이라고 한다.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낫는다.

감기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는 없으며, 대증요법이라고 해서 증상을 약화시키는 치료 방법을 사용한다. 즉,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기침이 나면 기침약, 콧물이 나면 콧물을 멈추는 약을 쓴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항생제는 거의 필요하지 않다. 물론 감기로 인해 부비동염, 중이염, 기관지염 등의 세균에 의한 합병증이 생길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감기는 성인들의 경우 매년 평균 2~4회, 소아는 6~8회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12월, 독감 예방접종 적기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된다. 독감은 고열, 근육통, 인후통 등의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고 전신 쇠약감, 오심,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합병증으로 바이러스 폐렴으로 발전하거나 2차적인 세균성 폐렴이 겹치기도 한다. 기존에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심부전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악화시킨다.

하지만 독감은 예방접종을 하면 증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매년 일부 유전자 변화를 만들거나,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인플루엔자가 발생된다. 이 때문에 매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항체 생성 기간이 2주 이상 걸린다. 따라서 예방접종은 유행 시기 이전인 10월에서 12월에 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 당일에는 되도록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마트 등에 가지 않도록 한다.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과 수분 보충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도록 한다. 만일 예방접종 후에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 독감에 걸리면 증상 완화제를 사용하고 휴식과 충분한 수분 및 영양 섭취 등으로 대부분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노인이나 어린아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타미플루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감기·독감 예방에는 면역력 강화
감기나 독감은 일교차가 커지면 기온에 신체가 대응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한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바람막이와 같은 옷을 챙기고 잘 때도 보온성이 높은 이불로 교체해 체온을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손을 씻어 위생관리에 신경 쓰고 음식물 섭취로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 또한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영양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육류 섭취도 중요하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 야채, 과일 섭취를 통해 영양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도 신체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어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체력에 맞게 알맞은 강도로 하고, 땀이 난 경우는 바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독감과 감기의 차이를 아시나요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