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모니터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년에는 노안이 시작되고 각종 안질환이 발생하는 시기이므로 이때부터 안구건조증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안구건조증 예방법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안구건조증 진료 인원 분석 결과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10대는 9만817명에 불과했지만 20대 28만4140명, 30대 28만3428명, 40대 35만6812명, 50대 42만1195명, 60대 33만8059명으로 40대에 급증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적게 나오거나 쉽게 말라서 눈 표면에 염증이 생기면서 눈이 불편해지는 질환이다. 잠이 부족하거나 컨디션 저하로 인해 일시적으로 가볍게 안구건조증을 앓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만성이나 심한 경우 눈 표면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처음에는 눈이 건조함을 느낀다. 그러다 심해지면 눈 표면에 상처가 생기거나 염증이 생기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심한 경우 눈 주변의 통증이나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또 눈이 건조한 상태에서 눈 표면에 자극을 받으면 반사적인 눈물이 나기 때문에 겨울철 찬바람이 불 때 밖에 나가거나 히터를 켜 놓은 차 안에서 운전할 때 눈물이 계속 흐르기도 한다. 이는 안구에 가해지는 자극이 증가해 반사적으로 눈물이 흐르는 것이다. 실제는 눈의 수분을 유지해주는 기초눈물량이 줄어든 상태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모자라서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눈물샘에 염증이 생기거나 눈물 나오는 길이 막혀서 생기는 안구건조증도 있다.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겪는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성분이 좋지 않아 눈물이 빨리 증발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안구건조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전문의의 진단이 중요하다. 충혈, 통증, 눈부심 등의 증상을 보이는 안구건조증은 만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의 증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잘못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눈물 분비에 관한 검사와 눈물 표면 형태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고 눈물 양과 성분에 대한 정밀검사도 하는 게 좋다.

안검염 방치하면 눈물 말라
또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안검염을 방치하는 것이다. 안검염은 눈의 모공 눈물샘이 세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눈꺼풀 가장자리와 속눈썹 부위에 있는 20~25개의 기름샘이 노폐물과 세균에 막혀 배출되지 못하면 염증이 발생한다. 발생 원인이 여드름과 비슷해 ‘눈꺼풀 여드름’이라고도 부른다.

안검염을 예방하려면 눈꺼풀 위에 따뜻한 물수건을 5분간 올려놓은 후 면봉이나 거즈 등으로 속눈썹 주변을 닦는다. 이때 눈꺼풀 전용 청결 제품이나 자극이 적은 유아용 샴푸를 5대1로 희석한 물을 사용하면 된다. 또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쓰고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좋다.

눈물은 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3가지 중요한 성분인 점액질, 물, 기름이 눈 표면에 얇게 붙어 있다. 눈 표면에서 눈물의 가장 안쪽 층은 점액층인데, 여기 있는 점액질은 눈물이 눈 표면에 잘 부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죽은 세포나 부스러기들이 눈물에 씻겨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점액층 위에는 눈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 성분이 있으며 여기에는 물뿐만 아니라 전해질과 항체, 세균 분해 물질 등이 들어 있다.

그리고 가장 바깥층은 기름층으로 눈꺼풀 가장자리에 있는 기름 분비샘에서 나온 기름 성분이 얇게 눈물 표면을 덮고 있다. 기름층은 눈물이 쉽게 증발하지 않도록 해주는데, 비누가 눈에 들어갔을 때 따가움을 느끼는 것은 이 기름층이 파괴돼 눈에 직접적인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눈물의 세 층 상태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필요한 성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구건조증의 가장 주된 치료이면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치료 방법은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눈물(인공누액)을 점안하는 것이다. 인공누액은 기본적인 눈물의 3가지 성분인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이 잘 유지되도록 하는 점안액이다. 그러나 인공누액은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약이 아니고 단지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또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인공누액을 사용할 경우 그나마 기능을 하던 눈물의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안과에서 내 눈물 속에 어떤 성분이 부족한 것인지 알아보고 원인에 따라 적절한 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눈 깜빡임 시간을 줄이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킨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디지털 기기 사용 시 모니터는 창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위치에 약간 어둡게 놓고, 조명은 모니터와 주변 환경의 조도비가 1대10 정도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물이 나와 안구를 촉촉하게 유지해주므로 의식적으로라도 눈을 좀 더 자주 깜박이면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셔 충분한 수분을 흡수하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도 40~70% 정도로 유지해주도록 한다. 또 망막 건강에 도움이 되는 루테인(lutein)이 많이 포함돼 있는 멸치, 양배추, 녹색채소, 뿌리채소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
안구건조증 예방법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