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이란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는 비점막의 염증성 질환이다. 크게는 급성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뉘는데 질환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알맞은 처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비염을 이기는 방법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워지고 건조해진다. 또 추운 날씨로 실내에서는 환기를 잘 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면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된다. 우리 몸 중 코는 찬 외부 공기를 정화해 온도와 습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코가 건조하거나 질환에 걸리면 이 기능을 할 수가 없다.

코의 점액이 마르고 섬모세포의 운동이 원활하지 못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코에 문제가 생기면 기침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기침을 한다고 다 같은 질환이 아니다. 일명 코감기라고 부르는 급성 비염은 염증성 바이러스에 의해 옮는 것이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코감기를 본인이 잘못 판단해 다른 약을 장기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약물 중독성 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 혈압 등 다른 합병증의 위험도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해마다 급증
특히 알레르기 비염은 환경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치므로 해마다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548만1759명이었던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11년 565만2284명, 2012년 586만1762명, 2013년 596만6685명, 2014년 636만4356명, 2015년 626만8647명으로 급증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9세 이하 어린이에게 많다. 9세 이하의 연간 진료 인원은 156만7263명이었다. 하지만 연령대가 높을수록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가 늘어난다. 비염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20대 60만4068명으로 떨어졌다가 한창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30대가 되면 86만1497명으로 증가한다. 40대에는 81만1800명, 50대 71만51명이 진료를 받았다.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 감기가 발생하는 시기에 콧물, 재채기, 코 막힘 등 급성 비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급성 비염으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보통 코감기는 1~2주 내에 증상이 나아지는 반면,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 물질이 사라지지 않으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증상이 계속된다.

또 감기처럼 발열과 전신의 근육통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알레르기 비염은 일반적인 사람에게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물질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항원 물질의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반응 검사나 피 검사 등을 실시해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은 유전적 소인뿐만 아니라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 등 환경적인 문제로 발생한다. 또 어떤 사람은 1년 내내 증상이 있고 어떤 사람은 겨울 등 특정 계절에만 증상이 있기도 하다.

급성 비염, 감염성 바이러스 질환
급성 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코 안을 덮고 있는 비점막에 발생한 염증성 질환이다. 보통 넓은 의미로 감기라고 부르며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급성 비염에 걸리면 두통, 오한, 근육통이 나타나고 코에서는 자극감과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후각 감퇴 등이 발생한다. 2차 세균 감염으로 인해 누런 콧물이 생기고 코 막힘이 심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합병증 없이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호전된다. 간혹 코의 분비물이 목으로 흘러 인두염이,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통해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파돼 급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비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코 옆쪽이자 광대 아래쪽의 동굴과 같은 구조인 부비동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파되고 코 점막의 부종으로 인한 부비동 배출 구멍이 폐쇄되면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게는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이 전파돼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비염은 합병증이 없다면 항생제보다는 증상에 대한 적절한 약제를 복용한다. 열이 나면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고 콧물이 나면 항히스타민제제를 복용하는 식이다. 항히스타민제제는 콧물을 마르게 해 훌쩍거림을 줄일 수 있지만 목과 기관지의 점막도 말라 입이 심하게 마르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게 좋다. 또 잠이 쏟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콧속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건조한 곳에서 잠을 잔 후 코를 풀면 코피가 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습도가 낮아 콧속이 건조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습도가 낮은 겨울에는 실내 습도를 50~60% 정도로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또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몸 전체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콧속을 식염수로 세척해주는 것도 기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코가 간지럽다고 코를 자주 후비거나 파는 행동을 줄여야 한다. 콧속이 건조하면 바셀린 같은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코 입구에 바르는 것도 좋다. 또 비염과 같은 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해줘야 한다. 비전정염이나 습진, 염증 같은 질환이 있다면 항생제나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를 사용하면 좋다.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