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할리우드 배우들의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로 소개된 ‘디톡스’ 바람이 이제는 거대한 건강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초기 유행했던 ‘레몬 디톡스’에서 더 나아가 각종 채소와 과일을 있는 그대로 착즙한 이른바 ‘클렌즈’ 음료 시장도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
新디톡스 신드롬
인체 내에 축적된 독소를 뺀다는 개념의 해독요법인 디톡스(detoxification, detox)가 건강 트렌드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환경오염, 화학 성분이 가득한 가공식품, 불규칙한 식사, 바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 우리 몸에 독성 물질이 쌓이는 원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디톡스란 개념이 국내에 집중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할리우드 배우들의 다이어트 방식인 ‘레몬 디톡스’가 화제가 되면서였다.

레몬 디톡스는 음식물 섭취를 금하고 아침과 점심식사 대용으로 레몬주스, 고춧가루, 나라시럽(메이플시럽과 야자나무 수액 혼합액)을 물에 섞어 만든 물을 마시는 방법이다. 단기적인 다이어트와 해독요법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각종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 요법은 요요가 올 확률이 높을뿐더러 독소가 배출되거나 건강한 다이어트법이라는 근거를 찾기 어렵고, 자칫 위경련과 근육 손실 등 부작용이 동반돼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런 흐름 속에 최근에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건강하게 해독이 가능한 채소, 과일 등을 그대로 착즙하거나 첨가물 없이 갈아서 마시는 ‘클렌즈’ 주스가 디톡스요법의 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료업계에서는 우리나라 클렌즈 주스 시장의 규모를 연간 약 3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연평균 10%대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도 디톡스에 효과가 있는 재료를 혼합한 건강 주스, 클렌즈 주스, 과일 식초 등을 잇달아 출시하고 나섰다.

프리미엄 식음료 전문 기업 ㈜흥국에프엔비는 제품에 열을 가하지 않고 초고압을 가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초고압처리(HPP)를 활용한 착즙주스 ‘수가 클렌즈미’를 전국 이마트와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녹즙은 ‘오리지널 발효녹즙’, ‘클린업 발효녹즙’, ‘슬림업 발효녹즙’, ‘헬씨업 발효녹즙’을 선보인다. 각 제품 4종 모두에 유기농 채소 발효즙을 추가해 폴리페놀과 같은 성분의 함량과 기능을 향상시켰다.

홈쇼핑과 온라인 유통에서도 클렌즈 주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스마트 보디클렌즈의 선두주자 욕망스무디는 출시 8개월 만에 300만 개 판매고를 올렸으며, 홈쇼핑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통망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욕망스무디 관계자는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갈거나 착즙한 클렌즈 음료들이 해독은 물론,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고 먹기도 편리해서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분간 과채를 활용한 스무디나 주스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년들, 식사와 해독을 동시에
비단, 디톡스 대란은 젊은 여성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중년들 사이에서도 건강을 위해 간편히 몸을 해독할 수 있는 클렌즈 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린스무디 전문 업체 퓨로쥬스 관계자는 “요즘에는 연령대와 성별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클렌즈 주스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술자리가 많은 남성분들 사이에서 숙취 해소에 탁월한 케일이 첨가된 슈퍼 케일 메뉴가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엑기스만 착즙한 음료와 달리 갈아 만든 스무디나 주스의 경우, 공복 시 간단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해 아침과 저녁식사 대용으로 음용하는 중장년층도 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처럼 건강을 위한 디톡스 제품이라도 무리하게 다이어트에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디톡스 관련 음료들을 단기간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몸 건강의 밸런스를 위해서 디톡스요법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무리하게 식사용으로 음용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평상시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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