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자동차업계에서도 럭셔리 클래식 카에 대한 투자자들의 애정도 뜨겁다. 옛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투자 가치로도 손색이 없는 초호화 럭셔리 클래식 카 투자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트렌드]식지 않는 ‘클래식 카’ 투자
올해도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인 사치품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얻고 있다. 영국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프랭크(KF)가 지난 6월 발표한 올해 1분기 ‘사치품 투자지수(Luxury Investment Index)’에 따르면 고급 와인의 수익률(3월 말 기준)이 지난해 동기 대비 24%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클래식 카 수익률은 6%, 시계·동전은 4%, 보석은 3%로 각각 나타났다.
사치품 수익률은 5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클래식 카 분야다. 지난 5년간 클래식 카 수익률은 129% 상승했고, 10년간 무려 404%나 상승했다. 비단, 지난해부터 고급 와인의 추격을 받기 시작해 최근 순위가 뒤집히긴 했지만 여전히 클래식 카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이는 수년째 자동차업계가 전기자동차나 자율주행자동차 등 효율성에 무게를 두는 것과 반대로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가 담겨 낭만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클래식 카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래식 카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클래식 카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투자 가치도 높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클래식 카 출시를 늘리거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단종 된 차의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센터를 건립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페라리다. 페라리는 클래식 카 투자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실제로 세계에서 현재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클래식 카는 1962년형 페라리 250 GTO(차대 번호 3851 GT)로 약 3811만5000달러(약 390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자동차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페라리가 자동차 수집가들이 가장 애호하는 차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빈티지 감성에 투자 가치도 높아
이에 페라리는 2006년부터 클래식 카 전문 서비스인 ‘페라리 클라시케(Classiche)’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페라리 클라시케 프로그램은 내·외관 복원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품 차량임을 증명하는 인증서도 발급해준다.

BMW도 자사 브랜드 유산을 보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BMW는 지난 2010년부터 BMW클래식(BMW Classic) 서비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보유한 클래식 자동차뿐만 아니라 고객 소유 차량의 수리 및 복원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1960년대 영국의 전설적 스포츠카인 ‘재규어 E-타입(TYPE)’을 50년 만에 복원하기도 했다. 1963년 당시 18대의 생산 계획이 잡혔던 E-타입은 공정상 차질을 빚으면서 단 12대만 생산됐는데 지난 2014년 나머지 6대를 생산해 약속을 지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클래식 카 감성이 묻어나는 럭셔리 자동차도 새롭게 생산되고 있다. 그중 단연 화제는 롤스로이스의 ‘원 오프(one-off)’ 모델인 스웹테일이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빌라 데스테에서 열린 세계 최대 클래식 카 전시회 ‘콩코르소 델레간차(Concorso d’Eleganza)’에서 공개된 스웹테일은 세계에서 단 1대만 생산된 차로 약 145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모델은 럭셔리 카와 슈퍼 요트, 항공기를 애호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1920~1930년대의 클래식한 감성을 가진 자사의 디자인을 구현했다.

롤스로이스의 디자이너들은 롤스로이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동시에 고객의 요청을 완벽히 수용하는 스웹테일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했다. 당시 행사에서 롤스로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토르슈텐 뮐러 오트보쉬는 “스웹테일을 통해 롤스로이스가 세계 최고의 코치빌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면서 “코치빌드(coachbuild: 구동계와 구분된 자동차 차체와 실내만 따로 맞춤 제작하는 방식) 서비스를 향후 다른 VIP 고객에게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클래식 감성 돋는 럭셔리 카

1. 롤스로이스 스웹테일
[트렌드]식지 않는 ‘클래식 카’ 투자
2인승 모델로 제작된 스웹테일은 고급스러운 소재를 대거 적용한 대시보드와 센터터널을 제작했으며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시트가 자리한다. 이외에도 1열 시트 뒤쪽에는 마치 최고급 요트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2. 재규어 E-타입
[트렌드]식지 않는 ‘클래식 카’ 투자
1960년대에 나온 재규어 E-타입은 매끄러운 곡선이 특징인 전설적인 모델이다.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는 E-타입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는 헌정사를 남겼다. 재규어는 라이트웨이트 E-타입을 애초 18대만 만들기로 하고 1963년부터 2014년까지 12대만 생산했다가 2014년 6대를 더 만들면서 원래 생산 목표를 모두 채웠다.

3. 페라리 250 G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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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모델 전체에서도 수작으로 손꼽히는 페라리 250 GTO는 1962~1964년 사이 단 39대만 생산됐다. 1962년 투르 드 프랑스 레이스에 출전해 2위를 기록하는 등 당시 진행된 자동차 레이스에서 애스턴마틴이나 재규어, 포르셰를 꺾는 등 독보적인 활약을 보였다. ‘250’은 각 실린더의 배기량을 말한다. 해당 모델은 12기통 엔진으로, 총 배기량은 3000cc다. 출시 당시 시속 254km의 폭발적인 속도를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