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부관계 업그레이드 8계명
[한경 머니 기고=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성 전문가·보건학 박사]새해가 되면 서약을 통해 마음을 다 잡는다. 건강을 위한 금연이나 금주, 운동 등의 결심이 그 일환이다. 그중 부부금실 업그레이드는 최우선 과제다. 부부의 몸과 마음을 가깝게 해 준다면 가정이 행복해지고, 사회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2018년이 밝았다. 매년 새해가 되면 우리는 새 마음을 먹는다. 흔히 하는 새해 서약으로는 금연, 절주, 운동 같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 으뜸은 역시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정의 평온함을 비는 것일 테다.

가정의 평안함은 이른바 부부가 서로 아끼고 돌보는 사랑의 마음에서 시작되고, 부부의 끈끈한 애착과 결속은 행복한 부부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 부부는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섹스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무 문제를 못 느껴요”라는 이들이 있지만, 솔직하게 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그리 행복도가 높지 않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고, 마음이 멀어지면 몸도 멀어진다. 그렇기에 부부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말로만 하는 대화보다 몸과 마음을 다한 섹스라는 통합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섹스가 잘 되면 부부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다정해진다. 나를 즐겁게 해주려는 상대의 노력을 느끼기 때문이고, 그것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섹스가 없는 부부는 서로에게 점점 관심이 없어진다. 서로의 감정에도 둔감해져서 결국엔 무덤덤한 동거인으로 남게 된다. 마음은 허허로운 채 말이다.

당연히 섹스가 회복되면(섹스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부부관계는 놀랄 만큼 좋아진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외로운 존재이며 나의 편이 있을 때 더욱 행복해지는 사회적 존재다. 다정한 섹스를 나누는 파트너만큼 확실한 나의 편이 있을까? 부부가 행복해지면 가정이 평안해지고,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이 행복해지면 사회도 건강해진다.

첫째, 수면바지를 버린다. 무엇보다 부부는 서로의 맨 살이 자주 닿을수록 좋다. 또 살이 닿을수록 스킨십할 기회가 많아진다. 살이 닿으면 친밀감도 생기고, 외로움이 줄어든다. 그러니 두툼한 수면바지는 버리고 꼭 입어야 한다면 매끄러운 실크 잠옷은 어떨까?

둘째, 침실은 좀 어두운 게 좋다. 우리나라 집들의 조명은 너무 환하다. 실제 집에서 환한 불빛이 필요한 곳은 칼을 쓰는 부엌과 공부하는 아이들의 책상 위 정도다. 이 몇 곳은 밝은 빛의 스탠드로 밝혀주고, 다른 곳은 간접조명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고급 호텔의 레스토랑이나 방들이 직접조명보다는 간접조명인 스탠드를 많이 쓰고, 특히 따뜻한 오렌지 빛 조명을 쓰는 것은 낮은 조도가 상대에게 더욱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또 마음이 따뜻해져서 훨씬 낭만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

셋째, 의도적인 스킨십을 많이 한다. 부부간에는 일부러라도 자꾸 만지고 쓰다듬고, 팔짱을 끼고 손을 잡는 것이 좋다. 상대의 몸에 손대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은 참 중요하다. 아무래도 터치가 많으면 친밀감이 깊어지고, 섹스로 갈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 또 TV를 볼 때도 함께 붙어 앉아 기대어보고, 손을 잡는다. 상대가 집에 돌아오면 가끔 발을 따뜻한 물로 씻어준다. 혹은 부드럽고 시원한 안마를 해준다. 이런 돌봄의 마음이 상대에게 전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랑이다.

넷째, 의학적인 도움을 받는다. 나이가 들면 몸이 달라진다. 전처럼 성욕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고 발기가 잘 안 되기도 하며 강직도도 예전 같지 않다. 또한 여자들은 폐경기를 겪으며 홍조현상이나, 땀으로 젖어서 불쾌하게 잠에서 깨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폐경기의 불면증은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기운이 저조해 우울감이 심해진다.

불면증이 심하면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니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나이 들면서 몸이 변해 가는 것을 불안해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리고 필요하면 의학적인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는다. 성욕을 높여주거나 발기를 돕는 검증을 거친 약과 크림, 주사 등 치료 방법이 많이 개발돼 있다.

다섯째, 하루에 적어도 네 번은 깊이 포옹한다. 아침에 눈뜨면서, 출근하면서, 집에 돌아오면서, 잠자리 들면서 이렇게 하루 네 번 살아 있고, 나를 돌봐주고, 함께 있는 상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포옹한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파트너와 함께 하는 새 날이고 언제나 마지막 날일 수 있다.

여섯째, 유머러스한 부부가 된다. 상대에게 마음 놓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기를 즐기는 부부가 오래 행복한 동반을 한다. 미국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는 부부 300쌍에게 물어본 결과 ‘유머’는 중요한 특징이었다고 한다. 상대에게 농담을 하거나 장난을 건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신뢰 없이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낙천적이고, 장난스럽고, 유머가 있는 상대는 그야말로 복덩어리다.

일곱째, 낭만을 회복한다. 일상의 낭만을 회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상대에게 작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일이 바로 낭만적인 일이다. 비 오는 날 지하철역을 지나오며 장미 한 송이를 사서 선물하는 일, 아내가 좋아하는 군밤을 식을까 봐 코트 안자락에 넣어 달려오는 일, 더운 날 돌아오는 남편에게 차갑게 식힌 물수건을 꺼내주는 일, 예전에 처음 만났던 장소를 함께 찾아보는 일, 저녁을 먹고 손을 잡은 채 동네를 걸으며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는 일, 슈퍼마켓에서 그 혹은 그녀가 좋아하는 취향의 맥주를 골라오는 일, 그 혹은 그녀를 위해 아침마다 차를 가져다주는 일 등 소소한 관심이 바로 훗날 낭만적인 추억이 된다.

여덟째, 규칙적으로 섹스를 한다. 섹스는 우리의 일상이다. 규칙적으로 나와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는 섹스를 한다. 섹스를 자주 하면 몸의 순환에 도움이 되고, 피부도 고와지고, 마음의 순환도 좋아진다. 심신의 면역력이 높아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하다. 왜냐하면 나라는 존재를 사랑해주고 예뻐하고 돌봐주는 누군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개의 해’ 그중에서도 무(戊)에 해당하는 색은 황금색이니 ‘황금 개의 해’라고 한다. 아무래도 올해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특히 개는 사람과 가깝고 충직의 상징이며, 또 가정을 지키는 동물 아닌가! 그러니 2018년 새해는 더욱 가정적인 남편과 아내들이 금실 좋은 부부로 자리매김하는 한 해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성 전문가·보건학 박사/ 일러스트 전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