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속앓이, 담석증은 아닐까?
[한경 머니 기고 =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배가 콕콕 쑤시는 복통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담석증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어져 생기는 병이다.

담석증은 성인 10명 중 1명에게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지방이나 단백질 섭취가 늘고 담즙의 양도 늘어나면서 돌처럼 굳어지기 때문이다. 담낭은 간에서 노폐물과 독성물질을 내보내고 지방질의 소화 및 흡수를 돕기 위해 만든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음식 섭취 시 십이지장으로 배출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에게 담즙은 1일 약 1500ml 정도 생성된다.

◆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굳어
담석은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눈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비만이나 콜레스테롤 위주 식이, 그리고 약물에 의한 콜레스테롤 분비 증가 시 발생한다. 반면 색소성 담석은 용혈성 질환에서 색소성 담석의 주성분인 빌리루빈 증가나 간경화, 담즙의 정체 및 담도 감염으로 생긴다.

담석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담낭(쓸개)에 생기면 담낭담석, 간외담관에 생기면 간외담관담석(총담관담석), 간 내에 생기면 간내담석으로 구분한다. 이 중 담낭담석이 가장 많다. 담석증은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고 복통, 황달,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복통의 경우에는 주로 명치와 우측 갈비뼈 밑 즉, 우상복부에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은 주로 한밤중에 갑자기 시작돼 1시간에서 4시간가량 지속되다가 호전된다.

심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됐다가 갑자기 통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위경련, 가슴앓이, 속앓이 등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 증상이 1년 기준 3~4차례 반복되거나 식사시간 한참 뒤인 한밤중 또는 새벽에 급체로 오인해 손끝을 따거나 소화제 등을 먹은 후 체한 듯한 증세가 사라지기도 한다.

또 담석증은 초음파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어 건강검진 중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장기간 금식을 하거나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어도 담석이 발생한다. 다이어트로 지방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게 되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되면서 담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 없는 속앓이, 담석증은 아닐까?
◆ 위치에 따라 치료법 달라
담낭담석의 경우 증상이 없다면 1년에 한 번 정도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담낭의 기능이 감소된 경우 담낭용종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 방법은 담석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담석의 원인이 콜레스테롤 담석이고 소화 장애나 상복부 불쾌감 등 가벼운 증상만 있는 경우, 담석 크기가 5㎜ 미만인 경우에는 경구 담즙산 용해제 등을 투여해 담석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담석이 심하게 담관 길을 막았을 때는 진통제를 맞지 않고는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다. 담관담석(총담관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내려가는 담관에 생기는 담석증이다. 담석이 담즙의 흐름을 막기 때문에 간을 손상시키고 담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오래 지속되면 간경변증과 담관암을 일으킬 수 있어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더라도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담관담석은 내시경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로 담관담석을 제거하면 된다. 환자는 수면내시경을 하면서 시술을 받게 되며 위내시경과 같은 방법으로 입을 통해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진입시킨다. 십이지장에 있는 담관 입구인 유두에 내시경이 도달하면 유두를 내시경칼로 절개해 다양한 기구들이 담관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준다. 이후 바스켓, 발룬, 담석 쇄석기 등을 이용해 담석을 분쇄하거나 제거한다.

환자는 내시경 시술(ERCP) 후 24시간이 지나면 식사가 가능하고 일상 복귀를 할 수 있다.
담낭담석은 수술적 담낭 절제가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담낭담석은 증상이 있거나 급성담낭염, 급성췌장염과 같은 합병증이 있으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증상이 없더라도 예방적 치료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다. 첫째, 담낭벽이 석회화돼 있는 경우다.

이런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담낭암으로 발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둘째, 소아 환자이거나 담낭암에 대한 걱정이 심한 환자인 경우다. 셋째,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이면 담낭암 발생 빈도가 10배 이상 증가하므로 큰 담석은 수술을 하게 된다. 넷째, 담낭담석이 담낭용종 또는 담낭선근종증과 같이 있어도 담낭암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담낭을 절제한다. 수술을 위해 먼저 이산화탄소를 복강 내에 주입해 기복(복강 내 공기가 들어가 있는 상태)을 만든다. 그 후 배꼽, 우상복부, 명치, 우복부에 각각 한 개씩, 총 4개의 투관침을 삽입한 후 수술을 진행하며, 배꼽을 통해 복강경이 들어간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과 기구들이 발전해 투관침 3개를 이용한 수술이나 일부 젊은 여성에게 시행하는 배꼽을 통한 단일공 수술도 진행한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석증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피하고 식사를 거르는 불규칙적한 식습관을 피하며 급격한 체중 변화도 조심해야 한다. 또 가족 중 담석이 있는 경우나 간경변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나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0호(2018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