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연극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스치듯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베르톨트 브레히트. 국립극단이 4월 5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그의 숨겨진 명작 <갈릴레이의 생애>를 선보인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숨은 명작, 국립극단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
저항과 변혁의 예술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서푼짜리 오페라>,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등 세계 연극사에 큰 의미를 남긴 작품을 통해 시대를 향한 날카롭고도 흥미로운 시선을 선보여 왔다. 특히 그는 관객이 작품을 객관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이성적으로 현실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낯설게 하기’와 같은 특유의 기법이 연극 이론으로 자리 잡아 연극 역사상 큰 자취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발히 공연되고 있다. 그중 <갈릴레이의 생애>는 유럽에서는 쉼 없이 재해석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공연되지 않아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작품은 학자의 양심과 빠져나갈 길 없는 불합리한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수학 교수이자 유명 과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모습을 그린다.
<갈릴레이의 생애>는 지난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는 데 성공한 <오슬로>의 창작진이 대거 함께한다. 연출 이성열을 비롯해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의상 이수원 등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이 다시 만나 또 하나의 명작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이자 연출을 맡은 이성열 감독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지난한 여정이라는 점에서 <오슬로>와 <갈릴레이의 생애>는 동일 선상의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브레히트의 작품을 연출하는 것은 처음이라 밝힌 그는 “작가 특유의 유쾌한 대중성을 살려 활기차고 입체적인 극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위대한 과학자 갈릴레이보다 기존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새로운 진실을 세상에 증명하기 위해 고뇌하는 인간 갈릴레이에 집중한다.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 온 배우 김명수가 일상을 살아가며 고민하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친근한 매력이 넘치는 갈릴레이로 분한다.

강한 존재감을 가진 원로배우 이호재를 필두로 12명의 배우들이 최소 2개 이상의 배역을 소화하며 갈릴레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을 연기해 무대를 더욱 다채롭게 채울 예정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숨은 명작, 국립극단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
왼쪽부터 배우 이호재·김명수.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